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세반 교사 대 아동비율 낮추면 끝?"... 지원금·구조 모두 ‘미완’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저출생 위기 속에서 한 아이를 온전히 키워내는 일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보육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보육교사 대 아동 비율' 정책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026년부터 본격 추진되고 있는 0세반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 정책(1:3→1:2)은 교사 1인당 담당 아동 수를 줄여 보육의 질을 높이고, 보육교사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영아반 인센티브와 신규 사업 간 지원 체계가 달라 현장의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데다, 인건비 지원 여부에 따른 어린이집 간 형평성 문제, 0세 이후 연령으로의 확대 계획 부재도 한계로 꼽힌다.
특히 아동 수를 기준으로 지원이 이뤄지는 구조 속에서, 아동 수가 줄어들수록 수입은 감소하는 반면 교사 확충에 따른 비용은 오히려 증가해,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구조적 한계로 인해 손실이 발생하는 점이 주요 과제로 지목된다.
이 같은 문제를 짚고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4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려 주목을 받았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주관으로,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과 조정훈·문정복·박수영·김준혁·서지영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임진숙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 정효정 한국영유아보육학회 명예회장, 양미선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등 학계와 현장 전문가들이 참석해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 "선언 아닌 실행... 정교한 재설계 필요"
발제를 맡은 양미선 선임연구위원은 '교사 대 아동 비율 정책, 개선인가 후퇴인가'라는 주제를 통해 현행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양 선임연구위원은 "교사 대 아동비율 개선 사업은 단순한 보육료 문제가 아니라 인건비 지원 구조와 연동된 복합적 정책"이라며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는 실효성 있는 추진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우선 영아반 유지 인센티브와 교사 대 아동비율 개선 지원사업이 각각 운영되면서 지원 기준이 달라지고, 이로 인해 현장 혼선과 어린이집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영아반 개설(유지) 인센티브 제도는 2026년부터 지원 대상이 0~2세반에서 1~2세반으로 축소되면서, 기존에 포함되던 0세반은 지원 범위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1·2세반 지원금은 약 10% 인상되지만, 0세반 운영에 대한 직접적인 인센티브는 사라지는 구조로 바뀐다.
다만 0세반에 대해서는 별도의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 지원사업'이 적용된다. 해당 사업은 인건비 지원 어린이집을 제외한 시설 중 0세반(0~1세 혼합반 포함)을 운영하면서 기관보육료 지원 요건을 충족하고, 교사 대 아동 비율을 1:2 이하로 유지하는 경우 0세 아동 1인당 월 47만 4000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두 제도는 지원 구조에서 차이를 보인다. 영아반 유지 인센티브는 반별 정원 대비 현원이 50% 이상일 때만 지원되는 반면,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 지원은 정원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1:2 기준을 유지하면 실제 보육일수에 따라 지원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일부 어린이집에는 비율 개선 지원이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2026년 제도 개편은 0세반 지원을 완전히 폐지했다기보다, 기존의 '정원 기반 인센티브'에서 '교사 배치 기준 중심 지원'으로 구조를 전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지원 방식이 이원화되면서 어린이집 유형이나 운영 방식에 따라 체감 지원 수준이 달라질 수 있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여지도 있다.
이에 양 선임연구위원은 "두 제도를 별도로 운영하기보다 하나의 체계로 통합해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사한 성격의 지원이 분절적으로 운영되면서 현장 혼선과 어린이집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기준을 단순화하고 재정 지원과 보육 질 개선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원금 수준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0세반 교사 대 아동비율을 1:3에서 1:2로 낮출 경우, 아동 수 감소에 따른 수입 감소와 교사 추가 배치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동시에 발생한다. 실제로 아동 3명을 기준으로 운영할 때는 일정 수준의 수입이 확보되지만, 2명으로 줄어드는 순간 수입과 지출이 거의 균형을 이루거나 소폭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로 나타난다.
양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이러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아동 1인당 월 47만 4000원의 지원금을 책정했지만, 이는 계산상 보전 수준에 가까울 뿐 실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까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인건비 지원 어린이집의 경우에도 한계는 여전하다. 인건비 지원이 '정원 내 재원 아동'을 기준으로 일부만 이뤄지는 구조인 만큼, 아동 수가 감소할수록 어린이집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여전히 남게 된다.
