이란 전국민 인터넷 47일째 끊고 SNS활동 체포…“쓴약, 필수” 관영통신 엄호
“戰時 인터넷차단 불가피…선악 택일 아냐”
“정부 여론관리로 결속…국가안보 훨씬 이점”
가짜뉴스 끊는다며 “독립 인트라넷 개발해야”
경제난에 무역단체 등 통제하 부분재개 조짐
인터넷 국가차단 47일 “국경너머 生死몰라”
당국, SNS활동·언론접촉 수십명 체포·몰수
미국·이스라엘군과의 전쟁 발발후 47일째 전국의 민간 인터넷망을 끊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관영언론들이 ‘인터넷 차단이 전쟁 방어능력과 주권을 담보한다’는 취지로 강변했다. SNS상 게시물 공유나 해외언론 접촉 등을 이유로 최근 이란 국민 수십명이 체포되는 와중이다.
외국과 차단된 독립 국가 인트라넷망 구축이 목표로 거론된다. 준(準)관영 타스님 통신은 15일(현지시간) 전시상황 인터넷 차단이 필요하다는 사회부 기자 보도에서 “전쟁 중 글로벌 인터넷을 차단하는 건 기반시설을 보호하고 테러활동을 무력화하는 데 필수적이고 불가피한 방어수단”이라며 “현대 군사 교리에서 사이버 공간은 육상·공중·해상·우주에 이어 다섯번째 전장”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글로벌 인터넷을 제한·차단하는 건 경제·사회적 결과를 수반하는 어려운 조치가 분명하지만 전쟁이나 심각한 국가안보 위기 상황에선 더 이상 ‘선과 악 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해외 정보망을 차단하고 ‘국가 정보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건 비할 데 없는 방어수단이며 그 필수적 이점은 일시적인 단점을 훨씬 능가한다”고 했다.

통신은 “군사 또는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인터넷 연결을 유지하는 건 국가의 문을 숨은 적군에게 열어주는 것과 같다”며 해외정보망 차단 이점으로 ▲심리전 전략을 무력화하고 정부가 여론 관리로 내부 결속을 유지할 수 있음 ▲은행·서비스 기반시설 공격 사전 차단 ▲군 병력·장비 이동과 취약점 첩보활동 차단 ▲군사·구호·정부 통신 인프라 대역폭·용량 확보가 있다고 했다.
통신은 “이란 안보위기 시기에 시행된 인터넷 제한 정책은 가상 비즈니스와 일상적 소통에 어려움을 초래하더라도 국가 안보란 측면에서 그 이점이 단점보다 훨씬 크다”며 “국가 중요데이터의 해외서버 유출을 막고, 사회를 심리적으로 붕괴시키려는 가짜뉴스의 확산 고리를 차단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또 “오직 ‘국가 정보네트워크’에 의존해야만 국가의 디지털 생존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어떤 강대국도 전시 상황에서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위해 자국의 기반 시설 안보를 희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1934년 제정 통신법, 영국 비상사태법과 통신보안법, 프랑스 군사계획법(LPM), 러시아 인터넷주권법, 독일 통신법(TKG), 인도 임시통신서비스중단법 등이 완벽한 인터넷 통제수단이라고 논점을 돌렸다. 중국의 사이버보안법(2017년 제정)과 ‘만리장성 방화벽’(GFW)을 “본질적으로 국가 주권과 통제된 고립을 기반으로 인터넷 구조를 구축해온” 사례로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군사전략, 실제 경험 및 국제법 체계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우리는 명확하고 부인할 수 없는 결론에 도달한다”며 “하이브리드 전쟁 시대에 글로벌 인터넷을 차단하고 통제하는 능력은 ‘세계적인 방어기준’이자 ‘국가 주권’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인터넷에 제한을 두는 건 경제와 일상적 소통에 부작용을 일으키지만 환자를 죽음에서 구할 ‘쓴 약’과 같단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통신은 “불가피한 행동의 비용을 줄일 유일한 근본적인 전략이 바로 ‘국가 정보 네트워크’의 개발과 완전한 독립”이라며 “전시 상황에 외부 인터넷을 차단하면서도 안전한 ‘국가 인트라넷’을 기반으로 국내 경제활동, 금융서비스, 에너지 배분, 내부 통신을 유지할 수 있는 국가는 적의 가장 위험한 사이버 및 인지 무기에 사실상 면역되고 침투 불가능한 방어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준관영 타브나크 통신도 이날 보도에서 “전쟁 상황과 국제 인터넷 접속 제한 속에서 통신 자원 및 시설의 지능적 관리는 불가피하다”며 “글로벌 인터넷 접속은 제한·통제되며, 국가의 기본 재화 및 필수품 공급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활동을 하는 단체에만 제공된다”고 알렸다. 일례로 테헤란 상공회의소가 회원들에게 관리형·부분 인터넷 접속을 제공해 상업활동과 상품공급 중단을 막고 있다며, 행정·무역 단체들이 안보 요건과 경제적 필요성 간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전역 민간인터넷망 차단이 1104시간을 넘겨 47일째라고 인터넷 모니터링 업체 넷블록스가 15일 밝혔다.[넷블록스 SNS 계정 게시물 갈무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5/dt/20260415210936556gqdg.png)
반면 이란 신정(神政)체제 저항언론 ‘이란인터내셔널’은 15일(현지시간) 국제 인터넷 모니터링 업체 ‘넷블록스’를 인용해 “이란의 인터넷 차단 사태가 47일째”라고 보도했다. 넷블록스는 “이란의 인터넷 블랙아웃이 일반인을 위한 국제 연결 없이 1104시간 만에 47일차에 접어든다. 이 조치는 국경을 넘어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의 안전을 확인하는 능력을 계속해서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란인터내셔널과 또 다른 독립 대안언론 ‘이란와이어’는 같은 날 국영언론 12일자 보도를 인용해 SNS 게시물로 인해 이란 중부 나탄즈에서 수십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나탄즈 현지 경찰서장에 따르면 ‘사이버 공간에서 여론 교란’ 및 ‘민감한 정보 전송’ 등의 혐의로 시민 26명이 체포됐다.
온라인상에서 “사회에 공포와 불안을 조성”, “적을 옹호하는 선전 활동”,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 선동”을 했다는 이유다. 피구금자들의 신원, 체포 시점, 소재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란와이어는 테헤란 경찰이 13세 딸이 어머니의 유심카드를 사용해 소위 ‘적대 단체’ 활동에 참여했다며 어머니를 체포했다고도 전했다. 해당 여성의 자백 영상까지 공개됐는데 촬영 경위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날 “당국은 국가안보 위협행위 혐의를 받는 개인들에 대한 단속의 일환으로 자산 몰수 및 체포를 명령했다”며 “하메단 주 검찰은 적대세력과 연루된 혐의를 받는 36명 신원을 확인하고 자산을 몰수하란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또 “호르모즈간 주 경찰은 SNS를 통해 해외 언론매체와 접촉한 혐의로 남성 3명과 여성 2명 포함 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알렸다.
최고지도자 친위 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가 실권을 쥔 이란 정권은 지난 1월 8~9일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자 보안군을 통해 대규모 유혈진압을 가했을 뿐 아니라, 이때부터 사실상 전국 인터넷망을 100일 가까이 차단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저궤도 위성인터넷 ‘스타링크’ 사용을 적발하고, 집집마다 찾아가 위성 수신기를 압수했단 전언도 잇따랐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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