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막는 비책? 원래 해야 할 일부터 잘 하라" [참사의 사슬➆]
대형사고 10년의 기록 7편
참사의 사슬 정책적 대안①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샌드위치 패널 위험성 크지만
2021년 이전 건물은 ‘법망 밖’
피해 최소화 할 방안 마련해야
대전 대덕산업단지 자동차 부품공장 화재로 샌드위치 패널의 위험성이 드러났다. 한두번이 아니다. 2021년 품질인정제도를 도입하기 전 시공한 '샌드위치 패널'에서 터진 사고는 차고 넘친다. '샌드위치 패널'이란 사고의 원흉이 '법망 밖'에 있다는 건데, 대책은 없을까. 이영주 경일대(소방방재학부) 교수에게 물었다. 視리즈 대형사고 10년의 기록, 정책적 대안 첫번째 편이다.
☞ 視리즈_대형사고 10년의 기록
1편_우린 참사를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2편_'샌드위치 패널' 불편한 사각지대
3편_관리 부실, 늑장 대응… 인재 똑같은 패턴
4편_빨리빨리, 눈 감은 감리… 모두 닮은꼴
5편_묵살, 은폐 … 대형화재 지독한 공식
6편_참사 12년… 관피아는 왜 사라지지 않았나
7편_"사고 막는 비책? 해야 할 일 잘 하라"
8편_법 자체가 '안전망'이어야 한다
![이영주 경일대 교수는 샌드위치 패널 화재를 막을 현실적인 해법은 예방과 관리라고 밝혔다.[사진|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5/thescoop1/20260415151310968jjao.jpg)
"가연성 단열재가 사용된 복합 패널(샌드위치 패널)이 문제가 된 건 사실이다. 과거에는 복합 패널에 스티로폼과 같이 잘 타는 재료를 사용해 화재가 발생하면 건물 전체로 불이 확산하는 위험한 상황이 반복됐다."
✚ 정부는 2021년 12월 품질인정제도를 도입해 안전관리를 강화했지만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그렇다. 샌드위치 패널의 안전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계속됐다. 화재 취약성이 알려지면서 2010년대 이후에는 난연難燃 성능을 지닌 패널을 사용했고, 2021년 이후엔 이것보다 더 강화된 준불연準不燃 이상의 성능을 갖추게 했다. 최근 지은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은 화재에 상당한 저항성을 갖고 있다. 쉽게 말해 20~30년 전에 지은 건축물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난연은 섭씨 700도에서 5분 정도 불이 붙지 않고, 준불연은 같은 온도에서 10분 정도 견딜 수 있는 성능을 말한다.
✚ 이 때문인지 품질인정제도를 도입하기 전에 만들어진 샌드위치 패널은 '법적·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래서 소급적용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사실 불가능한 얘기다."
✚ 왜 그런가.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정부가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새로 제정한 건축법을 위반했으니 벽을 전부 뜯고 다시 시공하라고 한다면 이를 수긍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도 같다. 당시에는 법에서 정한 기준을 다 지켜서 건축물을 지었는데 법이 바뀌었다고 갑자기 범법자가 되는 꼴이어서다."
✚ 하지만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은 보강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필요성은 충분하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단순히 돈의 문제만은 아니다. 물론 시설물을 보수할 때는 드는 비용도 적지 않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비용을 들여서 보수를 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샌드위치 패널은 공장이나 창고의 외벽재로 쓰인 경우가 많다. 이를 화재 저항성이 있는 좋은 재료로 교체하려면 건물의 외벽을 전부 다 바꿔야 한다. 이를 모두 교체하려면 사실상 건축물을 새로 짓는 게 낫다. 보수나 보강으로는 힘들다는 거다."
✚ 기존 샌드위치 패널 건물은 규제를 할 수 없다는 얘기인가.
"그렇지 않다. 하지만 규제를 소급적용해야 한다는 건 타당하지 않다는 얘기다. 당시의 법을 지키지 않았다면 얼마든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지만 왜 바뀐 규제를 소급적용하지 않느냐고 하는 건 사실상 무한책임을 지라는 의미다. 모든 건물을 현재 건축법에 맞게 계속 고쳐야 한다는 것과 같은 얘기다."
✚ 2023년 정부가 소규모 3종시설물의 안전기준을 강화했다. 그런데 당시에도 샌드위치 패널 건물은 관리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이는 안전과 소방안전을 다르게 보면서 발생한 일일 수 있다. 건물의 안전 기준은 인명 안전 측면에서 위험성이 높은 건물을 우선적으로 선정했을 것이다. 공장이나 창고 등은 시설의 특성상 인명 피해보다는 재산 피해가 더 큰 유형에 속한다. 이런 관점에서 공동주택과 같은 건축물을 3종시설물로 우선 지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
✚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을 3종시설물로 지정할 필요성은 충분해 보인다.
"그렇다. 샌드위치 패널 건물을 무조건 3종시설물로 지정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화재 위험성이 높은 공장이나 대전 '안전공업'처럼 불법으로 만든 공간이 있는 건축물은 관리해야 한다. 이제라도 관련 건축물을 조사해 관리의 영역으로 편입해야 한다."
✚ 샌드위치 패널 화재를 막을 방안은 무엇인가.
"하드웨어 측면과 소프트웨어 측면으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하드웨어는 말 그대로 건물 자체를 보강해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유인책이 필요하다. 샌드위치 패널 건물을 콘크리트 등 다른 구조물로 바꾸는 걸 지원해주는 정책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인명 피해라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화재를 예방하는 것이다. 불이 나지 않도록 관리 측면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더불어 화재 시 대피 계획을 세우고, 안전 교육과 화재 대피 훈련을 적극적으로 실시해 위험도를 낮춰야 한다."

"원래 해야 할 일들을 정확하게 하면 된다. 어떤 건축물이든 소방안전 관리자가 있어야 한다. 이들의 역할이 바로 소방시설 점검, 화재 예방, 안전 교육 등이다. 이런 역할을 정확하게 하면 화재 가능성과 피해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여기에 근로자가 50명 이상인 공장(화학·금속 등 고위험군 30명) 등은 작업 현장의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안전 관리자를 둬야 한다. 소방안전 관리자와 안전 관리자가 제 역할을 하면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의 안전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없는 제도를 새롭게 만드는 것도 아니다. 원래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하면 된다."
✚ 이런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 이를 보완할 필요는 있다. 연이어 터진 샌드위치 패널 화재 사건으로 안전 관리의 필요성이 충분히 높아졌다. 교차 점검과 같은 검증 방안을 확대해 부실한 점검이 나오지 않게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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