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평택을 선택한 조국

윤인수 2026. 4. 1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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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출입기자로 13~15대 국회를 취재했다. 국회의원의 지역 대표성이 완고했던 시대였고 경기도 여야 의원들도 향토의 대표선수였다. 이인제 의원이 눈에 띄었다. 논산 출신이 안양만안구를 대의했다. 통일민주당 김영삼 총재가 영입한 운동권 출신 법조인은 안양에 둥지를 틀자마자 5공청문회로 전국구 스타가 되더니 김영삼 정부에선 최연소 노동부 장관으로 승승장구했다.

14대 국회 때는 제정구(민주, 시흥·군포), 정주일(국민, 구리)이 타향 본적으로 경기도 국회의원이 됐다. 경남 고성인 제정구는 빈민운동으로 시흥과 깊은 인연을 맺었지만, 강원 고성의 코미디 스타 정주일은 맨땅에 헤딩했다. 여당인 민자당 경기도 토박이 의원들은 재선이 된 이인제 1명을 못당해, 초대 민선 경기도지사의 본적은 충남이었다. 15대 국회에선 국민회의의 조성준·최희준·이석현·조세형·김영환·천정배·유선호 의원, 신한국당의 김문수·안상수 의원 등 타향 출신들이 대거 경기도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경기도 정치 거인 이한동은 중부권대망론으로 신한국당 대선 경선에 나섰지만 이인제에 이어 3위에 그쳤다.

대를 거듭하면서 경기도 선거구는 개방됐다. 600만 인구가 1천400만 명에 육박한 지금 토박이 정서로 지역대표성을 강제할 선거구가 드물다. 실력과 명성과 배경이 있다면 누구나 진출입이 가능한 정치자유지대가 됐다. 이인제, 천정배, 김부겸은 고향에서 다시 국회의원이 됐다. 대신 이준석이 화성동탄에 둥지를 틀고, 추미애는 하남을 거쳐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에 올랐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4일 평택을 재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선례가 허다하니 낯설진 않다. 그런데 15일 유튜브 방송 발언이 고약하다. ‘국민의힘 부산시장을 떨어트릴 선거구도를 위해 고향인 부산 출마를, 명분 때문에 호남이나 민주당 텃밭 출마를 단념했다’며 평택 낙점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동작에서 화성으로 지역구를 옮겼던 서청원 전 의원은 하다 못해 예닐곱살 때 6·25 피난살이로 지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앞선 거물들도 ‘지역만 생각하고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선거구 유권자와 지역 정계에 예의를 차렸다. 민망해서였을 테다.

조 대표의 말대로면 평택을 출마는 전략적 차차선의 선택인 셈이다. 생면부지의 선거구에 입성한 정치인의 예의에 합당한지 의문이다. 솔직한 건 좋은데 불편하다.

/윤인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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