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이스라엘 방위협정 끊고 英·佛 호르무즈 회의 소집…이란戰 독자노선 나서는 유럽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14일 이스라엘과의 방위 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멜로니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였으나,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격화되면서 미국·이스라엘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로이터]](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5/ned/20260415135306221cupm.jpg)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유럽이 이란 전쟁 국면에서 미국이 권하는 참전 내지는 지원 요청을 거부하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 독자 노선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우파·극우 노선을 공유했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까지 가세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더욱 거스르고 있다. 이란도 유럽 주요국에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자국 입장을 따로 브리핑하는 등 유럽의 독자 행보에 발을 맞추며, 협상 국면에서 미국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14일(현지시간) 베로나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스라엘과 이탈리아의 방위 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에게 이 같은 결정을 알리는 서한을 보냈다.
이탈리아와 이스라엘의 방위 협정은 방위 산업 및 조달 정책, 군사 장비 수출입, 기술 데이터 교환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구축하는 내용이다. 이 협정은 5년마다 갱신되어 왔고, 이달 다시 갱신될 예정이었으나 이탈리아가 이를 거부한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이 국제 사회의 지속된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 전쟁을 비롯해 이란, 레바논 내 헤즈볼라와의 전쟁까지 이어가는 것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해석된다. 이스라엘은 강경 우파인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협정 같은 건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구체화된 적도 없고 실질적인 내용도 없는 양해각서가 있을 뿐이다. 이스라엘의 안보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 게시하며 협정 중단의 의미를 일축했다. 그러나 NYT는 극우로까지 분류되는 멜로니 정부의 성향에 비춰보면 “급격한 입장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멜로니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 트럼프 대통령 등과 우파라는 정치적 동질감을 바탕으로,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격화되면서 이탈리아로 그 피해가 이어지고, 미국이 연일 유럽 동맹에 지원을 요구하면서 이탈리아가 미국·이스라엘과 선을 긋기 시작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지난주 주이탈리아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하며 레바논 내 유엔 다국적군으로 간 이탈리아 호송대에 이스라엘 군인들이 사격을 가한 것을 규탄했다.
멜로니 총리의 태도 변화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그녀에게 용기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틀렸다. 그녀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매우 다르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멜로니 총리와 “오랫동안 대화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오는 17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국제 영상회의를 열 예정이다. 전쟁이 끝난 후 기뢰 제거 등의 역할을 논의할 이번 회의에 미국은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AFP]](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5/ned/20260415135306553xdyb.jpg)
이탈리아 뿐 아니라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주요국들도 미국식이 아닌, 유럽식 노선으로 이란 전쟁 국면을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오는 17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안전한 통행을 위한 국제 화상 회의를 공동 주최한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이번 회의에 대해 ‘순전히 방어적인 임무’에 기여할 준비가 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다며 “안보 상황이 허락할 때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도 “이번 회의는 분쟁이 끝난 후의 국제 해운 보호를 위한 조율되고 독립적인 다국적 계획을 위한 노력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양국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는 이란 전쟁에는 직접 개입하지 않고, 전투가 멈춘 다음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들의 운항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선박 운행을 재개하기 위해 소해함 등 군사 자산을 포함한 다국적 협력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구상은 현재 해협에 묶여 있는 선박의 이동을 지원하고, 대규모 기뢰를 제거하며, 정기적인 군사 호위 및 감시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기뢰 제거는 유럽이 관련 함정만 150척 이상을 보유할 정도로 강점이 있는 분야. 여기에는 독일도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구상에 미국은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미국이 배제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반발할 것을, 프랑스는 미국이 개입하면 이란이 반발할 것을 우려하는 입장이다.
미국과 별개로 이란 전쟁 국면에 대응하겠다는 유럽의 입장에 이란도 ‘화답’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안과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처리에 대한 입장을 별도로 이란 주요국들에 설명하며 유럽과의 협력에는 열려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12일 미국과의 1차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이후 프랑스의 장 노엘 바로, 독일의 요한 바데풀(Johann Wadephul) 외무장관 등에 전화해 이란의 입장을 설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란이 유럽 정부들을 미국의 ‘고질적인 추종 세력’으로 간주하며 대체로 무시해왔지만, 미국에 대한 ‘잠재적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유럽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DC에 있는 외교정책 연구소인 퀸시 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소장은 “이란인들은 유럽인들을 이전보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 확인하려 할 것”이라며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독일, 프랑스, 영국이 설정한 노선을 모든 국가가 따르지는 않는 등 유럽 내부의 더 깊은 분열이 있는지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소피아 베쉬는 유럽 내부에서 미국에 대해 더 단호해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미국의 이란 내 행보에 대해 유럽이 더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유럽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채원, 비연예인 남성과 6월 결혼
- “라면 5개씩은 먹죠”…‘뼈말라’ 고준희, 폭식에도 살 안 찌는 비결은?
- ‘은퇴 후 은둔’ 조진웅의 근황…“사람 많은 데서 보고 싶지 않다” 감독 식사 제안마저 거절
- “月3천 벌었는데” 채널 삭제된 유명 유튜버…“현재는 지게차 운전, 수입 반토막”
- “학교 근처 내려줬는데” 초등생 시신으로…의문의 죽음에 日사회 발칵
- 화사 “알몸’ 상태서 가습기 물 밟아 발바닥 2도 화상”
- 이휘재 눈물 복귀에 “도가 지나쳤다” 칼럼니스트 직격
- 닭가슴살 ‘연매출 700억’인데…허경환 “작년에 사업에서 손 뗐다”
- 지드래곤 코첼라서 인이어까지 다이아몬드…“장비 아니라 작품”
- 오연수, 절친 정선경 일본서 깜짝 근황 공개…“엄마의 삶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