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핵심 거점 한은 경기본부, 지역 경제 파수꾼 역할 '톡톡' [핫이슈]

이연우 기자 2026. 4. 1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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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수원지점’ 개점… 2002년 ‘경기본부’로 격상
2023년 7월 광교에 신청사 마련… ‘새로운 도약’ 선언
금융중개지원대출 규모 3조8천억원 ‘전국 최대’ 규모
도내 중기 실질적 금리 감면 혜택 제공… 경영난 숨통
실물·금융 통계 정교하게 편제 공표 등 경제 싱크탱크
2023년 수원특례시 광교동에 마련한 한국은행 경기본부 신청사 전경. 윤원규기자

경기도 경제의 혈맥을 관리하고 지역 시장의 미래를 설계하는 중심추가 있다. 국고 수납과 외환 심사라는 정부의 은행 본연의 임무는 물론 지역 금융의 안정성도 책임지는 대표적인 씽크탱크, ‘한국은행 경기본부’다.

한은 경기본부는 경기도내 화폐 유통부터 중소기업 자금 지원, 심도 있는 경제 조사연구까지 수행하며 ‘지역 경제의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최근 고금리와 공급망 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엄중한 시기에서 한은 경기본부가 그리는 지역 경제의 방향성은 무엇일지 살펴봤다.

한국은행 경기본부 과거 사진. 한국은행 경기본부 제공

■ 반세기 역사 위 세운 ‘광교 신청사 시대’…국가 시스템 심장부로

한국은행 경기본부의 역사는 경기도 경제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1972년 8월 ‘수원지점’ 개점으로 첫발을 내디딘 이후, 2002년 ‘경기본부’로 위상이 격상되며 지역 금융의 핵심 보루가 됐다.

특히 2023년 7월 수원특례시 광교동에 마련한 신청사는 한은 경기본부가 단순한 지역본부를 넘어 새로운 도약을 이루겠다는 의지의 상징이다. 지금은 그 신청사에서 새로운 도약을 선언한 상태다.

현재 1부 4팀 1반 체제 아래 53명의 정예 전문가가 포진한 경기본부는 그 위상에 걸맞은 전문성을 뽐낸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10월 신청사 내로 이전한 ‘IT센터’다. 이를 통해 경기본부는 지역 성장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 전반의 금융결제 시스템을 관장하는 중추적인 역할까지 품을 키워 수행하게 됐다.

흔히 한국은행은 ‘정부의 은행’으로서 세금 등 국고금을 받고 정부가 필요로 할 때 자금을 내어주는 국고 수납 기관으로만 인식하기 쉽다. 하지만 경기본부의 업무 스펙트럼은 훨씬 넓다. 관할 지역 내 외국환거래 관련 신고 접수와 법령 준수 여부를 관리하는 등 대외 거래의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도 이들의 핵심 임무 중 하나다.

1978년 제42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 기념주화 발행 당시 모습. 한국은행 경기본부 제공


■ 3.8조 규모 ‘금융 안전망’ 구축... 지역 밀착형 씽크탱크로 거듭

다양한 업무 중에서도 도민의 입장에서 가장 피부에 와닿는 성과는 지역 중소기업을 향한 실질적 금융 지원이다.

현재 경기본부가 운용 중인 금융중개지원대출 규모는 약 3조8천억 원에 달하는데, 이는 전국 16개 한은 지역본부 중 단연 최대 규모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의 이중고를 겪는 도내 중소기업들에게 실질적 금리 감면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경영 숨통을 틔워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또한 경기본부는 도민들이 현금 사용에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화폐 발행 및 환수 업무를 꼼꼼히 챙기며, 훼손·오염 등 손상된 화폐를 새 화폐로 교환해 주는 대민 서비스도 안정적으로 제공한다.

수원특례시 광교동에 마련한 한국은행 경기본부 신청사에서 진수원 한국은행 경기본부장의 모습. 윤원규기자


신청사 2층의 화폐전시실을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도록 개방하고 다문화가정이나 특수학교 학생들을 위한 경제교육을 확대하는 등 과거의 ‘딱딱한 금융기관’ 이미지를 벗어 지역사회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나아가 경기본부는 매달 기업심리지수와 소비자심리지수,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 등 경기지역 실물·금융 통계를 정교하게 편제해 공표한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와의 정책협의회나 지역경제 세미나를 수시로 개최하며 지역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한 공론화의 장을 선도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 관계자는 "한은 경기본부는 지역 내 대표적인 ‘경제 씽크탱크’로서 단순 연구 및 통계 발표에 그치지 않고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낸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특례시 광교동에 마련한 한국은행 경기본부 신청사에서 진수원 한국은행 경기본부장의 모습. 윤원규기자

인터뷰 진수원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진수원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윤원규기자

올해 초 취임한 진수원 한국은행 경기본부장(54)은 1998년 입행 당시 첫 근무지였던 수원으로 28년 만에 돌아왔다. "첫 근무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만큼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게 그의 첫 소회다.

중동 상황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시점에서 그가 세운 한 해의 운영 비전은 뭘까. 목표를 잡기 위해선 과거와 현재의 경제 진단이 먼저였다. 요약하면 지금 경기도 경제는 ‘지표와 체감 사이의 온도 차’로 진단할 수 있다.

진 본부장은 "경기도는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산업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이 집약된 지역"이라며 "지난해 차세대 핵심 제조 역량이 빛을 발하며 반도체의 경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러한 호조가 지역경제 전반의 온기로 충분히 확산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소비 둔화 등 내수 부문 회복이 아직 더디다고 말할 수 있다"며 "따라서 올해는 수출 중심 성장에 더해 내수 및 투자 부문의 점진적 회복 여부가 중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경기도에서도 산업 구조 및 경제 여건 변화에 발맞춘, 실효성 높은 제도의 운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그는 장·단기적 목표를 각각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AI 확산과 같은 경제 구조의 변화에 주목한다. 진 본부장은 "기술 진보가 노동시장과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안에서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수출 실적처럼 탄탄한 내수를 키우는 데 집중한다. 그는 "금리 부담 등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난이 심화되는 만큼 지원을 강화하려 한다"며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경기지역 중소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저리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겠다. 벤처·혁신기업 등 전략산업 영위 기업에 대한 지원을 중심으로 하되 경영여건이 어려운 기업도 소외되지 않도록 내실 있게 제도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관건은 지역 내 대표적인 씽크탱크로서 '어떠한 시선'으로 나아가느냐에 달렸다. 현재 경기도도 인구 고령화와 기후 이상 등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K자형 회복에 따른 경제 양극화 심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하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진 본부장은 "지금은 지표상의 회복 기대감과 더불어 대외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을 균형있게 유지하며 조심스럽게 대응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면서도 "현실성 있는 정책 제안을 지역 사회에 제시해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구조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한은 경기본부는 경기지역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지역 주민들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가겠다”며 “한국은행 경기본부에 대한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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