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3잔 횡령’ 빽다방 알바생, 점주 고소했다

이태준·이강산 기자 2026. 4. 15. 16: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알바생 측, 공갈 혐의로 점주 고소 진행
“합의 안 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입금”
점주 “폭언하고 상처 준 것에 대해 사과”

(시사저널=이태준·이강산 기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건물에 위치한 커피 전문점들의 모습 ⓒ연합뉴스

퇴근 후 남은 음료를 무단으로 취식했다는 이유로 20대 아르바이트생 임아무개씨에게 합의금 550만원을 받아낸 충북 청주시 빽다방 점주 최아무개씨.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에 착수했고, 최씨도 합의금 전액을 임씨에게 돌려보낸 가운데 임씨가 최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임씨 측은 최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했고 지난 1일 청주지검이 해당 혐의에 대해 보완수사를 지시함에 따라 청주 청원경찰서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점주, 알바생에 '급여 초과 지급됐다'며 50만원 반환 요구

임씨 측 설명에 따르면, 최씨는 임씨가 실제 일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기록해 임금이 초과 지급됐다고 주장하며 50만원을 내놓으라고 임씨에게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최씨는 과지급분에 대한 정확한 계산이나 설명 없이 50만원이라는 금액을 요구해 임씨로부터 합의금 500만원과 함께 총 550만원을 받아냈다.

이를 두고 임씨 측은 최씨가 50만원 반환을 요구하는 과정이 공갈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고소를 진행했다. 해당 과지급분에 대해서는 근로감독을 진행 중인 고용노동부 청주지청 등이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 측은 합의금 반환에 대해 '사과 없이 이뤄진 일방적 입금'이라며 고소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임씨 측 법률대리인인 윤민선 법무법인 새별 변호사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점주 최씨가 반환한) 돈은 변호인 선임 전에 일방적으로 보낸 것"이라며 "전혀 합의된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최씨가 임씨에게 직접 연락한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주 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기획수사 결론도 사건 향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노동청은 임금 체납, 휴게시간 미부여, 근로계약서 및 급여명세서 미교부 등을 비롯하여 수십 개의 추가 혐의까지 조사범위를 확대해 살펴보고 있다. 근로 조건이 변경됐음에도 계약서를 재작성하지 않은 점 역시 이번 특별기획수사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임씨 측 대리인 이지환 노무법인 피플HR 노무사는 "노동청 감독관이 기획감독을 하는 와중에도 점주 최씨의 문자와 전화가 계속 왔다. 감독관이 '조사 중이니 전화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했을 정도"라고 했다.

이어 이 노무사는 "임금 체불과 근로계약서 재작성 및 기타 근로기준법 강행규정 위반사항에 관하여 추가적인 형사처벌까지 원하지 않겠다는 판단은 임씨와 충분히 소통한 뒤 내릴 예정"이라면서도 "현 단계에선 점주 최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청주 빽다방 카페 점주 최씨가 아르바이트생 임씨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받은 550만원을 돌려줬다. ⓒ사진 유튜브 《저널리스트》 갈무리

더본코리아, '영업정지' 조치 진행 예고

현재 점주 최씨는 550만원 전액을 돌려주고 임씨에게 사과 의사를 밝힌 상태다. 그러나 임씨가 전화 통화에 응하지 않자, 최씨는 문자 메시지를 남겨 사과의 뜻을 전했다.

최씨는 해당 메시지에서 임씨에게 "폭언을 하고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나 또한 언론사에게 시달린 만큼 (임씨가) 시달린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며 "더 이상 언론에 보도가 나가지 않았으면 한다. 나의 잘못된 언행으로 전국 점주님께 더 이상 피해가 되지 않도록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임씨가 청주의 빽다방 두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발생했다. 임씨는 최씨가 운영하는 지점에서 약 5개월간 근무하면서 총 35만원어치의 음료를 무단 취식했다는 이유로 최씨가 주장한 급여 과지급분 50만원을 합해 합의금 550만원을 물어줬다. 이는 임씨가 5개월간 받은 총급여 약 298만원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후 임씨는 최씨와 친분이 있는 다른 지점 점주 A씨로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음료 3잔(1만2800원 상당)을 무단 제조해 가져갔다는 이유로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 같은 사실이 지난달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A씨 측은 결국 고소 취하서를 제출하고 사과 의사를 표했다. 다만 업무상횡령죄는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죄)에 해당하지 않아 경찰 수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빽다방을 운영하는 가맹본사인 더본코리아는 가맹점주 대상 공지를 통해 해당 매장 2곳에 대해 가맹 계약에 근거한 영업정지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20대 사회 초년생인 청년 아르바이트생이 겪어왔을 부담감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사회 초년생은 우리 사회가 함께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며 청년층이 주로 근무하는 베이커리 카페에 대한 관리·감독을 지시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