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서포터 97명 압사’ 힐스버러 참사 37주기, 묻힌 진실 되찾는 싸움은 여전…슬롯 “법안 통과가 진짜 추모”

박효재 기자 2026. 4. 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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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리버풀 서포터가 15일 파리 생제르맹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홈경기에 앞서 힐스버러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플래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힐스버러 참사 37주기인 15일,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이 영국 정부의 힐스버러 법안 처리 지연을 강하게 비판했다. 슬롯 감독은 “97명을 기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힐스버러 법을 통과시키는 것”이라며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1989년 4월 15일, 영국 셰필드 힐스버러 경기장에서 열린 FA컵 준결승 도중 경찰의 잘못된 관중 통제로 리버풀 팬 97명이 압사했다. 참사 직후 경찰과 일부 언론은 사고 원인을 팬들의 난동으로 돌렸고, 진실은 수십 년간 묻혔다. 2012년 영국 정부가 진상 규명을 위해 별도로 꾸린 독립 조사단이 경찰 보고서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2016년에는 사망 경위를 재심리한 배심원단이 경찰의 중대한 과실로 빚어진 위법한 죽음이었다고 평결하면서 경찰 책임이 공식으로 인정됐다.

슬롯 감독은 수십 년의 싸움 끝에 진실이 밝혀졌음에도 같은 비극의 재발을 막을 법안이 아직 통과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국 정부가 약속한 시한마저 넘긴 상황이었다.

슬롯 감독이 주목한 힐스버러 법은 경찰, 정부 등 공공기관이 재난이나 사망 사건 발생 시 진실을 적극 공개해야 할 법적 의무, 이른바 ‘정직 의무’를 명문화한 법안이다. 이 법이 당시 존재했다면 수십 년간의 은폐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유족들의 주장이다.

영국 정부는 2025년 4월까지 이 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으나 지키지 못했다. MI5 등 정보기관에도 이 법을 적용할지를 두고 정부 내 의견이 엇갈리면서 법안 추진이 멈춰선 상태다.

위르겐 클롭의 후임으로 지난해 7월 리버풀 사령탑에 오른 슬롯 감독은 참사 37주기를 맞아 클럽이 짊어진 역사적 아픔에 공개적으로 연대 의사를 밝혔다. 리버풀은 이날 안필드에서 추모 행사를 열고 희생자 97명을 기렸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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