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감독으로 14년 위성우 “내게 진짜 수고했다 말해주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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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홀가분한 마음도 있어요."
무려 14년 동안 여자프로농구(WKBL) 아산 우리은행을 이끈 위성우 감독이 15일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감독 위성우'의 역사가 담긴 감독방을 정리하면서 '본의 아니게' 14년 전을 곱씹는 시간도 갖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도 모르고 살아온 '감독 위성우'에게 '인간 위성우'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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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데뷔 때 기억 남아…“당분간 가족과 쉴 예정”

“아무렇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홀가분한 마음도 있어요.”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밝았다. 무려 14년 동안 여자프로농구(WKBL) 아산 우리은행을 이끈 위성우 감독이 15일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그는 “1년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지만, 막상 다가온 ‘그날’에 덤덤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는 15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감독)방을 정리하는데 한 열흘은 걸릴 것 같다”며 웃었다.
‘위성우의 감독 인생’은 오직 우리은행과 함께였다. 위 감독은 2005년 신한은행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2012년 우리은행 지휘봉을 잡고 감독 데뷔했다. 4연속 리그 최하위였던 팀을 부임 첫해(2012~2013시즌)를 시작으로 6시즌 연속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챔프전 우승만 8차례 했다.
하지만 왕좌에 있는 내내 그는 자신이 떠나야 할 때를 찾고 있었던 듯했다. “우리은행에 제 색깔을 너무 오래 입혀왔어요. 2년 전부터 팀 기량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제가 다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겠다는 것도요. 전주원 감독 체제에서 옛날같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은행은 후임 사령탑에 위 감독을 줄곧 보좌한 전주원 코치를 낙점했다. 위 감독은 “‘너도 감독해야지’라고 말해왔었는데, 이제야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며 미안한 듯 웃었다.

‘감독 위성우’의 역사가 담긴 감독방을 정리하면서 ‘본의 아니게’ 14년 전을 곱씹는 시간도 갖고 있다. “코치 때부터 쓰던 농구일지가 있더라고요.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시즌 때 입었던 양복 10여벌이 걸려 있는데, 그 중에 우승할 때 자주 입었던 두 벌은 가져갈까 하고요.(웃음)”
많은 일들 중에서 그는 “감독 데뷔 때와 (2014년)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잘해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데뷔 때는 한달 전부터 긴장되어 잠을 못 잤어요. 아시안게임 때는 금메달을 못 따면 안되는 분위기여서 스트레스를 받았고요.(웃음)” 내 인생의 찬란했던 시기보다 역경을 이겨낸 순간이 더 기억에 남은 그는 마지막까지도 타고난 승부사였다.
21년 선수생활까지 합하면 농구에 30여년을 바쳤다. 55살. 어느덧 중년의 남자가 되어 코트밖에 나서게 됐다. 정년퇴임 뒤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또래’들처럼 그도 새 세상이 기대되면서도 “무섭고 두렵다”고 했다. “그동안 못해본 게 많잖아요. 소소하게 하고 싶은 것을 적어봤는데, 뭘 해야 할지 아직 모르겠더라고요.(웃음) 우선은 가족들과 좀 쉬려고요.”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도 모르고 살아온 ‘감독 위성우’에게 ‘인간 위성우’는 이렇게 말했다. “수고했다. 진~짜 수고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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