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스트립과 앤 헤서웨이가 펼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프레스 투어 패션쇼
2006년, 전 세계 패션 월드의 바이블이 된 20년 후 돌아온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전설의 주역들의 리유니온으로, 속편의 제작을 넘어 패션계가 고대해온 패션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메릴 스트립과 앤 헤서웨이 듀오는 멕시코시티를 시작으로 도쿄, 서울, 상하이를 거쳐 뉴욕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프레스 투어도 패션쇼 런웨이로 변화시켰다. 20년의 세월을 관통하며 더욱 견고해진 그녀들의 스타일을 스포트라이트해 본다.

미란다 프리슬리 역의 메릴 스트립은 이번 프레스 투어 내내 캐릭터의 정체성인 ‘레드’를 통해 압도적인 편집장의 아우라를 표현했다. 멕시코시티의 뜨거운 태양 아래 그녀가 선택한 돌체앤가바나의 레드 수트다. 이번 투어의 서막을 알리는 강렬한 오프닝이었다. 정교하게 재단된 재킷과 오간자 보우(bow) 블라우스의 조합은 미란다 특유의 날카로운 우아함을 근사하게 연출했다.
특히 서울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메릴 스트립이 입은 프라다의 레드 셋업이 상징적이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올 레드 룩에 초콜릿 브라운 벨트를 매치해 캐릭터의 스타일을 완성시켰다. 상하이 프리미어에선 생 로랑의 딥 블루 실크 코트를 입었다. 이 블루 컬러는 전편을 통해 유명해진 ‘세룰리안 블루’ 담론을 2026년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완벽한 오마주였다.


‘세룰리안 블루’는 전편에서 앤디(앤 헤서웨이 분)가 자신이 입은 블루 스웨터는 그냥 할인점에서 고른 컬러라 말하는데, 이에 대해 미란다(메릴 스트립 분)는 이 컬러가 2002년 오스카 드 라 렌타의 컬렉션에서 시작해 생 로랑을 거쳐, 백화점과 저가 브랜드를 거쳐 결국 앤디의 카트에 들어가게 된 과정을 설명한다. 패션에 관심 없다고 자부하는 사람조차 결국 패션 산업이 설계한 시스템 안에서 소비하고 있음을 지적하는 장면으로 ‘세룰리안 블루’는 레드 만큼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상징 컬러가 됐다.

런웨이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실루엣에 블랙 벨트와 선글라스를 더한 메릴 스트립의 모습은, 유행은 변해도 스타일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패션의 진리를 다시금 일깨웠다. 그녀는 의상을 통해 미란다 프리슬리라는 인물이 단순히 허구의 캐릭터가 아닌, 패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점유하는 실존적 아이콘임을 증명하고 있다.
과거 샤넬 부츠를 신은 채 런웨이를 가로지르던 서툰 어시스턴트 앤디 삭스는 이제 없다. 앤 헤서웨이는 이번 투어를 통해 20년 전의 풋풋함을 완전히 지워내고, 대담하고 실험적인 하이패션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시대의 뮤즈로 거듭났다. 멕시코시티 프리미어에서 선보인 스텔라 매카트니2026년 가을, 겨울 컬렉션의 버건디 시퀸 미니 드레스는 그녀의 진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룩이다. 특히 허벅지까지 높게 올라오는 가죽 사이하이 부츠(Thigh-high boots)의 매치는 전편에서 앤디가 처음 ‘스타일’에 눈을 떴을 때 신었던 샤넬 부츠를 연상시키며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앤 헤서웨이의 패션은 도쿄와 서울에서 정점에 달했다. 도쿄 프리미어에서 선택한 발렌티노 2026년 봄, 여름 오트 쿠튀르 블랙 & 화이트 러플 가운은 고전적인 할리우드 글래머의 현대적 해석이다. 서울 프리미어에서는 발렌시아가의 레드 가죽 드레스를 입어 파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무드를 연출했다. 상하이에선 중국 디자이너 수잔 팡(Susan Fang)의 라벤더 핑크 러플 드레스를 입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의 프레스 투어는 영화 홍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년간 패션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리고 우리가 아름다움에 대해 가져왔던 갈망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아카이브이다. 메릴 스트립의 카리스마와 앤 헤서웨이의 매력이 다시 한번 근사한 듀오 룩을 완성했다.
전 세계가 다시 한번 레드와 세룰리안 블루의 마법에 빠져들고 있는 지금, 이 매력적인 패션 악마들의 스타일이 전세계 패션계의 강력한 도파민을 터뜨리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안정환, 감독직 거절한 이유 “하나 잘못하면 나락”
- 노동절 대체휴일 불가... 출근 땐 임금 최대 2.5배 받는다
- [더 한장] 부실했던 제주항공 사고 유해 수색, 처음부터 다시
- 中 과학계, 최고 권위 美 AI 학회 ‘보이콧’…학계로 번진 미·중 패권 경쟁
- 100만원대 못지 않은 청소기를 12만5000원에 파는 남자
- 운동 부족과 혈압 고민인 엄마, 기자가 구입한 4만원대 스마트워치
- 절대 연금부터 깨지 마세요. 은퇴 후 돈 마르지 않는 노후 자금 인출 순서의 비밀
- 봄만 되면 고생하는 눈 건강, 매일 암막 눈 찜질 후 얻게 된 변화
- 호르무즈 나왔다던 中 선박... 美해군 봉쇄 끝내 못 뚫었다
- 안 번들거리고 산뜻, 주름 관리 ‘올인원 화장품’ 3병에 향수까지 주는데 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