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위즈·9] 위기탈출 넘버원 고영표

kt 7 : 3 롯데 (고영표 승) / 4.7(화) 사직
‘장안문 지킴이’ kt wiz 고영표가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알고도 못 친다는 그의 시그니처 체인지업이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최근 2년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주춤하기도 했으나, 올 시즌 첫 대결에서 ‘롯데킬러’의 면모를 되찾았다. 사직구장 체질인가보다. 사직 8연승.
자신이 제일 잘 다루는 무기를 꺼내 든 게 주효했다. 중지와 약지에서 출발한 공은 춤을 추듯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요리조리 피해갔다. 4회말 수비가 다소 흔들리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두 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 스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좀처럼 감정 표출이 없는 고영표지만, 5회 2사 1·2루에서 한동희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9개째 탈삼진을 기록한 순간에는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5이닝(투구수 87개) 1실점, 탈삼진 9개.

8회말 마운드에 오른 한승혁은 넉넉한 점수 차에도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제구 난조 속 결국 주자를 둘이나 쌓은 뒤 내려갔고, 위기에 등판한 박영현은 시구하듯 공 한 개로 8회말을 끝냈다. 하지만 9회말 ‘어뢰배트’ 손호영에게 2루타를 맞는 등 3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결과적으로 세이브 하나는 추가했으나, 안 나가도 됐을 경기에 팀의 마무리가 등판해 27개나 던진 건 아쉽다.
오윤석은 오늘도 빛났다. 허경민이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근소한 리드 상황에서 추가점이 필요했던 7회초 2사 만루 상황, 오윤석이 커트하듯 갖다 댄 공이 오른쪽 라인을 타고 내야를 빠져나갔다. 여기서 2점을 달아나며 승부가 기울었다. 9회초에도 2루타를 추가, 이날만 3타점을 올렸다.
이날 야수들의 어설픈 수비가 위기를 자초했지만, 고영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동료의 실책을 너그럽게 감쌌다. 쌀쌀한 날씨 속 원정 응원에 나선 팬들의 건강까지 염려하는 스윗한 멘트까지 곁들였다. 공만 잘 던진다고 에이스로 인정받는 게 아니다. 팬들이 고영표에게 장안문을 맡기는 이유다.
/황성규 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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