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별 차등가격제 보완 필요성 제기… 낙농 현장 부담 커져

구본규 2026. 4. 1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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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낙농업계가 '용도별 차등가격제' 운영 방식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도입 취지와 달리 생산 현장에서는 오히려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국산 우유 자급률 하락과 생산 기반 약화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FTA 체제 이후 수입 물량이 크게 늘어난 반면 국산 우유 자급률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제도마저 생산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국내 낙농 기반 전반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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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제공


국내 낙농업계가 ‘용도별 차등가격제’ 운영 방식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도입 취지와 달리 생산 현장에서는 오히려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국산 우유 자급률 하락과 생산 기반 약화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해당 제도가 국산 원유 활용 확대와 자급률 제고, 농가 소득 안정을 목표로 도입됐으나, 운영 과정에서 일부 전제가 충분히 이행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낙농 환경은 수입 유제품 증가와 국내 생산 기반 위축이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다. FTA 체제 이후 수입 물량이 크게 늘어난 반면 국산 우유 자급률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제도마저 생산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국내 낙농 기반 전반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의 핵심은 제도 설계 당시 제시된 조건과 실제 운영 간의 괴리다. 가공용 원유 물량 확대를 위한 예산 증액, 집유주체 총량제 도입, 유업체의 제도 이행 등이 전제 조건으로 제시됐지만 이들 요소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현장에서는11.5% 수준의 쿼터 삭감과 소득 감소가 발생했다. 이는 낙농가들의 경영 악화로 직결되고 있다.

비용 측면의 압박도 더해지고 있다. 사료비와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생산비가 크게 늘었지만 원유 가격 반영 수준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생산비 증가액은 ℓ당 175원 수준인 반면 원유 가격에는 이 중 약88원만 반영됐다. 50두 미만 소규모 농가의 경우 생산비 증가액이 ℓ당 232원에 달하지만 이 중 약 38%만 보전된 것으로 분석됐다. 협회는“물량 감축과 가격 억제가 병행되는 현 구조는 농가 생산비 부담을 가중시켜 실질 소득을 급격히 악화시키는 불합리한 구조”라고 강조했다.

경영 악화는 심각한 금융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4년 기준 젖소 두당 차입자본액은 2021년 대비 36.6% 늘었고 차입금 이자는 66.1% 급증했다. 최근 5년간(2021~2025년) 전국 낙농가의 12.2%가 폐업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협회는 이를 단순한 경영 문제를 넘어 국산 우유 자급률 하락과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규정했다.

가격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국내 우유 유통마진율은 35% 수준으로 일본(17%)의 2배, 미국(9%)의 약 4배에 달한다. 특히 일본은 원유가격이 우리나라보다 높음에도 낮은 유통마진을 통해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우리보다 낮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통 단계의 비용 구조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기됐다.

수요 측면에서도 구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제과·제빵 및 외식업계에서 수입 유제품 사용이 확대되면서 국산 원유 활용 비중이 제한적인 상황으로, 이는 제도 도입 취지인 국산 원유 소비 확대와는 다른 흐름이다.

협회는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보완책을 정부에 요구했다. △가공용 원유 물량 확대를 위한 예산 확보 및 농가 소득 안전망 구축 △유업체 제도 이행 관리체계 정비 △고령·소규모 농가 대상 폐업 보상 등 출구전략 마련 △우유 유통마진의 선진국 수준 개선 등이 핵심 요구 사항이다.

협회는 “낙농 생산 기반 유지라는 공익적 목적을 고려할 때 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이 중요하다”며 “생산 기반 약화가 이어질 경우 자급률 하락을 넘어 식량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본규 기자 qhswls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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