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의 가장 큰 적은 '기대'다

박찬준 2026. 4. 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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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의 가장 큰 적은 '기대'다.

이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광주FC를 떠나 수원에 부임했다.

홍정호 정호연 김준홍 김민우 박현빈 등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대거 가세하며 업그레이드된 선수단에, 이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진 수원은 '탈 K리그2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승격 여부보다는 오히려 이 감독이 수원에서 보여줄 축구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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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의 가장 큰 적은 '기대'다.

이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광주FC를 떠나 수원에 부임했다. 한국 축구가 주목하는 '명장'과 몰락한 '명가'의 만남에 모든 이목이 집중됐다. K리그 감독 취임식으로는 이례적으로 100여명의 취재진이 자리했다. 무명 선수 출신이 '가난한 시도민구단' 광주를 성공적으로 이끈 뒤, 빅클럽으로 입성한 '흙수저' 스토리에 모두가 열광했다. 이 감독의 말 하나, 손짓 하나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가 쓴 자전 에세이 '정답은 있다'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승격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 했다. 홍정호 정호연 김준홍 김민우 박현빈 등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대거 가세하며 업그레이드된 선수단에, 이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진 수원은 '탈 K리그2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모든 전문가들이 수원을 '승격 1순위'로 꼽았다. 승격 여부보다는 오히려 이 감독이 수원에서 보여줄 축구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광주에서 보여준 트렌디한 공격축구는 수원을 더욱 화려하게 꽃 피울 것으로 기대됐다.

개막전에서 '승격 후보' 서울 이랜드를 2대1로 제압하며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수원은 이후 순항했다. 첫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실점은 단 1골뿐이었다. 선두를 달렸다. '역시 이정효'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유튜브 채널마다 이정효의 전술에 대한 극찬이 이어졌다.

하지만 충북청주와의 6라운드 0대0 무승부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6경기에서 9골에 그친 공격력에 대한 아쉬운 반응이 쏟아졌다. 이 감독은 "재밌다. 선수들도 잘하고, 5경기 무실점, 1번 비겼는데 가만히 있는 저를 계속 언급해서 더 힘들게 하는 것 같다. 그건 좀 옳지 않다. 서로에 대한 예의는 지켰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수원은 이어진 김포FC와의 7라운드 홈경기에서 0대1로 패하며, 무패행진을 마감했다. 최근 3경기에서 1승1무1패, 1골-1실점에 머물렀다. 순위도 2위로 내려갔다.

정작 이 감독은 덤덤했다. 그는 늘 그랬듯 패배를 인정하고, "다시는 이런 경기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당연한 결과다. 이 감독은 '마법사'가 아니다. 물론 광주 시절과 비교해 모든 면에서 좋은 지원을 받고 있지만, 축구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이정효가 지휘봉을 잡았다고 해서 모든 팀을 3대0으로 이길 수는 없다. 지금의 시행착오는 당연한 결과다. '텐백 수비'를 뚫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도전자'였던 광주와 달리, '탑독' 수원은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수원을 상대하는 팀들은 거친 플레이로 나선다. 이 감독은 "몸으로 막 부딪치고, 거칠게 하는 게 피지컬적인 부분이 아니다. 더 빠르게 대처하고, 미리 예측하고, 템포를 올리는 게 피지컬적인 부분인데 무언가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더욱 거칠다. 심판들이 제대로 제어를 해주지 못하니, 준비한 축구를 펼치기는커녕 꼬여만 가고 있다. 이 감독이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다.

이 또한 이 감독이 더 큰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다. 지금 이 감독에게 필요한 것은 '기대'가 아니라 '시간'이다. "정답은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 감독은 늘 그랬듯이 정답을 찾고 있다. 그것도 아주 치열하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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