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맹비난 직후 교황 “도덕적 토대 없는 민주주의는 폭정 위험···절제 필수적”

김희진 기자 2026. 4. 1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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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절제는 자만심 억제하고 권력남용 막아”
교황 레오 14세.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는 교황 레오 14세는 14일(현지시간) 민주주의가 ‘다수의 폭정’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이날 교황청이 발행한 메시지에 민주주의 국가는 도덕적 가치에 뿌리를 둘 때만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토대가 없다면 민주주의는 다수의 폭정이 되거나 경제 및 기술 기득권층의 지배를 위한 허울 중 하나가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레오 14세의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부터 SNS 트루스소셜 등을 통해 레오 14세에게 맹비난을 쏟아낸 후 나왔다. 교황의 메시지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 등이 직접 언급되진 않았지만, 외신들은 이를 교황과 미국 대통령의 불화와 연관 지어 주목했다.

레오 14세는 “권위의 정당성은 경제적, 기술적 힘의 축적이 아니라 권위를 행사하는 데 활용하는 지혜와 덕목에 따라 결정된다”며 “절제는 권위의 정당한 사용에 필수적이며, 진정한 절제는 지나친 자만심을 억제하고 권력남용을 막는 울타리 역할을 한다”고 했다.

사상 첫 미국인 출신 교황인 레오 14세는 이란 전쟁 국면에서 트럼프 정부를 겨냥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레오 14세는 트럼프 정부의 ‘현대판 십자군’ 주장에 “하나님은 그런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문명 말살’ 위협에 “진심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루스소셜에 “누가 교황에게 이란이 지난 두 달 동안 최소 4만2000명의 무고한 비무장 시위대를 살해했으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좀 전해달라”고 적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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