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경북도청 공룡, 또 움직였다”…본관 앞에서 검무산까지, 의미 있는 여정

문정화 기자 2026. 4. 1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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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청에 공룡 화석 골격을 재현한 조형물(이하 공룡)이 또 자리를 옮겼다.

같은 해 대구경북 신공항 이전지 결정에 따른 상징물 설치도 있었지만 청렴도 향상은 공룡 이동의 충분한 명분이 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종합청렴도 1위를 기념해 공룡 조형물을 원당지와 관풍루 사이로 옮겼는데 도청을 찾은 어린이들이 아주 좋아한다"며 "민선 7, 8기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제 대구경북 통합이 이뤄지면 공룡이 산속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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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지사, 2019년 구글 본사 정원 공룡 화석 조형물에 깊은 인상
'변해야 산다' 상징으로 본관 앞마당에 설치…'1년 후 홍익관→종합청렴도 1위 올해 원당지로
종착지 검무산 입산 초읽기…“검무산까지 몇 걸음 남았나”
이달 초 경북도청 홍익관 옆 원당지와 관풍루 사이에 설치된 공룡 화석 조형물. 2019년 11월 본관(경북시대) 앞마당에 설치된 후 두 번째 이동이다. 공룡 머리가 마지막 종착지인 검무산을 향하고 있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경북도청에 공룡 화석 골격을 재현한 조형물(이하 공룡)이 또 자리를 옮겼다. 이쯤 되면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이동형 상징물'이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이 공룡은 2019년 11월부터 도청 본관 앞마당에 설치되면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묵묵히 바라보며 서 있던 존재였다. 이후 이듬해 11월 어느 날 앞마당에서 시계 방향으로 어른 걸음으로 240보쯤 떨어진 본관 옆 홍익관(복지관) 앞 화단쪽으로 슬쩍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5년 4개월만인 이달 초 도청 서문쪽 원당지와 관풍루 사이 둔덕으로 또 한번 이동했다. 다시 옮긴 곳은 도청신도시의 상징인 검무산 초입이다. 이동 속도로만 보면 빠른 편은 아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하다. 종착지인 '도청 뒤쪽 산, 검무산'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길이 1.5m, 높이 3.5m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골격을 재현한 조형물이 설치된 것은 2019년 1월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미국 출장에서 비롯됐다. 취임 후 CES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 지사는 구글(Google) 본사 정원에 뼈를 앙상하게 드러낸 채 설치된 공룡 화석 조형물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취임 직후 집무 공간 출입문을 '변해야 산다'는 글로 도배하며 권위주의 , 전례답습 등 관료사회의 병폐를 뿌리 뽑고자했던 이 지사에게 구글 공룡은 '세계 일등 기업도 변하지 않으면 공룡처럼 사라진다'는 경종의 상징물로 이해됐다.
2019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를 찾은 이철우(가운데) 경북도지사가 수행원들과 정원에 설치된 공룡 화석 조형물 앞에서 함께 한 모습. 경북도 제공.

이 지사는 본관 앞마당에 공룡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하나의 '조건'을 붙였다. 청렴도와 행정 혁신이 눈에 띄게 개선되면 공룡을 도청 뒷편 검무산으로 올려보내겠다고. 말하자면, 공룡에게도 '승진 코스'가 생긴 셈이다..

첫 이동은 예상보다 빨랐다. 국민권익위원회 평가에서 종합청렴도가 늘 하위권(4위)에 맴돌던 경북도가 2020년 전국 광역지자체 중 최고 좋은 성적(2위)을 획득했다. 같은 해 대구경북 신공항 이전지 결정에 따른 상징물 설치도 있었지만 청렴도 향상은 공룡 이동의 충분한 명분이 됐다.

그리고 올해 경북도는 청렴도 평가 24년 만에 종합청렴도 1위를 달성했고 공룡은 이제 검무산 초입까지 도달했다. 이 정도면 절반을 넘은 것이 아니라 거의 70%는 올라온 셈이다.
2019년 11월 경북도청 본관 앞마당 공룡 화석 골격을 재현한 조형물을 설치하는 모습. 경북도 제공
이번 이동을 두고 경북도는 공식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설 재배치일 수도 있고, 단순한 공간 활용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경북도의 변화 속도가 공룡의 이동 속도보다는 빠르다는 신호로 읽을 수도 있다. 실제로 경북도는 청렴도 개선, 투자유치와 국비 등에서 그동안 눈에 띄는 성과를 냈고 공룡이 뒷산에 가까워진 것과 시점이 묘하게 겹쳤다. 그래서일까. 도청 안팎에서는 이런 농담도 나온다. "이러다 진짜 검무산 정상에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공룡은 최종 종착지를 향해 꾸준하게 이동해 가고 있다.
경북도청을 등지고 올려다 본 공룡 화석 설치물.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경북도 관계자는 "종합청렴도 1위를 기념해 공룡 조형물을 원당지와 관풍루 사이로 옮겼는데 도청을 찾은 어린이들이 아주 좋아한다"며 "민선 7, 8기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제 대구경북 통합이 이뤄지면 공룡이 산속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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