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휘감은 조선의 선율…외국인 사로잡은 상설 국악 공연장 ‘진연’

이혜진 선임기자 2026. 4. 1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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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서울 인사동 사거리의 한 건물 2층.

20명 이하 소규모 관객을 대상으로 국악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는 이곳은 지난해 6월 개관 이후 주 6일 하루 3회 공연을 이어왔고, 올해부터는 연중 무휴로 운영한다.

3부에서는 친숙한 음악을 국악 선율로 선보이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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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국악 공연장 ‘진연’
연중무휴 하루 3회…정악·민요 등 라이브 공연
지난해 개관 이후 외국인 발길 이어져
“영어 해설 곁들여 전통 문화 문턱 낮춰”
서울 종로 인사동에 위치한 국악 상설 공연장 ‘진연’에서 연주자들이 궁중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지지대악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서울 인사동 사거리의 한 건물 2층.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옥 인테리어로 꾸며진 작은 공연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국내 최초의 민간 상설 국악 공연장 ‘진연’이다. 20명 이하 소규모 관객을 대상으로 국악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는 이곳은 지난해 6월 개관 이후 주 6일 하루 3회 공연을 이어왔고, 올해부터는 연중 무휴로 운영한다.

기자가 찾은 15일 오후에도 이곳에선 국악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정화수를 떠 놓고 좋은 일을 기원하는 ‘길제’로 1부의 막을 올리고 외국 사신의 방문이나 국가적 경사를 맞아 궁중에서 베풀던 연회 ‘진연’을 모티브로 2부가 펼쳐진다. 조선시대 상류층이 즐겼던 품격 있는 실내악 ‘정악’ 가운데 임금의 장수와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천년만세’를 시작으로, 섬세하고 화려한 해금 산조와 가야금 반주에 맞춘 판소리로 이어진다. 3부에서는 친숙한 음악을 국악 선율로 선보이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고운 한복을 차려 입은 연주자들은 해금과 24현 가야금을 연주하며 ‘군밤 타령’, ‘아리랑’ 등 한국 민요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민요까지 병창한다. 외국인 관객을 위해 친숙함과 전통성을 함께 살린 구성이다. 소규모 공연인 만큼 관객 구성에 따라 곡을 변경하기도 한다.

‘진연’을 운영하는 이용관 지지대악 대표는 “문을 연 초기에는 단 한 명의 관객을 위해 공연을 진행한 적도 있었다”며 “관람객의 긍정적인 평가가 쌓이며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일주일에 100여명씩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민간 공연 분야에선 불모지나 다름 없는 국악 공연에 나선 이유가 뭘까. 이 대표는 “연간 1500만명 이상이 찾는 서울에 상설 국악 공연장이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주요 도시에서는 여행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공연이 일상적으로 열린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관광객들이 전통 문화를 감상하고 싶어도 국악 공연장의 문턱 자체가 높다”고 지적했다.

물론 국립국악원과 국립극장, 서울 남산국악당·돈화문국악당, 국립정동극장 등에서 수준 높은 전통 공연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부분 저녁 시간대에 몰려 있다. 게다가 공연 기간도 짧아 일정이 제한된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영어로 직접 설명을 곁들이고, 마이크 없이 가까운 거리에서 한국 고유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 외국인 관광객들의 반응이 특히 좋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예매는 주로 외국인 이용이 많은 겟유어가이드와 클룩 등을 통해 이뤄진다.

서울 종로 인사동에 위치한 국악 상설 공연장 ‘진연’에서 연주자들이 해금·가야금 병창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지지대악

평가는 긍정적이다. 호주에서 온 한 여성 관광객은 “한국 전통음악과 궁중 음악, 특히 ‘아리랑’ 연주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음악뿐 아니라 퍼포먼스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1시간 정도로 구성되는 진연의 관람료는 1회 6만5000원으로 국악 공연 치고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국악 공연은 무료이거나 저렴해야 한다는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며 “값싼 공연이 아니라 고품질 공연을 소규모로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혜진 선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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