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다시 늘어난 공시생, 돌아오지 않은 노량진 상권
[비즈한국] 공무원 시험 인기가 다시 오르고 있지만, 한때 ‘공시촌의 메카’로 불린 서울 노량진은 예전 같은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수험생 수요가 일부 살아나도 온라인 강의 확산과 체류형 학습 환경의 붕괴로 상권 전반이 함께 살아나는 구조는 이미 약해졌기 때문이다.

학원가 뒤편 골목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주변만 둘러봐도 상황이 보인다”며 “다들 나아졌다고는 하는데 체감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카페 사정도 비슷했다.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을 빼면 손님이 뜸했다. 한 카페 관계자는 “고시 준비생이 정말 늘었느냐고 되묻고 싶을 정도”라고 했고, 다른 업주는 “코로나19 이후 좀처럼 회복된다는 느낌이 없다”며 “이제는 인강을 많이 들어 굳이 노량진에 오래 머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본집과 서점도 수험생 증가를 실감하지 못한다고 했다. 40년째 제본집을 운영 중인 A 씨는 “코로나 이후 계속 힘들다”며 “손님이 없으니 이렇게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서점 관계자도 “요즘은 대부분 태블릿으로 공부해 책을 사러 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했다.
이날 비교적 매출 증가를 체감한 업종은 한식뷔페였다. 점심시간 가게 안은 손님으로 붐볐다. 이곳에서 만난 26세 공무원 수험생 백 아무개는 “가격 부담이 덜해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온다”고 말했다. 한식뷔페 관계자는 “힘들었던 때와 비교하면 손님이 체감상 1.5배 정도 늘었다”면서도 “그 증가가 꼭 고시생이 늘어서라고 보긴 어렵다. 옆 경쟁 가게가 문을 닫은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도 수험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 조짐은 감지됐다. 27세 수험생 B 씨는 “준비를 시작했을 때보다 학원에 사람이 많아진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시생이 증가했다고 해서 상권 회복이 곧바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리에는 수험생이 보여도 그 발길이 상권 전반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수험 수요가 살아나도 소비 방식과 체류 구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공시생 주거 인프라 축소도 변화를 만들었다.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노량진 1·2동 내 고시원 수는 2017년 44개에서 2023년 9개로 줄었다. 수험생이 장기간 머물 공간 자체가 크게 감소한 셈이다. 학원가 축소와 생활 인프라 약화가 맞물리면서 노량진 상권을 떠받치던 연결고리도 느슨해졌다.
지금의 노량진은 예전처럼 머물며 생활하는 공시촌으로는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학원가 일부에 사람은 돌아왔지만 그 열기가 상권 전체의 회복으로 번지지 못하는 이유다. 공무원 시험의 인기는 되살아났지만 노량진은 예전의 그 공시촌으로 돌아가기 어려워 보인다.
정원혁 인턴기자(writer@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