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가 바꾼 교실’ … 인품 학습 반향
눈맞춤·존중·바른 언어 습관 … 교내 긍정 변화 이끌어
챌린지로 확산 … 도내 20여개 학교 선한 영향력 동참

[충청타임즈]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대면 소통이 줄어들고 익명성에 기댄 자극적이고 거친 언어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충북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눈높이 인성교육 프로젝트'가 일선 학교 현장에 따뜻하고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눈을 맞추며 반갑게 인사하고 다정한 높임말로 서로에 대한 존중을 표하며 친구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공감하는 언어 습관.
도교육청은 형식적이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인성교육의 틀을 과감히 벗어나 학생들의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바른 언어 습관을 형성하자는 취지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작은 날갯짓은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학생들의 자발적인 SNS 챌린지로 번지며 학생과 교사, 나아가 학부모들에게까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리가 바꿀래요"⋯ 학생 주도의 선한 영향력, SNS 챌린지
도교육청이 강조하는 '눈높이'는 3가지 핵심 실천 과제를 담고 있다. 따뜻하게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눈맞춤',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건네는 '높임말',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며 반응하는 '이어말하기'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온전한 경청을 중심에 둔 이 대화법은 최근 일선 학교의 학생자치회를 중심으로 의미 있는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가장 고무적인 성과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진천여자중학교를 시작으로 불이 붙은 '눈높이 SNS 챌린지'는 사천초, 장연초, 초평초, 오송고 등 도내 20여개 학교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학생들은 친구와 다정하게 눈을 맞추는 사진, 상대의 말에 공감의 덧말을 건네는 짧은 영상, 사이버 공간 속 바른 언어 예절 실천 다짐 등을 자신들의 SNS에 공유하며 다음 참여자를 지목한다.
일상 속 작은 실천을 통해 스스로 긍정적인 학교 문화를 빚어내고 있는 것이다.
◇"내 평소 말투는 어떨까?"⋯ 다채움 연계 '언어습관 자기진단'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변화의 이면에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도교육청의 세심하고 체계적인 뒷받침이 자리한다. 도교육청은 올해 처음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평소 언어 사용 습관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언어습관 자기진단' 시스템을 도입했다.
일방적인 지시나 훈화가 아닌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이 진단 시스템은 교육부의 학교폭력 예방 누리집 '도란도란'과 연계해 충북형 교수학습 플랫폼 '다채움'에 탑재됐다.
학생들은 다채움에 접속해 일상 및 수업 대화, 언어 예절, 불량 및 갈등 상황, 매체 언어 등 다양한 환경 속에서 자신이 주로 어떤 말투를 쓰는지 객관적으로 진단한다.
진단은 단순한 확인에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은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학급 또는 학교 차원의 '바른 언어 실천 약속'을 직접 제정한다.
비속어를 쓰지 않겠다거나 중간에 말을 끊지 않겠다는 스스로 세운 구체적인 다짐은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인식 개선과 일상 속 행동의 실천으로 직결되고 있다.
◇교실을 넘어 가정으로⋯ 존중과 배려가 일상이 되는 소통
도교육청의 인성교육 프로젝트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교실에서 시작된 긍정적인 변화가 학생들의 가정, 그리고 지역사회로까지 넓게 확장되는 것이다.
지난 3월 충북교육도서관 '통섭의 광장'에서 열린 베스트셀러 말그릇의 저자 김윤나 작가 초청 강연회는 이러한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가족 단위 참석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된 이 강연은 '말'이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참석자들은 가족의 '말그릇'을 돌아보며 상대를 온전히 경청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곧 우리 아이들과 교육 공동체의 인성을 단단하게 다지는 뼈대임을 공감했다.
내가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성교육의 본질임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한 번 쉬어 가요." 쉼표를 통한 짧은 멈춤, 건강한 관계 맺기
이같은 긍정적 변화의 흐름을 잇기 위해 도교육청은 '쉼표'를 통한 쉬어가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날 때 잠시 멈춰 호흡하고 생각 한 뒤에 말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돕기 위한 취지로 시작했다.
감정이 앞서는 순간 '한 번 쉬고 말하기'의 중요성을 일상 속에서 실천하도록 해 자기감정 조절 능력과 내면의 성장을 함께 도모한다. 이를 위해 학생 참여형 방식으로 쉼의 의미와 배려의 가치를 담은 '쉼표 캐릭터 공모전'을 진행한다.
입상작은 각종 홍보물 제작과 학교 내 학생들이 잠시 감정을 가다듬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쉼표 Zone 운영에 사용 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공모 행사를 넘어 감정을 다스리는 짧은 멈춤이 갈등을 줄이고 건강한 관계 맺기로 이어지는 학교 문화를 조성하는데 의미가 있다.
이러한 물결은 결국 '존중과 배려가 일상이 되는 품격 있는 언어생활'로 귀결된다. 교실과 가정에서 눈을 맞추고 존중의 언어를 사용하며 진심으로 경청하는 경험이 쌓일수록 학생들은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하고 마음을 잇는 단단한 관계 맺기 역량을 키우게 된다.
언어의 변화는 곧 관계의 변화이며 이는 충북 교육 공동체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든든한 밑거름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맺어주고 나아가 한 사회의 문화를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언어를 돌아보고 약속을 정해 실천해 나가는 이 주도적인 과정은 인성교육을 넘어 충북의 학교 문화를 더욱 품격 있고 아름답게 바꾸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Copyright © 충청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