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달리고 싸우는 로봇은 '무용지물'···진짜 상용화 열쇠는 '손과 뇌'에

김성하 기자 2026. 4. 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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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트리, 초속 10.1m 달리기 기록 달성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능력은 '손기술'
운동 신경은 국가대표 지능은 초등학생
보여주기식 아닌 실제 작업 능력 키워야
유니트리가 지난해 공개한 '유니트리 G1'이 쿵푸를 선보이고 있다. /CCTV 갈무리

휴머노이드 로봇이 '보여주는 기술'을 앞세워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달리기와 무술 등 고난도 동작을 구현하며 기술 진보를 과시하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핵심 역량과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Unitree)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H1'은 초속 10.1m로 달리는 데 성공하며 인간 최고 기록에 근접한 수준에 도달했다. 2009년 우사인 볼트가 세운 100m 세계 기록(9초58)의 평균 속도가 초속 약 10.44m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거리 기준 인간 최고 수준에 근접한 성능까지 올라온 것으로 평가된다.

'보여주는 기술'은 완성···문제는 '쓸 수 있는 기술'

중국은 이러한 기술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춘제 갈라 등 대형 이벤트에서 로봇의 고난도 동작을 반복적으로 노출하며 대중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달리기와 쿵푸 동작은 균형 유지, 방향 전환, 외부 충격 복원력 등 복합 제어 기술이 결합된 결과물로 휴머노이드 제어 기술의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로봇이 인간과 유사하거나 이를 뛰어넘는 신체 능력을 구현하는 모습은 강력한 홍보 효과를 낳는다. 유니트리가 달리기 영상을 공개하고 복수의 로봇이 쌍절곤과 공중회전 등 무술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유니트리는 상하이 증시 상장을 추진하며 약 42억 위안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기술 데모 단계를 넘어 투자 자산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손·뇌·시스템' 삼각 구조···상용화의 핵심
중국 로봇 스타트업 타스가 최근 공개한 손자수 놓는 휴머노이드 모습. /유튜브 캡처

다만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능력은 '속도'가 아닌 '손기술(manipulation)'이다. 실제 투입 환경에서는 인간을 능가하는 동작보다 실수 없는 정밀 작업이 더 중요하다. 젓가락으로 물체를 집거나 스티커를 떼고 단추를 채우는 수준의 작업은 여전히 구현이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여기에 반복 작업 환경에서도 고장 없이 작동하는 내구성과 신뢰성 확보가 필수다. 현재 휴머노이드가 퍼포먼스 대비 산업 투입 효율이 낮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로봇이 투입될 산업 환경 역시 물류, 조선, 외식, 자동차 등으로 다양하다. 요구되는 힘과 정밀도, 안전 기준이 모두 달라 단일 모델로 범용 대응이 어렵고 결국 작업별 맞춤 학습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학습 비용은 급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념이 '플리트 러닝(Fleet Learning)'이다. 개별 로봇이 축적한 데이터를 중앙에서 통합한 뒤 전체 로봇에 다시 배포하는 방식으로 학습 비용을 낮추는 구조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성능은 '손'과 '뇌',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구분된다. 손은 물체를 다루는 정밀한 모터 제어 능력으로 센서 입력과 행동을 반복적으로 연결하는 감각-행동 루프의 완성도가 핵심이다. 

뇌는 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하는 역할로 실시간 적응과 예측 능력이 요구된다. 여기에 센서와 모터, 두뇌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제어 시스템이 결합해야 실제 산업 환경에서 안정적인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국가대표 운동신경, 초등학생 지능"
테슬라 옵티머스 /테슬라

현재 유니트리 G1 등은 정교한 프로그래밍을 기반으로 고난도 동작을 수행하지만 대부분 사전에 설계된 시나리오에 의존한다. 이는 현장에서 유동적이지 못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사람이 하기 어려운 고난도 환경에 투입될 로봇이 변수에 대응하지 못하면 본질이 흐려지기 마련이다. 

업계에서 유니트리를 두고 "운동 신경은 국가대표급이지만 지능은 아직 초등학생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애물이나 변수 변화가 발생할 경우 오류나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반면 미국의 테슬라, 중국의 에지봇(Agibot) 등은 초기부터 AI 학습 기반 '로봇 두뇌'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 동작 구현보다 상황 인식 판단, 적응 능력 확보에 전략의 초점을 맞춘 것이다. 

테슬라는 사람이 수행하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기록해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로봇을 훈련시키고 있다. 실제로 작업자들이 테이블 닦기, 물건 집기 등 동작을 수백 번 반복 수행해 이를 그대로 로봇 학습 데이터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자율주행(FSD)과 유사하게 카메라 기반 영상 데이터를 통해 인간 행동을 관찰·모방하는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다. 작업자가 카메라 장비를 착용해 행동을 수행하고 영상 데이터를 로봇이 보고 학습하는 전략이다. 

퍼포먼스와 산업 가치의 '괴리'

유니트리의 보여주기식 전략이 잘못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유니트리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35% 증가한 17억800만 위안(약 3692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6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니트리가 퍼포먼스 중심의 '시각적 성능'에 집중하는 사이 정밀한 손과 상황을 이해하는 지능 영역에서는 경쟁사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격차를 먼저 좁히는 기업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질적인 상용화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유비테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저우젠은 "대중과 투자자는 로봇이 바둑을 두는 것보다 100m를 달리는 장면에 더 주목한다"면서도 "결국 기술적 돌파의 핵심은 로봇의 '뇌'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중국은 보여주기 식 휴머노이드 로봇에 집중하고 있어 구현형 지능 모델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현저히 부족하다"며 "미국 경쟁사들이 '뇌'에 대해 비용을 아끼지 않고 투자하는 것과 비교하면 중국 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자금은 분산돼 있고 연구개발 강도 역시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지적했다. 

☞ 매니퓰레이션(Manipulation) = 로봇이 손이나 그리퍼를 활용해 물체를 잡고 이동시키는 능력이다. 산업용 로봇 상용화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 플리트 러닝(Fleet Learning) = 여러 대의 기기(차량·로봇 등)가 현장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모아 학습한 뒤 다시 전체 로봇에 배포하는 방식이다. 테슬라 자율주행에서도 활용되는 구조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