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미개인 취급” 통탄…1930년대 뉴욕 유학생들 ‘조선도서관’ 운동 펼쳤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는 사천여 년의 문화를 가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중화나 일본의 한 여류(餘流)로 인정되고 우리의 민족은 한 종 미개인의 대우를 받으며 학자들은 우리의 역사를 오전(誤傳)하고 정치가들은 우리의 문명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그를 매장하여 버리려 함이 상례이다."
컬럼비아대 소장 문서 등을 조사한 이혜은 숙명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최근 학술지 '서지학연구'에 실린 논문 '1930년대 미국 유학생 단체 在美朝鮮文化會(재미조선문화회)의 도서관 운동'에서 "오늘날 북미 한국학 연구의 중심 기관이 된 컬럼비아대 동아시아도서관 한국학도서관의 뿌리에 이 유학생들이 벌인 도서관 설립 운동이 있다"고 밝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31년 12월 미국 뉴욕에서 한인 유학생들이 중심이 돼 창립한 ‘재미조선문화회(The Korean Culture Society)’ 발기문의 일부다. 오늘날엔 한국 문화가 세계를 휩쓸지만, 한 세기 전만 해도 해외에서 조선인은 ‘미개인’으로 인식됐다. “조선은 세계 문명의 일대 동량이고 초석”임을 확신했던 유학생들은 얼마나 억울하고 통탄스러웠을까.
이 유학생들이 우리 역사와 문화를 알리기 위해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벌인 ‘조선도서관’ 설립 운동의 실상이 밝혀졌다. 컬럼비아대 소장 문서 등을 조사한 이혜은 숙명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최근 학술지 ‘서지학연구’에 실린 논문 ‘1930년대 미국 유학생 단체 在美朝鮮文化會(재미조선문화회)의 도서관 운동’에서 “오늘날 북미 한국학 연구의 중심 기관이 된 컬럼비아대 동아시아도서관 한국학도서관의 뿌리에 이 유학생들이 벌인 도서관 설립 운동이 있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재미조선문화회 활동의 중심이 된 건 뒷날 미군정청 공보처장을 지낸 이철원(1900~1979)이었다. 이 대학에서 공부 중이던 그는 총장에게 조선도서관의 설치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 임시 공간을 배정받았다.
문제는 장서였다. 대학 주요 도서관인 ‘세스 로 도서관’ 건물의 넓은 방을 차지하기 위해선 다양한 장서의 확보가 필수적이었다. 중국과 일본은 이미 정부가 기증한 장서가 적지 않았다. 중국은 1902년 ‘고금도서집성’ 5044권을, 일본은 1927년 5000권을 기증한 역사가 있었다. 하지만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조선 청년들은 발로 뛰는 수밖에 없었다. 재미조선문화회는 초기 300~1000책 규모의 도서를 수집해 기증한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는 이 책들을 궤짝에 담아 1933년 10월 컬럼비아대로 발송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련된 책들이 주류를 이뤄, 조선도서관의 목적에 맞는 장서가 수집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침내 1935년 1월 한국 컬렉션이 일본, 중국 컬렉션과 마찬가지로 이 대학 도서관에 별도의 방을 배정 받았다. 컬럼비아대는 북미에서 가장 이른 1934년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컬럼비아대 ‘조선도서관’은 근대 도서관의 역사와 한국학 발전의 중요한 축이 됐다”며 “미주 민족운동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후보는 피눈물 나는데, 장동혁 美서 화보찍나”…국힘 의원들 “억장 무너져”
- 강훈식 “나프타 연말까지 210만t 확보…원유 2.7억 배럴 도입”
- 신현송 한은총재 후보, 英국적 딸 ‘내국인’으로 강남 ‘불법 전입신고’
- “한달 내내 비온다” SNS서 ‘역대급 장마’ 확산에…기상청 “허위 정보”
- “퇴사한 김 대리가 출근했다?”…中 인간 복제 AI 논란
- 로봇개가 개 산책시키고…“신발 정리” 글 읽고 집안일 척척
- 다락방의 20년전 포켓몬 카드가 5000만원…결혼자금 됐다
- 폭스 앵커 “트럼프, 이란과의 전쟁 끝났다고 말했다”
- 강훈식 “하정우 출마, 본인이 정해야…대통령·당이 결정할 문제 아냐”
- 美재무 “中, 신뢰하기 어려운 파트너”…美中정상회담 차질 전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