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부실, 롯데카드로 옮겨붙었나…커지는 MBK 책임론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롯데카드가 홈플러스 관련 채권 793억원을 사실상 손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자산으로 보고 '추정손실'로 회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장에서는 홈플러스의 부실이 롯데카드로 이전된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대주주 MBK의 책임론도 커지는 모습이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해 말 홈플러스 관련 채권 전액을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추정손실'로 분류했다. 대상은 홈
플러스가 납품업체 대금을 결제하는 과정에서 활용한 기업구매전용카드와 법인카드 거래에서 발생한 채권으로, 규모는 총 793억원이다.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5/inews24/20260415154041054ngog.jpg)
기업구매전용카드는 기업이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할 외상대금을 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사가 이를 먼저 지급한 뒤 일정 기간 후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카드사가 해당 기업의 신용위험을 직접 떠안는 방식이어서, 시장에서는 일반 카드채권보다 리스크가 높은 거래로 본다.
업계가 홈플러스 회생 신청 이전까지 롯데카드의 관련 거래 규모가 급증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홈플러스 구매전용카드 거래액은 지난 2022년 759억원에서 2024년 7953억원으로 2년 만에, 10배 넘게 늘었다.
이 가운데 일부 채권은 롯데카드가 직접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구매전용카드 거래는 매출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겨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분산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롯데카드가 일부를 직접 떠안으면서 홈플러스 관련 리스크가 카드사에 더 집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MBK는 대주주인 롯데카드를 통해 홈플러스의 구매전용카드 거래를 늘리면서 한쪽에서는 거래 규모를 키우고, 다른 한쪽에서는 유동성 숨통을 틔우는 효과를 얻었지으나 결국 홈플러스의 부실이 롯데카드 재무에 부담으로 되돌아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이에 대해 롯데카드 측은 회계상 손실 가능성을 선제 반영한 것일 뿐 실제 회수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일각에서도 조사보고서상 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높은 만큼 실제 회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여러 차례 연장했고, 최근 공개입찰에서도 인수 희망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여부도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신용평가업계에서는 회생 지연과 연체 장기화가 롯데카드 건전성에 지속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카드의 실적 역시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798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8개 전업카드사 당기순이익 합계 감소폭이 8.9%였던 점과 비교하면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롯데카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총자산순이익률(ROA)가 지난 2023년 2.08%에서 2025년 0.56%로 급락하는 등 수익성 지표도 떨어졌다. 여기에 홈플러스 관련 손실 부담과 함께 대규모 정보유출 사고에 따른 제재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기업가치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최근 롯데카드에 대해 4.5개월 영업정지와 약 50억원 과징금을 포함한 중징계안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가 확정될 경우 신규 회원 모집 제한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시장에서는 단순한 개별 기업 리스크를 넘어 지배구조 문제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 모두 MBK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만큼, 양사 거래 관계에서 MBK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핵심 쟁점이라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사모펀드 체제 아래 포트폴리오 기업 간 이해충돌 가능성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카드가 홈플러스를 포함한 MBK 포트폴리오 기업들에 지난 5년간 약 1400억원 규모의 신용공여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계열 금융사를 통한 내부 자금 순환 통로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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