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이란 파견 특사에 “호르무즈 문제 진전 있기 전까지 나올 생각 말라”

정희완 기자 2026. 4. 1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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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에 미국 및 걸프국에도 선박 정보 전달”
“선박 안전과 빠져나올 수 있도록 협조 요청”
“2차 협상 시작 보고 들어…예측은 어렵다”
이 대통령 이스라엘 메시지 “잘 마무리됐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조현 외교부 장관은 15일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인 한국 선박 26척의 정보를 이란과 미국 등 여러 국가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란에 파견 중인 장관 특사에게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에 진척이 있을 때까지 머물 것을 지시했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국 선박 정보 제공 여부와 관련한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란 측에만 제공한 게 아니다”라며 “선박 안전을 위해 인근 GCC(걸프협력회의) 국가 모두와 미국에 제공했다”라고 말했다. GCC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이다.

조 장관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라는 약간의 윈도(창문)가 열릴 때 이걸 활용하기 위해서 선박 정보를 이란과 GCC에 제공하고 어떻게든 빨리 빼내 오도록 노력해왔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미국과 선박 26척 정보를 공유했을 뿐 아니라 빠져나올 때도 긴밀하게 정보 소통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만약 우리가 이란에 대가를 지불하고 선박을 빼낸다면 미국의 해협 역봉쇄 논리와 충돌하는 거 아닌가’라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현재는 이란에 대가를 지불하고 미국 측에 반하는 (행동을 할) 계획도 없다”라고 했다.

정부는 미국과 이란이 지난 7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2주간 휴전에 합의한 뒤, 앞으로 한국 선박이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선박 정보를 이란과 미국, GCC 등에 제공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완전하고 즉각적인 개방’을, 이란은 ‘사전 조율’을 주장하는 등 해협 개방을 두고 양측 입장이 엇갈렸다. 이에 따라 정부는 향후 한국 선박이 해협을 통과할 수 있게 됐을 때, 공격을 받거나 분쟁 상황에 연루되지 않도록 관련 국가들 모두에 선박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관측된다.

정병하 외교장관 특사가 지난 주말부터 이란에 체류하면서 고위급 인사들을 접촉해 해협 통항 문제 등을 협의하고 있다. 조 장관은 정 특사의 구체적인 활동을 묻는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란이라는 상대방이 있어서 다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라며 “다만 어제 특사와 통화에서 ‘안정적인 상황이 되기 전까지는 조금 (더) 남아 있으라’는 어려운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정 특사와 이란 측의 해협 통항 관련 진척을 묻는 이용선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매우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라며 “어젯밤에 저와 특사와 통화할 때, 제가 문제에 큰 진전이 있기 전에는 나올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는 한국 선박 통항 문제가 어느 정도 풀릴 때까지 정 특사를 이란에 체류시키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한 이후 1차 종전 협상이 결렬됐으나 최근 2차 협상 진행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상황이 유동적인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곧 2차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보고를 재외공관망으로부터 듣고 있다”라며 “다만 협상의 성공 예측 여부를 지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 문제는 “잘 마무리가 됐다”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스라엘과 긴밀히 소통했다”라며 “이스라엘도 이해하고 더는 그 어떤 후속 입장이 나온 게 없다”라고 말했다. 박인호 주이스라엘 한국대사는 한 행사에서 만난 이스라엘 외교부 고위 인사로부터 “한국 측 설명에 감사드린다”는 말을 들었다고 조 장관은 전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이스라엘 관련 메시지가 “명분과 실리를 갖춘 조치”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익 손상”이라며 비판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대망신”이라며 “대통령께 ‘외교는 대단히 민감한 문제이므로 SNS에 무지성으로 쓰면 안 된다’고 충언하라”라고 했다. 이에 조 장관은 “망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저와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의원님 말씀을 접수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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