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1위안짜리 '가짜 부자 사진' 시장 급성장…SNS 허세 소비 산업화

이동건 2026. 4. 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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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고급차·요트 배경 연출 이미지 판매 확산…법조계 "초상권·저작권 침해 우려"
기사 내용을 토대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중국에서 단돈 1위안으로 '고급 라이프스타일' 사진을 구매, 부유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온라인 시장이 형성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는 여행지 풍경, 고급 식사, 골프, 스키 등 이른바 상류층의 삶을 연상시키는 사진들이 상품처럼 유통되고 있다. 구매자들은 이를 SNS 게시물에 활용해 자신을 부유하거나 성공한 인물처럼 보이도록 꾸미는 데 사용하고 있다.

사진의 가격은 보통 1위안(약 216원)에서 8위안(약 1,700원) 수준이다. 판매자들은 이를 SNS용 기성 콘텐츠나 맞춤형 온라인 페르소나 구축용 자료라고 홍보하며, 구매한 사진은 대체로 클라우드 저장소 링크 형태로 전달된다.

일부 판매 게시물은 0.1위안(약 21원)에 여행과 일상을 담은 고화질 실생활 사진 7000여장을 제공한다고 광고하기도 한다. 저렴한 가격에 대량 이미지를 확보해 누구나 손쉽게 '가짜 부자'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단순 사진 판매를 넘어 이른바 '프로필 맞춤 설정’이라는 프리미엄 서비스도 등장했다. 이는 일상 사진과 연출된 여행·비즈니스 사진을 조합해 고객이 부유하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판매자들은 이를 통해 데이트, 인맥 형성, 사업 기회 등에서 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실제로 한 인기 판매자는 3999위안(약 86만 5,100원) 상당의 '고급 인플루언서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이 패키지에는 서핑, 요트, 헬리콥터, 고급 차량, 승마, 수중 레스토랑, 수영장 등을 배경으로 한 연출 사진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자는 "이런 장소들은 촬영 비용이 매우 비싸다"며 "이 가격에는 이틀간의 촬영 비용이 포함돼 있고, 보통 6~8명이 1인당 3999위안을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고객은 여성에게 좋은 인상을 주거나 비즈니스 목적을 위해 이런 사진을 촬영한다"며 "소셜미디어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판매자는 고객들에게 사진 게시 방식과 온라인상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까지 함께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이미지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온라인 정체성 자체를 설계해주는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법조계는 이 같은 관행이 초상권과 저작권, 사생활 침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 웨청 법률사무소의 웨선산 부소장은 국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상인들이 타인의 사진을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사진 속 인물의 초상권은 물론 사진 저작권자 권리까지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웨 부소장은 "타인의 얼굴이 담긴 사진을 판매하는 것은 초상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사진 작품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기 때문에 허가 없이 복제·배포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되는 사진이나 정보에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다면 사생활 침해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면서 "사안이 심각할 경우 행정처분이나 형사처벌이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여론은 엇갈렸다. 한 누리꾼은 "정말 부유한 사람들은 자신이 부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꺼린다"며 "수상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만 과시에 집착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은 "정작 생각해봐야 할 것은 왜 부를 과시하려는 욕망이 이토록 강한가 하는 점"이라며 "고급스러운 생활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 이성의 관심을 끄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이런 시장이 생겨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짜 부자를 비난하는 현상 자체가 결국 사람들 역시 진짜 부를 동경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