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미분양 적체 속 통계는 여전히 깜깜이
분양단지 중 62%가 '미분양 통계 미공개 요청'
수요자만 정보 비대칭…"신뢰 위해 공개돼야"

대전지역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아파트 단지별 미분양 통계가 일부 공개되지 않으면서 수요자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사가 '영업 기밀'을 이유로 정보를 밝히지 않아 분양단지 절반 이상의 미분양 규모가 파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법적 의무는 없지만 시장 신뢰와 수요자 알 권리를 위해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대전 미분양 아파트는 1752호로 전월 대비 13.1%(204호) 늘었다. 광역시 6곳 중 미분양 주택이 증가한 곳은 대전이 유일했다. 규모도 울산(1402호), 광주(1319호) 보다 많았다. 이중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458호에 달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는 상황 속, 수요자들이 유일하게 참고할 수 있는 미분양 통계가 부실해 혼란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전시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말 기준 미분양 통계 자료를 보면, 총 32개 단지의 62%인 20개 단지의 미분양 규모가 건설사 요청으로 인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서구 둔산더샵엘리프와 유성구 도안신도시 소재 다수의 신축 아파트 등의 미분양 규모도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현재 미분양 통계는 전적으로 건설사·시행사의 자발적 신고에 의존하고 있다. 관련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시행사에 정보공개를 강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수요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분양 규모를 정확히 알지 못해 단지별 수요와 공급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가격이나 입지 판단 왜곡으로 이어져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을 키우기 때문이다.
중구 주민 송 모(40) 씨는 "통계 내용 절반 이상이 비공개라 '통계'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지경"이라며 "억 대의 돈을 가지고 집을 구매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런 통계는 오히려 잘못된 선택을 부추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업계는 미분양 정보가 '영업 기밀'에 해당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분양 수치가 드러나면 '실패 단지'라는 낙인이 찍혀 분양이 더 힘들어질 뿐 아니라 수분양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미분양 정보는 워낙 민감하기 때문에 공개하기 꺼려하는 분위기"라며 "입주할 때 되면 미분양 물량도 어느 정도 판매될 것이기 때문에 굳이 (미분양 정보를) 알리지 않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책 신뢰나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융합학과 교수는 "신뢰성이나 정책의 연속성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투명한 정보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보의 비대칭성을 예방하는 부분에서도 공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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