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게 놔두라” 버티던 노숙인, 20년 찾아헤맨 큰형이었다

박태근 기자 2026. 4. 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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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썩어가는 상태로 거리에서 살아가던 노숙자가 경찰관의 세심한 관찰과 적극적인 대응으로 2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 노숙인은 가족이 애타게 찾던 '장기실종자'였다.

경찰이 출동해 안전 조치를 취하려고 했지만 노숙인은 완강히 거부했다.

이후에도 파출소에는 7~8차례에 걸쳐 민원이 접수됐고, 그때마다 노숙인을 만나 상태를 살펴본 경찰관은 민수 경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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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피부가 썩어가는 상태로 거리에서 살아가던 노숙자가 경찰관의 세심한 관찰과 적극적인 대응으로 2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 노숙인은 가족이 애타게 찾던 ‘장기실종자’였다.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새벽 4시경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파출소에 “공중화장실에 누가 자고 있는데 심한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출동해 안전 조치를 취하려고 했지만 노숙인은 완강히 거부했다. 이후에도 파출소에는 7~8차례에 걸쳐 민원이 접수됐고, 그때마다 노숙인을 만나 상태를 살펴본 경찰관은 민수 경위였다.

민 경위는 같은달 18일 이 노숙인의 신발 밖으로 피가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그를 설득해 신발과 양말을 벗겨봤다. 민 경위는 “다 벗겨 보니 발가락 끝에서부터 썩어 들어가고 있었고 사체 냄새가 났다”고 설명했다.

주민등록 말소 상태…제적등본으로 가족 찾아나서

하루 빨리 병원에 가야하는 상황이었지만, 노숙인은 “이대로 살다가 죽겠다”며 치료를 거부했다.

민 경위는 가족을 찾아본 뒤 설득해 보겠다는 방안을 떠올렸다. 노숙인의 신분은 60대 이모 씨였다. 이 씨는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황이었지만 민 경위는 제적등본을 발급받아 가족을 찾아 나섰다.

그 결과 이 씨가 4남매 중 맏이라는 점과 가족이 애타게 찾아다닌 ‘장기실종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민 경위가 가족들에 물어보니 “20년간 찾아다녔다. 연락이 두절됐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마침내 지난달 30일 동생 2명이 한달음에 이 씨를 찾아왔다. 이어 긴급의료지원을 통해 지난 1일 인천 소재의 한 요양병원으로 이 씨를 옮겼다.

민 경위는 이 씨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무료 급식소를 이용하는 분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책임의식을 갖고 이 같이 나섰다고 밝혔다.

민 경위는 이렇게 노숙인들을 만나고 다닌 지 4년차가 됐다. 그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현재 숭실대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민 경위는 “저희 관내 거리에서 돌아가시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요. 생명과 존엄성 차원에서 방치할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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