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구원 “중국발 미세먼지 공동연구 플랫폼 필요”
1~3월 집중… 서해 도서 ‘국외 유입’ 영향 뚜렷
내몽골·허베이 등 북서풍 타고 고농도 유입 확인
‘외교 금기’였던 미세먼지, 한중 협력 국면 전환
공동 연구 플랫폼·도시 협의체 구축 필요성 제기

인천 서해 청정 섬 지역부터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고 있는 ‘중국발 미세먼지’ 관련 한중 외교 문제가 ‘금기’에서 ‘협력’으로 방향성이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 간 공동 연구 플랫폼과 한중 도시 간 실무협의체 구축 등 구체적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 인천연구원에서 나왔다.
15일 인천연구원이 공개한 기획연구과제 ‘인천 도서지역 국외 초미세먼지 유입 특성 조사’ 결과 보고서는 2018~2024년 옹진군 백령도, 연평도, 울도 등 국가배경농도측정망과 백령도 대기환경연구소 자료를 활용해 섬 지역 초미세먼지(PM2.5) 발생 특성과 국외 유입 경로 등을 분석했다. 이들 섬은 대기오염원이 거의 없어 국외 영향을 측정하는 ‘국가배경지역’이다.
인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섬 지역 고농도 초미세먼지는 주로 1~3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2023년 1월에는 백령도와 울도에서 각각 260㎍/㎥ 이상의 매우 높은 농도의 초미세먼지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준 76㎍/㎥ 이상이면 ‘매우 나쁨’이다.
인천연구원 연구진은 특히 3개 섬에서 100 ㎍/㎥를 초과하는 고농도 초미세먼지 대부분은 북서풍을 따라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내 배출보다 국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대기오염물질이 어디서 유입됐는지 추적하는 ‘역궤적 모델’과 중국 대기질 자료 등을 통해 분석한 초미세먼지 진원지는 중국 내몽골, 허베이, 산둥, 랴오닝 등이다.
인천은 중국발 미세먼지의 직접피해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외교 문제’로 다뤄져 한중 간 금기시된 주제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미세먼지의 책임론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지난 1월 초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미세먼지와 관련한 한중 간 기류가 달라졌다. 이 대통령은 방중 당시 천지닝 상하이 당서기와 만난 자리에서 “봄철만 되면 미세먼지 때문에 엄청나게 고생하고 정치적 문제로까지 비화되곤 했는데, 언젠가부터 미세먼지 문제가 많이 완화되거나 거의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이 발언은 중국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 성과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협력을 이끌어낸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실제로 기후부와 중국 생태환경부는 이 대통령 방중 일정 중 베이징에서 ‘한중 환경 및 기후 협력 양해각서(개정안)’를 체결하고 환경·기후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천연구원도 이번 연구 보고서를 통해 대기오염 해결을 위한 한중 공동 연구 모델 플랫폼 구축, 인천과 인접한 중국 도시와의 실무협의체 구성 등 구체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인천연구원 박현영 부연구위원은 “그동안 한·중·일 등 국가 간 공동 연구를 진행할 때 사용하는 모델이 각각 다르다 보니 측정값은 동일해도 결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며 “통일성이 있고 지속 가능한 공동 연구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경호 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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