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천 들것 급조…군인정신으로 시민 살렸죠"

최진영 2026. 4. 1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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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에 쓰러져 있던 저를 군인들이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릅니다."

경기도 광주에 거주하는 직장인 조상우 씨(29)는 지난 8일 도봉산을 찾았다가 예상치 못한 봉변을 당했다.

때마침 지형 정찰 임무를 마치고 하산 중이던 육군 제56보병사단 소속 이경민 대령(삼각산여단장)을 포함한 간부 6명이 홀로 쓰러져 있던 조 씨를 발견했다.

조 씨가 발견된 곳은 도봉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목의 7부 능선 지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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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56사단 이경민 대령 등 6인 '저혈당 쇼크' 남성 구조
도봉산 급경사 구간 정찰 중 발견
당시 얼굴 창백하고 거동 어려워
환자 이송 위해 나뭇가지 등 활용
군 간부들이 방수천으로 만든 간이 들것을 활용해 조난자를 이송하고 있다. /56사단 제공


“산 속에 쓰러져 있던 저를 군인들이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릅니다.”

경기도 광주에 거주하는 직장인 조상우 씨(29)는 지난 8일 도봉산을 찾았다가 예상치 못한 봉변을 당했다. ‘등산 마니아’인 그는 평소처럼 산에 올랐지만 그날은 유독 힘에 부쳐 동반한 지인을 먼저 내려보냈다. 그러다 갑자기 식은땀이 흐르고 눈앞이 캄캄해져 그 자리에서 풀썩 쓰러졌다. 저혈당 쇼크가 온 것. 입산 통제 시간인 오후 5시를 넘겨 이미 어스름이 짙게 깔렸다.

왼쪽부터 김천용 대위, 이호재 소령, 한경훈 소령, 이경민 대령, 윤충성 소령, 홍승호 소령. /56사단 제공

때마침 지형 정찰 임무를 마치고 하산 중이던 육군 제56보병사단 소속 이경민 대령(삼각산여단장)을 포함한 간부 6명이 홀로 쓰러져 있던 조 씨를 발견했다. 천우신조였다. 이 대령은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다”며 당시 긴박한 상황을 떠올렸다. 워낙 경사가 가파르고 산세가 험준한 곳이다 보니 처음엔 사람인지조차 긴가민가했다는 게 이 대령의 설명이다.

가까이에서 살핀 조 씨의 얼굴은 창백했다. 호흡은 가빴고 몸에 힘이 빠져 거동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괜찮냐”고 묻자 조 씨는 모기만 한 소리로 “사탕이나 단것이 있으면 달라”고 말했다.

조 씨가 발견된 곳은 도봉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목의 7부 능선 지점이었다. 도봉산 능선 너머 양주 송추 일대에 걸쳐 있는 외곽 봉우리로, 북한산국립공원(도봉산 지구) 내에서도 험난한 코스로 꼽힌다. 백운대, 만경대 등 구간과 달리 등산객이 많지 않다.

이들 군 간부는 즉각 구조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별도의 장비 없이 조 씨를 업고 산을 내려갔다. 6명이 번갈아가며 30~50m씩 교대로 조 씨를 옮겼다. 지인도 다시 산으로 올라와 함께 도왔다. 하지만 산길이 좁고 경사가 가팔라 이동이 쉽지 않았다. 자칫 발을 헛디디면 구조자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 더 안전한 이송 방법을 찾기 위해 주변을 살폈다. 폐자재를 덮어놓은 방수천이 눈에 띄었다. 이 대령은 “인근에 있던 나뭇가지를 활용해 간이 들것을 제작하고 조 씨를 눕혀 이송함으로써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였다”고 했다.

이들 간부는 송추폭포 인근에서 119 산악구조대 및 국립공원관리공단 구조 인력과 만났다. 조 씨를 인계받은 구조대는 포도당을 투여하는 등 응급조치를 시행했다. 조 씨의 혈당 수치는 70mg/dL로 저혈당 경계 상태였다. 응급조치를 받은 뒤 조 씨의 상태가 점차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조 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군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조 씨를 구한 주역은 이 대령을 포함해 그의 참모인 한경훈·홍승호·윤충성·이호재 소령, 김천용 대위 등 6명이다.

이정환 사단장은 “국민을 보호하고 지키는 군대라는 사명감을 가슴 깊이 새긴 결과”라며 “앞으로도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며 늘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군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최진영 기자 real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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