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주체가 된 AI… 인간 없이 작동하는 '지능자본주의' 시대 [전호겸의 AGI경제학]

전호겸 교수, 이지원 기자 2026. 4. 1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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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전호겸 AGI경제학②
경제 구조 바꿀 AGI 등장 임박
스스로 판단 · 결정하는 AGI
새로운 경제주체로 등장 가능성
시장서 지능 거래하는 지능자본주의
우리는 지능자본주의 준비하고 있나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AGI의 등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사진|연합뉴스]
# 돌팔매부터 활, 총, 미사일…. 인류는 언제나 더 나은 도구를 추구했고, 새로운 도구를 챙취한 세력이 부와 권력을 거머쥐었다. 인터넷,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도 그런 무기 중 하나다.

# 이런 맥락에서 우린 최근 또다른 변곡점에 섰다. AI가 스스로 생각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ㆍ범용 인공지능)란 무기가 등장하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AGI와 AI는 과연 무엇이 다른 걸까. AGI경제학 2편에선 그 차이를 좀 더 쉽게 살펴봤다. [※참고: AGI경제와 지능자본주의는 전호겸 교수가 창안한 개념으로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저술 저작권이 등록돼 있습니다.]

젠슨 황, 일론 머스크, 샘 올트먼…. 글로벌 빅데크 기업 리더들은 하나같이 'AGI'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인간 지능을 넘어서는 범용 인공지능 AGI의 등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거다.

필자는 '전호겸의 AGI경제학 1편(더스쿠프 통권 692호ㆍ'AI보다 더 똑똑한 AGI를 아시나요?')'에서 AGI의 등장이 우리의 경제 시스템을 뒤바꿔 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른바 'AGI경제'가 도래한다는 거다.

AGI경제에선 '구독'이란 방식이 기본값이 될 공산이 크다. 혹자는 이렇게 되물을지 모른다. "지금도 챗GTP나 제미나이 같은 AI 서비스를 구독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AGI 구독은 뭐가 다른가." 이번 편에선 그 차이를 설명하려 한다.

■ 무엇을 구독하느냐 = 먼저 AI 구독과 AGI 구독의 차이는 '무엇'을 구독하느냐에 있다. AI 구독이 '도구'를 구독하는 것이라면 AGI 구독은 '지능'을 구독하는 것에 가깝다. 무슨 의미일까.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AI는 특정 작업에 특화한 '좁은' 의미의 AI다.

챗GPT나 제미나이와 같은 언어 모델의 경우 '질문-응답' '문서 작성' '코드 생성' 등의 영역에서 뛰어나지만 각기 다른 도메인 간 정보를 융합해 새로운 결론을 내놓거나 장기계획을 수립하는 건 불가능하다.

질문이나 문제를 주면 그에 맞는 자료나 해결책을 제공하는 '도우미'에 가깝다. 이 때문에 AI를 구독하더라도 여전히 사람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질문을 던지고 AI가 내놓은 답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는 거다.

반면 AGI는 복합적인 업무를 스스로 판단해 처리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AI다. 또다른 AI 에이전트와 협업도 할 수 있는 '공동작업자'이기도 하다. 이런 '범용성'이 AI와 AGI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AGI를 구독하는 건 문제해결능력, 이를테면 지능을 구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 누가 경제 주체 되느냐 =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AGI가 그 자체로 경제 주체가 된다는 점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정용 AI 비서'를 예로 들어보자. 지금까지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의 음성 명령형 스마트 스피커에 머물렀지만, AGI를 적용하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AGI가 사용자의 일정ㆍ가계부ㆍ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종합해 상황을 스스로 예측ㆍ판단하고, 명령을 내리는 것까지 가능해진다.

예컨대 냉장고에 우유가 떨어졌다면 AGI가 최적의 쇼핑몰을 찾아 알아서 주문ㆍ결제하고 사용자가 받아보게끔 할 수 있다. 집안의 적정 온도를 알아서 조절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적화할 수도 있다.

이는 AGI가 스스로 쇼핑하고, 기계도 관리하는 '자율적 경제 주체'가 된다는 의미다. AGI가 사용자의 일상을 관리하고, 거래나 계약을 직접 하는 AGI경제 시대에선 구독 모델이 더욱 확산할 수밖에 없다. 다만, 구독의 방식은 지금의 '월정액'뿐만 아니라 AGI가 거래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과금하거나 AGI가 수행한 작업 단위별로 소액을 과금하는 형태로 다양해질 것이다.

■ 무엇에 값을 지불하느냐 = 이뿐만이 아니다. AI와 AGI를 가르는 또 다른 기준은 '무엇에 구독료를 지불하느냐'다. 앞서 언급했듯 AI는 도구다. 가령, AI를 구독하는 건 '최고급 전동 드릴'을 대여하는 데 비용을 지불하는 것과 같다.

반면 AGI를 구독하는 건 AGI가 스스로 벽에 구멍을 뚫겠다고 판단하고, 드릴을 대여한 후 실제 구멍을 뚫은 '결과물'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가깝다. AI는 도구를 대여하는 부분에, AGI는 결과물에 비용을 내는 방식이라는 거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들이 의미하는 바는 제법 크다. 우리가 '패러다임 대전환 시대'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문제해결능력은 사람을 고용하는 형태로만 가능했다. 하지만 이젠 AGI가 사람을 대신해 문제해결능력을 갖게 된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이 문제해결능력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구독되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경제 체제에 들어선다. 필자는 이를 '지능자본주의'라고 부르고자 한다. 인류의 역사는 더 나은 도구를 소유한 자가 더 큰 부와 권력을 쥐는 과정이었다. 돌팔매는 활로, 활은 총으로, 총은 미사일로 대체됐고 끊임없이 더 좋은 도구가 등장했다.

이제 우리 앞엔 도구가 스스로 생각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인간의 개입 없이 지능이 곧 자본이 되는 지능자본주의가 그것이다. 과연 우리는 이 시대에 잘 대비하고 있을까.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 연구교수
kokids@thescoop.co.kr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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