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늘고 TK는 줄었다…엇갈린 고용, 청년이 ‘가장 아프다’

권영진 기자 2026. 4. 15. 16:5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북지방데이터청, ‘3월 대구·경북 고용동향’ 발표
취업자 수 대구 5천명·경북 1만7천명 감소
구조적 한계 심화…양질의 일자리 창출 시급
대구·경북 채용박람회 현장면접에 참여하기 위해 청년 구직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대구일보DB
AI 생성 이미지

"청년 수당이나 취업 관련 프로그램이 있는 건 알지만 실제 취업으로 이어진다는 느낌은 크지 않아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 수도권으로 올라가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취업준비생인 김민지(27·여)씨의 말이다.

졸업을 앞둔 박서연(26·여)씨도 "고향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기업의 복지 수준이나 임금 등 여러가지 근무 환경을 살펴보면 만족할 만한 기업이 없다"고 밝혔다.

앞선 사례에서 보듯 청년 일자리 부족은 단순한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달 대구와 경북지역의 고용지표가 동시에 악화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북의 경우 4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는 등 '고용 한파'가 지속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15일 동북지방데이터청의 '3월 대구·경북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지역 취업자 수는 121만6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천 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고용률(15세 이상)도 58.0%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실업자 수는 4만1천 명으로 1년 전보다 6천 명이 늘었고, 실업률도 3.3%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올랐다. 대구는 지난 2월 취업자 수가 늘어나면서 고용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한 달만에 다시 악화됐다.

같은 기간 경북의 고용지표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지난달 경북의 취업자 수는 144만8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7천 명이 줄었다. 이에 따라 고용률도 63.4%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실업자 수는 4만7천 명으로 1년 전보다 7천 명이 늘었고, 실업률도 3.2%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올랐다. 특히 경북의 경우 4개월 연속 취업자 수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조·건설업 등 고용 부진 지속...갈 곳 잃은 청년들

지난달 전국 취업자 수가 2개월 연속 20만 명대 증가세를 이어가며 고용률이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건설·제조업 고용 한파가 계속되고 청년층 취업자가 41개월 연속 줄어드는 등 고용의 질적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이날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취업자 수는 2천879만5천 명으로 1년 전보다 20만6천 명(0.7%) 늘었다. 2월(23만4천 명)에 이어 두 달 연속 20만 명대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고용률도 62.7%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제조·건설업 등 주력 산업 고용 부진이 이어지면서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는 14만7천 명 감소해 41개월 연속 줄었고, 고용률도 43.6%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대구와 경북지역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 보면 대구는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은 2만8천 명(5.5%) 늘었지만, 건설업 1만6천 명(-16.5%), 제조업 1만1천 명(-4.5%), 도소매·숙박음식점업 4천 명(-1.9%), 전기·운수·통신·금융업 3천 명(-2.3%) 줄었다. 제조·건설업 등 고용 부진이 지속되면서 대구의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는 12만1천 명으로 1년 전(13만7천 명)보다 11.7%(-1만6천 명) 감소했다.

경북의 산업 구조 변화는 더욱 뚜렷했다. 제조업은 2만 명(7.9%) 증가했지만 농림어업이 3만2천 명(-12.0%) 감소하며 전체 고용을 끌어내렸다. 건설업도 6천 명(-6.8%) 줄었고,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역시 1만1천 명(-2.2%) 감소했다. 중동 전쟁의 영향에도 제조업 분야 취업자 수 증가로 경북의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는 14만5천 명으로 1년 전(13만9천 명)보다 6천 명(4.3%) 늘었다. 하지만 30~40대(49만3천 명), 50~60대(81만 명)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미쳤다.

◆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 창출 필요성

대구·경북 지역 청년 고용정책이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청년들의 체감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장려금과 정착 지원책이 잇따르고 있으나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정부와 지자체는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지역 정착 지원금, 일경험 사업 등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기업이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경우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고용 문턱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대구시 역시 '청년 탄탄대로' 정책을 통해 취업부터 주거, 복지까지 연계 지원에 나섰으며, 경북도는 청년 정착 장려금과 지역형 일자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는 다르다.

전문가들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 원인을 '산업 구조'로 꼽았다. 대구·경북 지역은 여전히 자동차부품, 섬유 등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청년층이 선호하는 직무와 괴리가 크다는 것이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원하는 복지, 임금 등 워라벨이 높은 기업들이 부재하다보니 청년층의 취업자 수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산업 현장에서 연봉, 근무 환경, 복지 수준 향상 등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 취업 문제를 하나의 국가적 과제로 생각하고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정부의 취업 관련 정책이 일시적으로 진행되어서는 안되고,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야 된다"고 말했다.

권영진 기자 b0127kyj@idaegu.com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