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기교육] 안성 보개초등학교 '별밤지기'

고륜형 기자 2026. 4. 1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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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속 별자리 여행…'호기심' 반짝반짝

천체관측 동아리 29명 학생 활동
학교 옥상에서 '별·태양 관측회'
1년 사계절별 저·고학년 나눠 진행

학생들 “다이아몬드 별 모양 신기”
“기대했던 것보다 좋아” 뜨거운 호응
교사 “별 보며 학창시절 잘 이겨내길”
교장 “학부모·졸업생까지 함께 해”
▲ 보개초등학교 천체 관측 동아리 '별밤지기'.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바빠지는 일상 속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볼 일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해와 달을 관측하며 계절별 별자리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신화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 수 있다. 기후와 일조량 등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에 대해서도 먼저 알아차릴 수 있다.

안성시의 보개초등학교에서는 천체관측 동아리 '별밤지기'가 낭만과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전교생이 53명인 학교에서 1~3학년 7명, 4~6학년 22명 총 29명이 별밤지기 활동을 하고 있다. 별밤지기는 올해 처음 구성돼 학교 옥상에서 직접 별을 관측하며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천체 망원경 장비는 경기도안성교육지원청 과학실에서 대여했다.

별밤지기는 천문지식을 쌓기보다 천체를 관측하며 호기심을 키운다. 관측회는 1년에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지난 3월 25일에 열린 관측회는 저학년을 대상으로 별을 관측했다. 천체 관측의 특성상 날씨가 맑아야 별을 볼 수 있어, 사전에 관측 날짜를 예고하지 않고 그날 오전 동아리 부모님들께 참석 안내 문자를 보냈다. 이후 참석 가능한 학생을 대상으로 별을 관측했다.
▲ 보개초등학교 천체 관측 동아리 '별밤지기' 활동 모습.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3월은 별을 관측하기 좋은 시기로 봄철엔 사자자리, 목동자리, 처녀자리를 대표적으로 볼 수 있다. 3월 25일은 겨울철 별자리가 8시경 남쪽 하늘에 머물러 있고 사자자리가 동쪽에서 올라오는 때였다. 4월 중순까지는 겨울철 별자리를 볼 수 있어 겨울철 별자리와 봄철 별자리가 혼재돼 있었다.

이날 별밤지기는 목성도 관찰했다. 목성은 행성으로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태양의 빛을 반사한 것을 우리가 보게 되는 원리다. 목성은 지구보다 크기가 커 우리 눈에 매우 밝게 보이며 지구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시리우스보다 더 밝게 보인다.

맑은 날엔 목성의 위성들도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목성의 95개의 위성 중 가장 큰 위성 4개를 갈릴레이 위성이라고 하는데, 망원경을 통해 관측할 때 이 위성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3월 25일 관측회에 참여한 별밤지기 한 학생은 "밤에 친구들이랑 별을 봐서 너무 좋았다"며 "밤하늘에 다이아몬드 별 모양이 보여서 신기했고 망원경으로 달을 봤는데 눈이 부셔서 깜짝 놀랐다. 달에 구멍이 있는 것도 신기하고 목성에 줄무늬가 보이는 것도 신기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 보개초등학교 천체 관측 동아리 '별밤지기' 활동 모습.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4월 7일 낮에는 전교생과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옥상 태양 관측을 실시했다. 별밤지기 동아리가 주도한 태양 관측은 평소 야간 관측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도 천체관측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태양 표면과 태양 흑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학생들의 반응은 밤하늘 못지않게 뜨거웠다.

저녁엔 고학년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정기 야간 관측회를 개최했다. 고학년 학생 15명과 학부모들이 참석했으며 지난해 보개초등학교를 졸업한 졸업생 1명도 별밤지기의 밤을 함께 했다. 참석 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안전 지도 교사를 충원해 4명의 교사가 함께 했다.

이날 별밤지기는 저학년 관측회와 마찬가지로 겨울철 대표 별자리인 오리온자리, 큰개자리, 작은개자리, 황소자리, 마차부자리, 쌍둥이자리를 관찰했다. 북두칠성, 카시오페아, 북극성 등 길잡이 별도 함께 찾았다.

이날 맑은 날씨 덕분에 황소자리의 플레이아데스 성단도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었다. 동쪽 하늘에는 봄철 별자리인 사자자리가 올라와 있었다. 고학년답게 별자리 간 위치 관계과 계절 변화에 대한 심화 설명도 곁들여졌다.

이날 달은 오후 9시 이후에야 떴다. 관측 내내 달빛의 방해 없이 어두운 하늘이 펼쳐졌고 별자리가 한층 선명하게 드러났다. 큰개자리의 시리우스는 어느때보다 찬란하게 빛났다. 쌍둥이자리 근처의 목성도 망원경 속에서 대기 줄무늬를 또렷이 드러내 학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졸업생으로 참석한 학생은 "졸업했지만 동생이 별밤지기 동아리라서 선생님께 동의를 구하고 별을 보러 오게 됐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 보개초등학교 천체 관측 동아리 '별밤지기' 활동 모습.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별밤지기 지도교사 김재환 선생님은 1993년 교사를 시작한 이후 1995년에 천문 관측 연수를 받았다. 이후 천체 관측에 관심이 생겨 스스로 별을 찾아보고 공부하다가 2002년 별 전문가 선생님을 만난 후 많은 배움을 받고 학교에서 천체관측 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해왔다.

선생님의 제자들 중에는 대학교에서 천문학과로 진학해 공부를 계속 이어간 학생들도 있다. 졸업생들은 관측회에 다시 참여해 후배들과 관측 활동을 이어가기도 하며 기관에서 천체관측 동아리를 운영하는 지도교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선생님은 그런 제자들 외에도 학생들이 별을 바라보며 학창시절을 잘 이겨내며 위안을 받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재환 선생님은 "초등학생 때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이 별이 어떤 별인지 아는 학생들은 중고등학교 학창시절 때 늦은 밤 하교할 때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다. 별은 아는만큼 보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밤하늘에 그렇게 많은 별이 떠 있어도 별이 그렇게 많다고 느끼는 중고등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며 "초등학생 때 봤던 별들은 여전히 봄, 여름, 가을, 겨울 제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한창 힘들고 낙심이 되는 학창 시절에 여전히 그 자리에 떠 있는 별을 보며 늦은 밤 힘들고 지친 마음을 달래길 바란다. 초등학생 때 별을 보며 설렜던 마음으로 학창시절을 잘 이겨내는 제자들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보개초등학교 천체 관측 동아리 '별밤지기' 활동 모습. /사진제공=보개초등학교

홍정기 보개초등학교 교장은 "지도교사뿐 아니라 여러 선생님들이 함께 별을 보고 아이들과 교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별밤지기는 단순한 관측 동아리를 넘어 교사와 학생, 학부모, 심지어 졸업생까지 함께 이어지는 보개초의 자랑스러운 활동"이라고 말했다.

/고륜형 기자 krh0830@incheonilbo.com

※ 본 글은 경기도교육청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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