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이어 화순도…민주당 경선 잇단 ‘대리투표’로 홍역
화순 경선 중단…상대후보 조사 촉구
장성 경선 전면 취소…중앙당서 실사
결선 후보 3인 "관련성 없다" 부인
공명선거 서약 ‘무용’…후보 책임론

더불어민주당 전남 기초단체장 경선 과정에서 '대리투표' 의혹이 연이어 터져 나오며 경선 일정이 중단되는 사태로 번지고 있다. 고령층이 주를 이루는 농어촌의 특성을 악용해 공공연히 행해져 왔던 선거 관행이 실체를 드러내면서 각 후보들의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15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전남도당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되던 화순군수 후보 선출을 위한 결선 투표를 전격 중단했다. 전날 화순군 한천면에서 특정 후보 지지자로 의심되는 부부가 노인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해 대신 투표를 했다는 제보가 발단이 됐다.
제보자는 "전화가 오면 돌려주겠다며 주민들의 휴대전화를 가져갔다"고 주장하며 화순군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당시 현장 정황이 담긴 동영상도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사 당국은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결선 투표는 윤영민 예비후보와 임지락 예비후보가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 투표 를 각각 50%씩 합산해 최종 본선 진출자를 가릴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해 윤영민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전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 당국의 성역 없는 조사를 촉구했다.
윤 예비후보는 "금품 살포와 명부 유출, 이중투표 유도에 이어 조직적인 대리투표까지 드러나 군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며 "이번 사안은 일부 지지자의 일탈이 아니라 화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이자 조직적인 선거농단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정한 방법으로 얼룩진 선거판에서는 화순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경선의 즉각 중단 ▲당 지도부와 사법당국의 엄정한 진상조사 ▲가담자 전원에 대한 강력한 조치 ▲책임 있는 후보의 자격 박탈 등을 요구했다.
같은 날 3인 결선 투표를 치르던 장성군수 경선 역시 대리투표 정황이 포착되면서 해당 경선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
장성군 삼계면 한 경로당에서 주민 일부가 이웃들의 휴대전화를 모아 민주당 경선 ARS 투표에 대신 참여하려는 정황이 선관위와 전남도당에 접수되면서다.
장성 내 또 다른 지역에서도 의심 사례가 추가로 발견자 민주당은 경선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중앙당 차원에서 실사단을 파견해 조직적 개입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상황이 이렇자 장성군수 결선에 오른 김한종·박노원·소영호 예비후보 3인은 일제히 대리투표 의혹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나섰다. 각 캠프는 "의도적인 개입은 전혀 없었다"며 "중앙당의 결정을 존중하며 공정한 수사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사태로 민주당의 경선 관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원팀 협약식'을 통해 공명선거를 다짐했으나, 도내 곳곳에서 부정 선거 의혹이 속출하며 그 의미가 퇴색됐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전남 22개 시군을 완벽히 통제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동정론이 나오는 한편, 후보자들의 윤리 의식 부재가 민주주의 근간인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박정석 기자 p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