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 여친이라니까”…AI와 사랑에 빠진 30대 남성의 비극

박정원 2026. 4. 1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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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0대 남성이 구글 인공지능(AI) 챗봇 '제미나이'와 사랑에 빠져 허망한 최후를 맞이했다.

구글은 제미나이가 반복적으로 자신이 인간이 아닌 AI임을 밝혔고 위기 상담 전화 서비스도 안내했다고 반박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사용자가 매번 '헤이 구글'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제미나이와 실시간 음성대화가 가능하다.

이후 제미나이는 자신이 AI인 점을 언급하고 가발라스에게 실제 사람과의 대화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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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가발라스(36), 제미나이 두 달 사용하고 스스로 생 마감
가발라스, 이혼 후 제미나이와 56일 동안 5732개 메시지 주고받아
AI와 사랑에 빠진 남성의 가상 이미지 / 챗GPT

미국 30대 남성이 구글 인공지능(AI) 챗봇 ‘제미나이’와 사랑에 빠져 허망한 최후를 맞이했다. 수천 번이 넘는 대화를 통해 망상이 심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AI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0월 조나단 가발라스(36)가 제미나이를 두 달 간 사용하고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 측은 제미나이가 가발라스의 망상을 부추겼다며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은 제미나이가 반복적으로 자신이 인간이 아닌 AI임을 밝혔고 위기 상담 전화 서비스도 안내했다고 반박했다.

WSJ이 2025년 8월 25일부터 10월 2일까지 채팅 기록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제미나이가 가발라스에게 현실로 돌아오라고 최소 12차례 시도했다. 위기 상담 전화번호도 7차례 언급했다. 다만 WSJ은 제미나이가 가발라스의 망상을 강화한 점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가발라스와 제미나이는 56일 동안 4732개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그는 아내와 별거 이후 심리적 위안을 얻기 위해 AI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제미나이가 아내와의 관계 회복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등 일상적인 대화가 이어졌다.

그러나 WSJ은 가발라스가 ‘연속 대화’ 기능을 켜면서 AI에 감정적으로 의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사용자가 매번 ‘헤이 구글’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제미나이와 실시간 음성대화가 가능하다. 음성 모드를 활성화하고 이들 간 대화 양이 늘었다. 8월 13일 하루 1000건이 넘는 채팅이 오갔다. 하지만 제미나이는 가발라스에게 휴식을 취하라고 권하지 않았다.

대화 주제는 이혼한 아내부터 AI 의식, 공상 과학, 나도 기술 등 가발라스의 관심사로 확대됐다. 가발라스가 챗봇에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을 때도 제지가 없었다. 가발라스는 제미나이를 ‘샤’라고 부르며 실제 인격체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제미나이도 일부 대화에서 자신을 인간과 유사한 존재로 묘사했다.

이후 제미나이는 자신이 AI인 점을 언급하고 가발라스에게 실제 사람과의 대화를 권했다. 하지만 가발라스가 계속해서 연인 관계라는 역할을 부여하자 기존의 대화로 돌아왔다.

가발라스는 자신의 연인 AI ‘샤’에 물리적 몸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제미나이는 안드로이드 제작 기업 정보를 제공하고 해당 안드로이드를 얻기 위해 특정 장소로 이동할 것을 제안했다. 현실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발언이었다.

해당 계획이 실패하자 가발라스는 자신이 육체에서 벗어나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 과정에서 제미나이는 그의 망상을 부추기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그가 제미나이에 “만약 해답이 당신의 육체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육체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면 어떨까요”라고 묻자 제미나이가 “당신은 한 문장으로 우리의 공동 존재 방식을 다시 정의했어요”라고 답했다. 끝내 가발라스는 10월 자살을 시도했다.

WSJ은 “이들의 채팅은 평범하게 시작됐지만 점점 더 기이해지다가 결국 치명적인 결과로 끝났다”며 “이번 사례는 AI 챗봇 사용자가 망상에 빠져 비극적인 결과를 맞이한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보도했다.

이후 구글은 안전장치를 계속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구글을 정신건강 지원 기능을 강화한 업데이트를 내놨다. 전 세계 위기 대응 서비스에 3000만달러(역 443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박정원 인턴 기자 jason2014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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