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86명이 236억 원…'선거보전금' 안 갚고 버텼다
<앵커>
공직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득표율에 따라 선거 비용을 전액 또는 일부 돌려받습니다. 하지만 선거 이후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법원 판결을 받게 되면, 이 돈을 반환해야 하는데요. 저희 취재 결과 86명이 이런 선거보전금을 안 갚고 버티고 있었고, 그 금액은 200억 원이 넘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김형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공직 선거에 나선 후보자는 득표율 10%를 넘기면 선거 비용의 절반을, 15%를 넘기면 전액을 돌려받습니다.
그런데, 선거 이후 공직선거법 등에 따라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판결이 확정된다면, 당락에 상관없이 받았던 선거보전금을 30일 안에 전액 반환해야 합니다.
SBS가 입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반환명령에도 안 갚고 버티는 이들은 86명으로 그 금액은 236억 원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미반환액 1위는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2012년 보전금 35억 원 반환명령을 받았지만, 아직도 31억 원을 안 갚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곽 전 교육감은 "논평하지 않겠다"고만 밝혔습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2018년 경북지사 선거에서 낙선했고, 선거 비용 절반을 보전받았습니다.
이후 2021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2억 7천여만 원 반환명령을 받았지만,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지난해 5천만 원만 갚았습니다.
[권오을/국가보훈부 장관 (지난해 인사청문회) : 선관위에 직접 연락을 못한 저의 불찰입니다. 당시는 2020년 총선 선거 부채로 제가 굉장히 힘들었을 때입니다.]
권 장관 측은 "권 장관은 재심 청구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미납 상태로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는 이들도 있습니다.
오중기 민주당 경북지사 후보는 2024년엔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1억 1천만 원의 보전금 반환명령을 받았지만, 5천400만 원은 아직 내지 않았습니다.
오 후보 측에 이유를 물었지만, 해명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소속인 황천모 전 상주시장은 시장 당선 1년 뒤인 2019년 당선무효형이 확정됐고, 8천500만 원을 반환해야 하지만, 7년째 한 푼도 안 갚았습니다.
이번 지선에서도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한 황 전 시장은 "돈이 없어서 못 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승수/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 : 미반환자에 대해서 명단 공개라든지, 선거에 출마하는 피선거권, 또 공직에 임용하는 그런 데 있어서도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있다 보니까….]
(영상취재 : 이승환·김학모,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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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정치부 김형래 기자 나와있습니다.
Q. 선거보전금을 토해내지 않으면서 다시 출마까지 한다는 게 어떻게 가능한 거죠?
[김형래 기자 : 왜 안 내고 버티느냐, 5년만 지나면 된단 생각이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선관위엔 강제 징수 시스템이 없죠. 관할 세무서에 위탁해서 받아내야 하는데, 국세 체납에 준해서 처리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소멸시효가 5년이라고 합니다. 건건마다 적극적으로 소송을 건다면, 소멸시효를 연장시킬 수는 있는데, 그래도 재산이 없다고 막무가내로 버티면, 사실상 징수가 어렵긴 마찬가지입니다. 대상자의 선출직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반환 대상이란 점은 달라지지 않는데요. 그런데, 현행법상 이런 '먹튀 후보자'들이 또 출마해도 막을 수 있는 규정은 따로 없습니다. 만약 이들이 이번 선거에서 또다시 득표율 15%를 넘기면 그 선거 비용까지도 전액을 다시 보전받을 수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 2006년부터 2024년 총선까지 총 16명의 미반환 후보들이 또 선거에 출마해서 보전금을 받아갔습니다.]
Q. 이것도 다 세금인데, 제도적으로 개선할 방법은 없습니까?
[김형래 기자 : 결국 법이 바뀌는 수밖에 없습니다. 미반환자가 선거에 다시 출마하는 것을 막고, 명단도 공개하는 법안과 소멸시효를 20년으로 늘리는 법안 등이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에 발의는 돼 있습니다. 하지만, 전부 국회 상임위 단계에서 더는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입법을 서두른다고 해도 이번 지방선거엔 사실상 적용이 어렵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형래 기자 mr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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