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 늘었는데… 왜 '청년 남성' 경제활동 크게 줄었나

김정덕 기자 2026. 4. 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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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마켓분석
더 좁아진 청년 고용문 2편
25년간 경제활동참가율 상승
하지만 男 청년 참가율 하락
한은 고용연구팀 원인 분석
고학력 女 참여로 경쟁 심화
산업 변화와 고령화, AI 한몫
노동시장 전반적으로 손 봐야

# 25년새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5%포인트(2000년 61.2%→2025년 64.7%) 상승했다.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같은 기간 8.1%포인트(48.8%→56.9%)로 높아진 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 문제는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특히 20~29세 청년 남성의 참가율 하락폭이 컸다. 왜일까. 더 좁아진 청년 고용門 2편에서 답을 찾아보자. .

지난 25년간 청년 남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크게 하락했다.[사진|뉴시스]
64.7%. 2025년 우리나라 경제활동참가율이다. 25년 전인 2000년(61.2%)과 비교하면 3.5%포인트 상승했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 기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8.8%에서 56.9%로 8.1%포인트 올랐다.

문제는 남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74.4%에서 72.7%로 1.7%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한창 경제활동을 할 시기인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이 눈에 띈다.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연령별로 보면 20~24세는 53.1%에서 41.0%로 12.1%포인트, 25~29세는 84.4%에서 74.8%로 9.6%포인트 하락했다. 30~34세는 6.3%포인트(95.5%→89.2%), 35~39세는 4.4%포인트(95.8%→91.4%) 내려앉았다. 나이가 젊을수록 경제활동참가율 하락폭이 컸다는 얘기다. 반면 40~44세는 1.4%포인트(94.5%→93.1%), 45~49세는 1.0%포인트(92.8%→91.8%) 하락에 그쳤다. 50~59세 구간에선 오히려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했다.

통계에 따르면 20~39세의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이 전체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떨어뜨리는 데 큰몫을 했다. 2000년 대비 올해 2월을 기준으로 잡으면 20~29세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 하락폭은 더 커졌다. 20~24세는 15.3%포인트(53.1%→37.8%), 25~29세는 10.7%포인트(84.4%→73.7%) 내려왔다.

우리나라 청년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봐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25~34세를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 청년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0년 89.9%에서 2025년 82.3%로 7.6%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OECD 평균치는 93.5%에서 90.6%로 2.9%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우리나라 청년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이처럼 가파르게 하락하는 이유는 뭘까. 지난 14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이 그 원인을 다각도로 진단해 'BOK 이슈노트-남성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의 하락 추세 평가'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원인은 크게 네가지다.

■ 원인① 고학력 여성 = 첫째 원인은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1991~1995년생 고학력(4년제 대학 졸업 이상)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1961~1970년생 고학력 남성보다 15.7%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연령대의 고학력 여성은 오히려 10.1%포인트 상승했다. 고학력 여성의 경우, 전문직 직종에선 남성과 동일한 비중을 나타냈고, 사무직에선 여성 비율이 113.8%까지 높아졌다.

[자료|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사진|뉴시스]
연구팀은 "고학력 인력 내 성별 구성이 빠르게 변화해 최근 전문직과 사무직에서 남녀 비중이 유사한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동일한 일자리를 두고 노동 공급이 확대해 청년 남성의 노동시장 진입 여건이 과거보다 치열해졌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쉽게 말해 고학력 경제활동인구의 성별 경쟁이 심화했다는 얘기다.

■ 원인② 산업구조 = 둘째는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고용구조 변화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의 중ㆍ저숙련 일자리가 줄면서 초대졸(전문대 졸업) 이하 남성의 노동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는 거다. 초대졸 이하 청년층 취업자의 성별ㆍ산업별 비중을 보면 남성은 일자리가 감소한 제조업과 건설업에, 여성은 일자리가 늘어난 보건복지 등에 주로 종사했다.

그러니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일자리 증감의 영향이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실제로 2025년 초대졸 남성의 노동 공급 확률은 2000년에 비해 2.6%포인트 낮아졌다.

■ 원인③ 고령화 = 셋째는 고령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4~2025년 고령층(55~64세)의 고용률은 12.3%포인트 상승했고, 이 상승분은 대부분 고학력 일자리에 집중됐다. 2004~2025년 고령층 고용률 상승분에서의 고학력 일자리 취업자 기여율은 103.6%에 달했다. 숙련된 고학력 고령층이 저숙련 고학력 청년층을 경쟁에서 밀어냈다는 건데, 고학력 청년 남성의 경우 세대 간 경쟁 심화까지 겪고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고령화의 급속한 진행과 정년연장의 영향으로 인해 더 많은 고령층이 더 오래 노동시장에 참여하게 됐는데, 그로 인해 청년층 신규 채용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세대 간 구축효과'는 고용 경직성이 강한 '1차 노동시장(정규직ㆍ대기업)'을 중심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줄고,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은 늦어지며, 청년층 중 일부가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꼬집었다.

■ 원인④ 인공지능 = 넷째는 인공지능(AI)의 확산이다. 연구팀은 "AI 기술의 도입과 급속한 확산이 청년층 고용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생성형 AI의 확산과 함께 AI에 많이 노출된 업종을 중심으로 청년층 고용이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청년층이 주로 수행하는 정형화된 업무를 AI가 대체하고 있다는 거다.

인구 고령화도 청년 남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에 기여했다.[사진|뉴시스]
또한 연구팀은 "2022년 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4년간 감소한 청년층 일자리의 대부분이 AI 고노출 업종에 집중(98.3%)됐다"면서 "AI 확산이 초기 단계에서 '엔트리 레벨(신입ㆍ초보ㆍ무경력)'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같은 기간 15∼29세 일자리는 25만5000개 감소했는데, 이중 25만1000개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줄었다. 그로 인해 청년 남성들이 진출했던 일자리의 양도 쪼그라들었다는 뜻이 된다.

연구팀은 이런 분석과 함께 청년 남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일 대안도 제시했다. 연구팀은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필요성이 커진 기술교육을 강화함으로써 남성 청년층의 원활한 노동시장 진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규직 고용 보호의 과도한 경직성을 완화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촉진하는 등 노동시장 전반의 구조 개선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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