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회장도 사갔다…70만원대 中 가방 '인기 폭발' [현장+]
중국 내 명품 소비 비중 65%까지 확대
현지 애국 소비도 성장세 뒷받침

지난 11일 오후 1시께 중국 상하이 대표 쇼핑 거리인 화이하이루. 대형 쇼핑몰과 글로벌 패션 플래그십 매장이 줄지어 들어선 이곳에서 유독 긴 줄이 눈길을 끌었다. 중국 럭셔리 가죽 브랜드 ‘송몬트(Songmont)’ 매장 앞에는 약 20명의 소비자가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줄 사이로 외국인 고객도 간간이 보였지만 대부분은 중국어를 사용하는 현지 소비자들이었다.
중국 럭셔리 브랜드가 자국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경기 둔화로 중국인들의 해외 사치품 수요가 줄어든 데다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궈차오'(애국 소비) 행태가 확산하면서다. 본토 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루이비통·샤넬 등 서구 브랜드 중심이던 중국 명품시장이 재편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루이비통 회장도 사갔다…'조용한 럭셔리' 내세운 송몬트

송몬트는 2013년 설립된 컨템포러리 가방 브랜드로, 창립자이자 디자이너인 푸 송(Fu Song)의 이름에서 브랜드명을 따왔다. 과거 중국 브랜드들이 서구 제품을 빠르게 모방해 대량 생산하는 데 주력했다면 송몬트는 최근 명품 시장 트렌드로 떠오른 ‘조용한 럭셔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로고 노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소가죽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제품과 매장 구성에서도 이 같은 방향성이 드러났다. 이날 방문한 상하이 매장 내부는 베이지 톤 벽면을 따라 나무 선반이 길게 이어져 있었고, 가방은 일정 간격을 두고 여유 있게 배치돼 있었다. 공간 전반에 과도한 장식 없이 제품 자체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구조였다. 매장에는 중국인 고객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으며 2030세대 젊은 고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가 매장을 찾았다.

프리미엄 제품이지만 기존 명품 브랜드보다 저렴한 가격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 제품인 ‘송 백(Song Bag)’의 가격은 사이즈에 따라 30만원대에서 70만원대 후반으로 형성돼있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전통 럭셔리 브랜드에 비해 소비력이 약한 2030세대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로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1~3분기 기준) 송몬트 매출은 전년 대비 90%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전통 럭셔리 업계에서도 해당 브랜드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9월 상하이를 방문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은 현지 루이비통 매장보다 송몬트 매장을 먼저 찾으며 화제를 모았다. 아르노 회장은 당시 매장을 둘러본 뒤 직접 제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약진하는 中 로컬 명품…명품 소비 지형 흔든다

이 같은 성장세는 중국 로컬 브랜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 명품 시장 전문매체 징데일리에 따르면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마오거핑은 지난해 매출이 약 50억5000만위안(약 1조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6.8% 급증한 12억50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주얼리 브랜드 라오푸골드도 지난해 매출이 273억위안으로 전년(약 85억위안) 대비 221% 뛰었으며 순이익도 230.5% 늘어난 48억7000만위안을 기록했다.
중국 본토에서 자국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는 배경에는 중국인들의 소비 패턴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서구 명품에 대한 수요가 줄고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자국 브랜드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중국인의 명품 지출 중 자국 내 소비 비중은 2019년 약 30%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65% 수준까지 확대됐다. 해외 원정 쇼핑 중심이던 명품 소비 구조가 본토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궈차오’ 문화 확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송몬트도 제품 디자인과 매장 인테리어에 송나라 시기 회화나 산시성의 자연경관 등 중국 전통 미감을 반영해 현지 소비자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중국 내 명품 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중국 내에서 더 많은 사치품 소비가 본토로 되돌아가는 상황”이라며 “현지 럭셔리 브랜드들이 중국적 요소를 접목한 독창성을 앞세워 기존 글로벌 브랜드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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