양 선임연구위원은 "보육업무의 교육부 이관 및 역대 정부의 국정과제 반영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사전 설계와 검증(모형 설계·시범사업) 없이 추진된 점은 정책 완성도를 저해하는 핵심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단순한 확대가 아닌 정교한 정책 재설계와 단계적 검증을 전제로 한 전면적 사업 개선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정부는 어린이집 운영 현실과 현장의 구조적 어려움에 대한 정확하고 심층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 현장 기반 데이터와 의견을 반영한 정책 결정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이 사업은 더 이상 선언적 과제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재정·인력·운영 구조를 통합적으로 고려한 실질적 개편을 즉각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법제화·재정 안정·전 연령 확대 로드맵 필요"
토론에서는 현장의 구체적인 개선 요구가 이어졌다.
최명숙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국공립분과위원장은 "교사 대 아동비율 개선을 법적 기준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시범사업 중심 구조를 종료해 본사업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육료 및 운영비 체계를 전면 재설계하고, 특별회계 도입 등 안정적인 재정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0세반을 시작으로 전 연령을 포괄하는 단계적 확대 로드맵 마련도 제안했다.
전영주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가정분과위원장은 교사 대 아동비율 개선이 단순한 숫자 조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운영비와 인건비 지원을 포함한 실효성 있는 재정 대책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양 선임연구위원의 발제 내용을 언급하며 교사 대 아동비율 개선으로 0세반 정원이 2명으로 줄어들면서 현재 아동 1인당 47만 4000원의 추가보육료가 지원되고 있으나, 실제 운영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추가보육료를 최소한 1명분 보육료와 기관보육료를 합한 127만 7000원 수준으로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우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장은 현행 기관보육료 구조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은 하나의 보육료 안에서 담임교사 인건비 원장 급여 조리사 급여, 기타 교직원 급여, 공공요금 급간식비 교재교구비 시설 개보수비까지 모두 감당하고 있다"며 "1:3에서 1:2로 줄어들면, 고정비(관리운영비, 인건비 등)는 그대로인데 전체 세입의 약 30% 이상이 증발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기관보육료는 본래 목적대로 담임교사 인건비 구조로 재설계되어야 하고, 추가보육료는 원장과 조리사의 급여를 보존하는 구조로 분리되어야 한다"며 "비율 개선으로 감소하는 1명분의 수입은 반드시 보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속도보다 지속 가능성"... 학부모·교사 한목소리
현장 목소리도 이어졌다.
조윤경 반포퍼스티지하늘어린이집 학부모는 "부모는 정책이 빨리 시작되는 것보다, 제대로 준비되어 있는지, 시작하면 계속 유지가 가능하지 그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제도가 현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시작이 되어버리면, 결국 그 불안함은 아이들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정책은 서두르기보다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추진돼야 한다며, 흔들림 없이 지속 가능한 제도 설계를 당부했다.
김희정 명인어린이집 교사는 "영아반 유지 인센티브와 비율 개선 사업을 통합된 지원체계로 개편해야 한다"며 "현행 표준보육비용 산출 기준을 1:3에서 1:2로 적용하여 0세 표준보육비용을 산출한다면, 보육의 질과 어린이집 운영이 개선되며, 보육교사의 근무 환경 및 처우 개선 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교사 확충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수준으로 지원 금액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보육료 결손분에 대한 추가 지원 또는 교사 추가 배치에 따른 인건비를 지원하여 인건비 미지원 어린이집에는 현행 영아반 개설 인센티브 제도로 환원을, 인건비 지원 어린이집은 영아반 인건비 지원율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혜금 동남보건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의 필요성과 현장 적용의 긍정적 효과는 이미 충분히 입증되었지만 현행 보육 정책 구조 내에서는 법적·재정적 토대와 단가 체계의 미비로 인해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일본에서 시행중인 연령별 가중치 기반의 단가 구조와 소규모 시설에 대한 보전 방식은 한국의 경직된 단일 단가 체계가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연령별 가중치를 적용하는 산정 방식을 기본으로, '보육단가=기본단가×연령별 가중치×규모 보정계수'라는 체계를 갖고 있다. 0세의 경우 가중치 3.0을 적용해 영아 단가를 유아보다 최대 3배 높게 책정한다.
이어 "결국 0세 1:2 정책은 단순한 선언적 목표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는 단가 체계의 근본적 개편, 중앙정부의 인건비 책임 강화, 그리고 명확한 법적 근거 확립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비로소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며 "이러한 구조적 혁신이 선행될 때만이 유보통합의 궁극적 지향점인 '영아 보육의 질적 도약'을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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