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선 격전지를 가다④] 국민의힘 5명 격돌 대구 동구청장 선거…진보 단일화도 ‘관건’
K2 후적지 개발부터 생활 밀착형 공약까지 표심 잡기 총력전

현역 구청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확정받아 직에서 물러난 대구 동구청장 선거에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배기철 전 동구청장, 서호영 전 대구시의원, 우성진 대구시당 부위원장,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차수환 대구시당 부위원장 등 5명이 오는 17~18일 본경선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진보 진영과 무소속까지 가세하면서 선거판이 크게 확장됐다.
동구는 혁신도시와 첨단의료복합단지, 팔공산·금호강 관광자원, 대규모 주거단지 등을 기반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이다. 동대구역을 중심으로 한 교통 요충지이기도 하다. 다만 일부 구도심은 여전히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지역 간 격차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TK공항(대구경북민·군통합공항) 이전과 K-2 후적지 활용, 교통 인프라 확충 등이 핵심 이슈로 꼽히면서 유권자들의 선택 기준도 한층 까다로워졌다.
동구 신암동에 거주하는 김모(48)씨는 "낙후된 구도심을 보면 균형 있는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며 "실제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율하동에 사는 최모(36)씨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은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교통이나 생활 인프라는 더 보완이 필요하다"며 "실생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후보를 보고 있다"고 했다.
◆ 국민의힘, 5파전 속 '경험·조직·인지도' 경쟁

전임 구청장 출신으로 행정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 배기철 예비후보는 "경선에 오른 후보들의 이력을 보면 전통적인 행정을 직접 경험한 인물은 사실상 나뿐"이라며 "동구는 지금 행정력에 대한 주민 불신이 큰 상황인 만큼 검증된 행정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K-2 후적지를 최첨단 미래지식산업도시로 조성해야 한다"며 이는 구정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대형 프로젝트는 중앙정부와 대구시, 경북도, 국회까지 아우르는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행정 경험과 네트워크를 갖춘 후보는 나"라고 강조했다.

서호영 예비후보는 대구시의원 경험을 통해 행정 이해도를 내세우며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한 '밀착형 정치'를 강조했다. 서 예비후보는 "지역 주민들과 오랜 기간 가까이 지내며 깊이 있는 신뢰를 쌓아왔다"며 "다른 후보보다도 진심 어린 마음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대표 공약으로는 '구청장 중간평가제'를 제시했다. 그는 "책임 정치 실현을 위해 임기 중간에 주민 평가를 통해 성과가 부족할 경우 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동구의 핵심 현안으로는 공항 이전 문제와 팔공산·금호강 연계 관광벨트, 팔공산 구름다리 재추진 등을 제시했다.

메가젠임플란트 부사장을 지낸 우성진 예비후보는 지역 경제 침체 원인을 규제 문제에서 찾고, 규제 완화와 상권 회복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는 "팔공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각종 규제가 강화돼 동화사 일대와 공산댐 주변, 금호강 일대 상권까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이라며 "정부와 협의로 규제를 완화하고 상권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또 "이시아폴리스 등 젊은 층이 많은 지역은 환경 개선을 통해 정주 여건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통 현안과 관련해서는 "도시철도 4호선(엑스코선)의 AGT 방식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고 조속히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대 의견을 설득해 사업을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정해용 예비후보는 대형 개발과 교통 인프라 확충을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동구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신공항과 교통 문제"라며 "중단된 도시철도 3호선 혁신도시 연장과 도로망 개선을 통해 교통 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정 예비후보는 "폐점한 홈플러스 부지에 문화·스포츠 복합시설을 조성해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며 "도서관과 체육시설을 결합한 복합공간으로 지역 활력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또 "동촌 구름다리를 현대식으로 복원해 '금호강 르네상스' 시대도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차별점은 "가장 젊고 대구시 경제부시장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차수환 예비후보는 동구의회 의장 출신으로 재정 확보와 행정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신공항 이전 사업은 법과 제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 중인 만큼, 주민 불안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차 예비후보는 "적극행정조례를 바탕으로 정부 공모 사업을 통해 국·시비를 적극 확보하겠다"며 "대구·경북 행정통합시 지방세제 개편을 통해 고질적인 자치구 재정난을 해결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율하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중심으로 IT·BT, 메타버스, 로봇 등 첨단 산업 기업을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16년 의정 경험과 의장 경력을 바탕으로 단절 없는 구정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진보 진영 단일화 변수…무소속도 가세
진보 진영에서는 신효철 전 더불어민주당 동구군위군갑 지역위원장을 비롯해 양희 정의당 대구시당 동구지역위원장, 정한숙 지식과세상 사회적협동조합 사무처장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양 예비후보와 정 예비후보는 대구의 유일한 정의당·조국혁신당 기초단체장 출마자다.
이들 진보 진영 후보 중 일부는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어 향후 선거 구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동구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진보 진영이 단일화를 통해 표를 결집할 경우 일정 부분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효철 예비후보는 공항 문제 해결과 지역경제 침체 회복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기반 자립 도시 조성과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유치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개발이익의 10% 이상을 주민에게 환원하는 '주민 이익 환수제'를 도입하겠다"며 "개발 성과가 주민들에게 직접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 예비후보는 "저금리 금융 지원과 컨설팅을 통해 자영업자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공공산후조리원, 교육 지원 확대 등 생활 복지 정책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국혁신당과는 단일화에 합의한 상태이며, 정의당과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희 예비후보는 '생활 정치'와 주민 참여형 선거를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그는 자신을 '생활 정치인'으로 규정하며 지역 기반 활동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양 예비후보는 "2009년 무상급식 운동을 시작으로 대형마트 규제, 지저동 침수 피해 해결 등에 있어 주민들과 함께 현안을 해결해왔다"며 "주민 삶을 실제로 바꿔온 경험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심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동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전세사기 피해자 원스톱 지원 체계 구축 등 주민 삶과 직결된 정책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한숙 예비후보는 '인물 경쟁론'과 공공의료 확대를 앞세워 선거전에 나서고 있다. 정 예비후보는 낮은 당 인지도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정당이 아닌 인물로 평가받겠다"며 "그동안 지식공동체 관련 사회적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과 공익 활동 노하우를 구정에 접목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공약으로는 '제2대구의료원 동구 유치'를 제시했다.
진보 진영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선 "진보 후보가 분산될 경우 필패"라며 "최종적으로 단일 후보를 내는 방향으로 논의가 필요하며, '동구를 우리가 한 번 바꿔보자'는 생각 아래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소속 송대호 예비후보는 "동구는 오랜 기간 특정 정당 공천 중심으로 선거가 치러지면서 민심보다 당심에 의해 정치가 좌우돼 왔다"며 "이로 인해 30년 동안 실질적인 변화가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소속 후보로서 정당과 정치권 눈치를 보지 않고 동구를 위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동구체육회장 출신인 그는 약 2만 명 규모의 체육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조직력도 경쟁력으로 꼽았다. 아울러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보다는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이 중요하다"며 "스포츠·문화·휴양 기능을 결합한 도시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민지·장태훈기자 mjs858@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