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대구시장 선거 승부처 ‘김부겸 바람’…이달 말 대진표 확정부터가 ‘진짜’

이상훈 기자 2026. 4. 15. 16:1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예비후보

대구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던 대구에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행보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장 선거의 승부처는 결국 '정당'이 아니라 '약속'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약속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여야 대진표가 확정되는 이달 말 이후, 이른바 '김부겸 바람'의 실체도 그 지점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김부겸 바람'의 본질 : 정당을 넘어선 '대구 발전론'

김부겸 후보를 축으로 한 민주당의 대구시장 선거 전략은 분명하다. 단순한 보수정당 심판 프레임이 아니라, '대구 발전론'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중앙당 차원에서도 전폭 지원을 약속하며 대구·경북(TK) 교두보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바람은 분위기로 시작하지만, 투표는 계산으로 끝난다"는 말이 나온다. 결국, 김부겸 바람의 핵심은 감성보다 구체성이다. 최근 대구 민심의 흐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인물'과 '발전'으로 정리된다.

김 후보가 일으키는 바람의 핵심 동력은 단순히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에만 있지 않다. 오히려 정당에 관계없이 "이제는 대구가 변해야 한다"는 절박한 민심이 김 후보라는 '그릇'에 담기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구시민들은 오랜 기간 특정 정당의 일당 독점 체제를 유지해 왔으나, 그 결과로 돌아온 것은 '낙후된 지역경제'와 '인구 유출'이라는 성적표였다.

김 후보는 이 지점을 파고들고 있다. 중앙정부와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정치인, 그리고 대구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인물론을 내세우며 보수층의 균열을 만들어내고 있다.

◆승부의 핵심 : 대구 발전 '4대 현안'에 대한 해법

김 후보의 승부처는 결국 '대구 발전에 대한 약속'과 그 실천 가능성에 달려 있다. 민주당 차원에서도 김 후보를 위해 전폭적인 예산 및 정책 지원을 약속하며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대구 민심이 요동치는 구체적인 현안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TK통합공항 건설과 연계 인프라다. 대구의 백년대계로 불리는 TK통합공항 건설사업은 단순한 공항 이전을 넘어선다. 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경제권 형성과 광역교통망 확충은 물류·산업·도시 구조를 바꾸는 프로젝트다.

김 후보는 국가 재정사업 전환과 민자유치 병행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국비 확보를 위해 중앙정부와의 협력 채널을 적극 가동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공항 건설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공공자금관리기금 융자'를 언급하면서 민주당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국무총리 출신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활용하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다만, 재원 구조가 복잡한 만큼 실질적인 착공과 완공 시점에 대한 신뢰성 확보가 관건이다.

둘째는 TK 행정통합의 방향성이다. TK 행정통합 역시 주요 승부처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통합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확보라는 명분이 있지만, 지역 간 이해관계 조정이 최대 난제로 꼽힌다.

김 후보는 단계적 통합과 주민 동의 절차를 병행하는 '현실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재정 통합에 따른 인센티브 확보와 특별법 제정을 통해 중앙정부 지원을 끌어내겠다는 구상도 포함돼 있다.

셋째는 먹는 물 문제, 취수원 다변화의 해법이다. 30년 가까이 표류해 온 취수원 다변화(안전한 물 확보) 문제에 대해서도 김 후보는 '정치적 해결사'를 자처한다. 구미시와의 갈등을 지자체 간의 싸움이 아닌, 중앙정부가 개입하는 '국책사업'의 틀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취수원의 영향을 받는 구미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를 국무조정실이 직접 보증하게 함으로써 합의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환경부의 '수계관리기금'을 활용한 상생기금 마련 등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도 이미 여당 지도부와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넷째는 공공기관 이전과 신산업 유치다. 지역경제의 숨통을 틔울 공공기관 및 기업 유치 또한 핵심 승부처다. 김 후보는 IBK기업은행과 같은 대형 금융 공공기관과 미래에너지 관련 기관을 대구로 이전해 '혁신도시 시즌2'를 완성하겠다는 포부다.

단순한 기관 이전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들이 함께 내려오는 클러스터 조성에 국비를 집중 투입해 청년 일자리 1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는 "야당 대구시장 체제에서는 정부와의 소통 부재로 대형기관 유치가 쉽지 않다"는 프레임으로 이어지며 대구의 보수적 정서를 파고들고 있다.

◆이달 말 대진표 확정, '진검승부' 시작

'김부겸 바람'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지, 아니면 대구 정치사를 새로 쓸 거대한 해일이 될지는 이달 말 여야의 대진표가 확정된 이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결정되면 보수 지지층은 결집을 시도하겠으나, 김 후보의 확장성이 어디까지 미칠지가 관건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대진표 확정 직후 1~2주간의 여론 추이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소외된 민심이 김 후보에게로 흐를지, 혹은 '정권 심판' 대 '지역 발전'의 프레임 중 어느 것이 대구를 지배할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김 후보가 보여주는 가능성은 대구가 더 이상 '무조건적인 국민의힘 지지'의 땅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은 김 후보에게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으며, 대구 발전 민심이라는 실용주의적 투표 성향은 김 후보의 가장 든든한 뒷배가 되고 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