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렵고 붓는 만성 두드러기, 먹는 표적치료제 국내 허가

원종혁 2026. 4. 1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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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바티스

항히스타민제를 써도 가려움과 팽진이 반복되던 성인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들에게 새로운 먹는 표적치료제가 국내 허가를 받았다. 기존 치료로 조절되지 않던 환자들에게 경구용 신약이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예고 없이 피부가 부풀고 심한 가려움이 되풀이되는 질환 특성상, 빠르고 안정적인 증상 조절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노바티스는 15일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치료제 랩시도(성분명 레미브루티닙)가 지난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적응증은 2세대 H1 항히스타민제 치료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성인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다.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는 특별한 외부 자극이 없어도 피부에 붉고 부풀어 오른 팽진이 생기고, 참기 힘든 가려움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팽진이나 혈관부종이 6주 이상 반복되거나 지속되면 만성 두드러기로 분류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피부 깊은 층이 붓는 혈관부종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문제는 증상이 언제, 얼마나 심하게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단순 피부질환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수면장애, 불안, 집중력 저하를 일으켜 일상생활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현재 1차 치료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다. 하지만 용량을 늘려도 증상이 계속되는 환자가 적지 않다. 회사 측은 항히스타민제를 충분히 써도 절반가량의 환자에서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기존 치료만으로는 조절되지 않는 미충족 수요가 여전히 큰 질환이라는 뜻이다.

이번에 허가된 랩시도는 BTK(Bruton's tyrosine kinase)를 표적으로 하는 경구용 억제제다.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에서는 비만세포가 활성화되면서 히스타민 등 염증 매개물질이 분비돼 팽진, 가려움, 혈관부종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세포 안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단백질이 바로 BTK다.

랩시도의 차별점은 이 BTK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염증 반응의 비교적 초기 단계부터 차단한다는 데 있다. 기존 항히스타민제가 이미 분비된 히스타민의 작용을 막는 방식이라면, 랩시도는 비만세포에서 히스타민과 염증물질이 나오기 전 단계의 신호를 억제하는 전략에 가깝다. 쉽게 말해 증상이 나타난 뒤 반응을 줄이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염증 매개물질의 분비 자체를 줄이도록 설계된 약이라는 설명이다.

허가 근거는 글로벌 3상 임상시험 REMIX-1 과 REMIX-2 결과다. 두 연구는 모두 H1 항히스타민제 치료에도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성인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를 대상으로, 랩시도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다기관·무작위배정·이중맹검·위약대조 3상 임상이다.

연구 결과 랩시도는 1차 평가변수인 12주차 주간 두드러기 활성도(UAS7) 를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개선했다. UAS7은 일주일 동안의 가려움과 팽진 정도를 합산해 증상 정도를 보는 지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런 개선 효과는 24주까지 일관되게 유지됐다.

특히 가려움과 팽진 증상 완화가 투여 1주차부터 나타났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12주차에는 약 절반의 환자에서 증상이 조절 가능한 수준으로 낮아졌고, 일부 환자에서는 가려움과 팽진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도 확인됐다. 장기 분석에서도 약 62%의 환자가 증상 조절 상태를 유지했고, 약 45%는 완전한 증상 소실 상태가 이어졌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안전성도 비교적 안정적인 편으로 제시됐다. 이상반응 발생률은 랩시도군과 위약군이 비슷했고, 대부분 경증 또는 중등도 수준이었다. 이런 안전성 양상은 52주 장기 투여 기간에도 일관되게 유지됐다고 한다.

이번 허가의 의미는 '최초'라는 점에서도 작지 않다. 랩시도는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치료 영역 최초의 경구용 BTK 억제제다. 주사제가 아닌 먹는 표적치료제라는 점에서 복용 편의성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실제로 2026 국제 두드러기 가이드라인은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표준 용량의 최대 4배까지 증량해도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 랩시도 같은 경구용 표적치료제를 권고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면역내과 예영민 교수는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는 면역학적 작용이 복잡하고 환자별 차이도 큰 질환"이라며 "BTK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작용은 보다 넓은 환자군에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효과가 1주 이내에 비교적 빠르게 나타나고, 장기간 유지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며 "항히스타민제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원종혁 기자 (every8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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