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FPS·소셜카지노 게임 명가도 '캐주얼앓이'…대체 왜?
엔씨·크래프톤·더블유게임즈 등 色 뚜렷한 회사도 '캐주얼 투자'
"서구권 진입 용이하고 실패 리스크 적어…서포트 역할 제격"
국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열풍을 일으킨 엔씨부터 글로벌 소셜카지노와 FPS(1인칭 슈팅게임) 강자 더블유게임즈·크래프톤까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돌연 새 먹거리로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꼽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모바일 캐주얼 게임은 서구권에서 인기가 많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용이한 데다, 개발에 드는 시간·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실패에 따르는 리스크가 크지 않다. 주력 게임을 서포트하는 역할로 제격이라는 판단이 이런 현상을 야기했다는 평가다.

15일 글로벌 게임 엔진 기업 유니티가 발표한 '2026 게임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자의 과반(52%)이 '더 작고 관리에 용이한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개발하고 있는 게임 장르를 묻는 말에는 '캐주얼'이라고 답한 이들이 73%(중복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 세계 개발사 관계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로, 과거 수년 단위의 '대작' 프로젝트 트렌드가 수개월 단위의 '다작'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내 게임업계의 모바일 트렌드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동안 우리 게임업계는 흥행에만 성공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는 '대작' 프로젝트에 집중해왔다. 대표적인 건 MMORPG 장르다. 리니지를 앞세운 엔씨부터 ▲'오딘'의 카카오게임즈 ▲'미르'의 위메이드 ▲'라그나로크'의 그라비티까지 MMORPG가 인기인 한국·대만·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성공 신화를 써왔다.
그런데 개발에만 큰 비용과 긴 시간이 필요해 실패할 경우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매우 크고, 정작 매출 규모가 큰 서구권에서는 비인기 장르라는 점이 딜레마로 부각됐다. 이에 잘하던 장르의 대형 프로젝트는 유지하되, 상대적으로 개발이 쉽고 서구권에서도 통하는 캐주얼 게임 시장에 추가 진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게 된 것이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를 보면 이날 기준 미국의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 10개 가운데 캐주얼 장르는 6개나 된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건 엔씨다. 엔씨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지난해부터 ▲리후후 ▲스프링컴즈 ▲무빙아이와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개발 스튜디오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독일의 리워드 기반 캐주얼 게임 플랫폼 운영사 '저스트플레이'(JustPlay GmbH) 지분 70%를 3016억원에 인수하면서 모바일 캐주얼 사업 '생태계'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는 평가다.
크래프톤은 최근 캐주얼 게임 전문 개발 자회사 올리브트리 게임즈를 설립했다. 배틀그라운드로 대표되는 FPS 장르를 넘어 캐주얼까지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자회사인 넵튠과 함께 500만달러(약 74억원) 규모 캐주얼 게임 공모전을 열어 퍼블리싱 역량도 강화해나간다.
글로벌 소셜카지노 강자 더블유게임즈는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모바일 캐주얼 시장을 점찍었다. 이를 위해 자회사인 튀르키예 캐주얼 게임 개발사 팍시게임즈(Paxie Games) 지분 13.33%를 추가 취득해 73.33%의 지분을 확보한다. 잔여 지분 역시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취득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게임 트렌드가 장시간 플레이보다 짧은 시간의 몰입을 선호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데 따른 변화"라면서 "특히 캐주얼 게임은 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적어 대작 프로젝트의 빈자리를 메워줄 지원군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덕 기자 Limjd8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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