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던 성과를 보이게 만든 '정리의 힘' [ESG 1.5개월➇]
부천사경제센터×가톨릭대 공동기획
ESG 학습 1.5개월의 기록➇편
우렁각시매직케어 집단혁신기
흩어진 성과 엮어 가치 드러내
# 사회적 가치는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취약계층 고용과 지역 사회 기여처럼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성과는 분명 존재하지만, 이를 수치와 지표로 설명하는 일은 또 다른 문제다.
# 청소·방역·돌봄 서비스를 통해 취약계층 일자리를 만들어온 사회적기업 우렁각시매직케어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현장에서 쌓아온 성과는 뚜렷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 이런 고민 속에서 우렁각시매직케어는 부천시사회적경제센터와 가톨릭대가 공동으로 기획한 '부천시 사회적경제기업 ESG 경영 역량강화 사업'에 참여해 구조 점검에 나섰다. 우렁각시매직케어는 과연 해결책을 찾았을까. ESG 학습 1.5개월의 기록 3편이다.
[같이탐구생활_ESG 학습]
8편_보이지 않던 성과 보이게 만든 '정리의 힘'
9편_성과 관리하는 순간 '두번째 성장' 시작된다
10편_직원이 존중받는 환경서 오래 일한다면…
11편_698호 발간 후
![우렁각시매직케어는 청소·방역·돌봄 서비스를 수행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사진은 조현정 학생(왼쪽부터), 조준혁 학생, 김은미 우렁각시매직케어 대표, 윤정혜 컨설턴트, 김다영 학생.[사진|오상민 작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5/thescoop1/20260415124428579ijjt.jpg)
건물 위생관리, 공원 청소, 소독·방역, 재가在家 복지 서비스 등 현장에서 사람의 손이 필요한 업무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참고: 재가 복지 서비스는 노인이나 장애인 등의 집을 방문해 간호·목욕·가사 지원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사회적기업답게 이곳은 '소셜가치'를 열심히 좇는다. 직원 중 94.7%(72명·2025년 기준)는 취약계층이다. SVI(Social Value Index) 지표(2024년 기준)도 87.5점으로 제법 우수하다.[※참고: SVI는 사회적경제기업이 창출하는 사회·경제적 성과와 영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다.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평가한다.]
'나눔 실적' 역시 주목할 만하다. 우렁각시매직케어는 현금기부뿐만 아니라 방역·소독 서비스 등 재능기부를 병행하면서 사회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누적 현금 기부액은 2960만원, 무료 소독·방역 서비스 등 사회서비스 수혜 인원은 1988명에 이른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기업의 자원을 지역사회에 순환시켜온 결과다.
그렇다고 실적이 나쁜 것도 아니다. 자산은 4억7300만원, 매출은 20억원을 뛰어넘는다. 실적과 사회적 가치란 '두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인데, 김은미 우렁각시매직케어 대표는 그 원동력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과거 실업자 관련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할 당시 취약계층의 해고가 반복되는 현실을 보며 한계를 느꼈다. 그때 연계에서 그치지 않고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는데, 지금까지 그 생각을 유지한 게 커다란 힘으로 작용한 것 같다."
문제는 이런 소셜 활동이 '평가 지표'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취약계층 고용, 지역사회 기여 등 긍정적인 활동을 끊임없이 펼쳤지만, 정작 우렁각시매직케어가 이를 데이터로 정리하고 증빙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좋은 일을 하는 것'과 '그것을 증명하는 것' 사이에서 간극이 발생한 셈이었다.
![[사진|우렁각시매직케어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5/thescoop1/20260415124429841mbdw.jpg)
■ 경로① 진단 = 학생과 컨설턴트로 이뤄진 '우렁각시팀'은 현장의 성과가 평가에 반영되지 않은 이유부터 살펴봤다. 답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사회적·경제적 성과와 혁신성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를 객관화할 증빙 자료가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환원 비율'이 낮게 평가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공동사업, 가치소비, 무상 노하우 공유 등 우렁각시매직케어만의 가치 활동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이유였다. 윤정혜 컨설턴트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데도 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구조가 부족해 기업의 가치가 과소평가되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참고: 환원 비율은 수익 중에서 다시 사회에 얼마나 돌려줬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 경로② 집단지성 = 이런 진단을 근거로 컨설턴트와 학생들은 우렁각시매직케어의 기존 활동을 'SVI 평가 체계'에 맞춰 정리하는 데 집중했다. 초기엔 SVI 지표를 기준으로 사업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기존 자료를 정리하며 부족한 부분을 파악했다. 그 이후 장기근속자 인터뷰 등을 통해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었지만 자료에 담지 못했던 활동을 구체화했다.
그 과정에서 우렁각시매직케어만의 '환원 활동'을 매출·이익과 비교하면서 숫자화했다. 결과는 알찼다. '우렁각시팀'은 SVI 점수를 나열하는 대신, '참여와 존중의 문화가 장기근속과 서비스 품질로 이어진다'는 흐름으로 성과를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서류에서 빠졌던 '현장 업무'도 체계적으로 정리해냈다.
김다영 학생은 "우렁각시매직케어의 협력망과 사회적경제 협력 규모, 장기근속 구조 등을 핵심 성과로 보고, 이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우렁각시팀'은 개별적으로 존재하던 고용, 교육, 사회공헌 활동을 망라한 SVI 경영보고서를 완성했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던 성과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자 우렁각시매직케어만의 방향성과 강점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윤정혜 컨설턴트의 말을 들어보자. "이번 프로젝트는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기보다 이미 존재하던 성과를 설명 가능한 구조로 정리하는 과정이었다. 이는 단순한 보고서 작성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이 성과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기준을 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은미 대표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 내부의 업무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담당자별로 개별적으로 관리하던 자료를 통합해 관리하기로 했다. 그러자 우리가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작업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5/thescoop1/20260415124431113zftv.jpg)
김은미 대표는 "기업의 활동을 외부 시선에서 정리해준 과정이 의미 있었다"며 "협업을 통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우렁각시매직케어는 이미 성과를 만들어온 기업이다. 이제 과제는 분명해졌다. 성과를 만드는 것을 넘어, 그 성과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일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 전환의 출발점이었고, 우렁각시매직케어는 출발선에 섰다. 이제 뛰는 일만 남았다.
홍승주 더스쿠프 기자
hongsa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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