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 증가…‘중동 충격’ 현실화

지난달 169.38, 전달보다 16.1% ↑
환율 상승에 고유가 겹쳐 ‘큰 폭’
광산품 44%, 석탄·석유제품 37%
내달부턴 전방위 ‘상승 압력’ 우려
지난달 미국·이란 전쟁 영향으로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원화로 환산한 수입물가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수입물가 상승은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고, 유가 이외 다른 수입품목 상승 영향까지 더해지면 다음달부터 물가 상승 고통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3월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잠정치)를 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2020년=100)는 169.38로 2월(145.88)보다 16.1%나 올랐다. 외환위기로 월 평균 원·달러 환율이 1700원을 웃돌았던 1998년 1월(17.8%) 이후 28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수입물가지수는 환율이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는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가 올랐다면, 올해부턴 고환율에 더해 유가 상승도 겹치면서 수입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3월 수입 물가가 휘발유 등 석유류 중심으로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품목별로 보면, 원재료 중 원유가 포함된 광산품(44.2%), 중간재 중 석탄·석유제품(37.4%)과 화학제품(10.7%)이 수입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세부 품목에서는 원유(88.5%)·나프타(46.1%)·제트유(67.1%) 등이 크게 올랐다.
특히 원유 상승률의 경우 원화 기준 원유 품목 지수가 1985년 작성되기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계약통화 기준 상승률(83.8%)은 1차 석유파동 당시인 1974년 1월(98.3%) 이후 52년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국내에서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평균 유가는 1월 배럴당 61.97달러에서 2월엔 68.4달러로 올랐고 지난달엔 128.52달러로 한 달 만에 87.9%나 뛰었다.
평균 원·달러 환율은 2월 1448.38원에서 지난달 1486.64원으로 2.6% 상승했다. 지난달 평균환율은 1998년 2월(1626.75원) 이후 가장 높았다.
전쟁 종전 기대감이 있지만 유가와 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당분간 수입물가가 전체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기존 전망치(1.8%)보다 0.7%포인트 상향한 2.5%로 예상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유가 상승만 많이 반영됐지만, 나머지 물건도 서서히 반영돼 상당 부분 고통이 있을 것”이라며 “다음달부터는 물가 문제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민·김경학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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