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게 놔두라” 버티던 노숙인, 20년 찾아헤맨 큰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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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썩어가는 상태로 거리에서 살아가던 노숙자가 경찰관의 세심한 관찰과 적극적인 대응으로 2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 노숙인은 가족이 애타게 찾던 '장기실종자'였다.
경찰이 출동해 안전 조치를 취하려고 했지만 노숙인은 완강히 거부했다.
이후에도 파출소에는 7~8차례에 걸쳐 민원이 접수됐고, 그때마다 노숙인을 만나 상태를 살펴본 경찰관은 민수 경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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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새벽 4시경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파출소에 “공중화장실에 누가 자고 있는데 심한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출동해 안전 조치를 취하려고 했지만 노숙인은 완강히 거부했다. 이후에도 파출소에는 7~8차례에 걸쳐 민원이 접수됐고, 그때마다 노숙인을 만나 상태를 살펴본 경찰관은 민수 경위였다.
민 경위는 같은달 18일 이 노숙인의 신발 밖으로 피가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그를 설득해 신발과 양말을 벗겨봤다. 민 경위는 “다 벗겨 보니 발가락 끝에서부터 썩어 들어가고 있었고 사체 냄새가 났다”고 설명했다.
● 주민등록 말소 상태…제적등본으로 가족 찾아나서
하루 빨리 병원에 가야하는 상황이었지만, 노숙인은 “이대로 살다가 죽겠다”며 치료를 거부했다.
민 경위는 가족을 찾아본 뒤 설득해 보겠다는 방안을 떠올렸다. 노숙인의 신분은 60대 이모 씨였다. 이 씨는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황이었지만 민 경위는 제적등본을 발급받아 가족을 찾아 나섰다.
그 결과 이 씨가 4남매 중 맏이라는 점과 가족이 애타게 찾아다닌 ‘장기실종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민 경위가 가족들에 물어보니 “20년간 찾아다녔다. 연락이 두절됐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마침내 지난달 30일 동생 2명이 한달음에 이 씨를 찾아왔다. 이어 긴급의료지원을 통해 지난 1일 인천 소재의 한 요양병원으로 이 씨를 옮겼다.
민 경위는 이 씨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무료 급식소를 이용하는 분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책임의식을 갖고 이 같이 나섰다고 밝혔다.
민 경위는 이렇게 노숙인들을 만나고 다닌 지 4년차가 됐다. 그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현재 숭실대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민 경위는 “저희 관내 거리에서 돌아가시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요. 생명과 존엄성 차원에서 방치할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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