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10개 만들기 전면 수정...'지거국 3곳' 집중 육성한다
성장엔진 기업과 손잡고 브랜드 단과대·AI 교육 신설해야
지거국 학생 1인당 교육비 서울대 50%→70% 목표

교육부가 국정과제였던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전면 수정하고 지역거점국립대(지거국) 3곳을 집중 육성하는 방안을 내놨다. 한정된 자원을 집중투자하기 위해서다.

브랜드 단과대학은 지거국이 '성장엔진 기업'과 협력해 단과대학 및 융합연구원을 설립하는 것이다. 그동안 별개로 지원됐던 학부, 대학원, 연구소를 하나로 묶어 정부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지역별 성장엔진 사업 종류는 추후 산업통상부가 발표할 예정이다. 브랜드단과 대학은 기존 학과를 활용할 수도, 필요시 교육부의 허가를 받고 신규 학과와 정원을 설정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모빌리티학과, 에너지학과에 AI학과, 경영학과 등을 묶어 브랜드 단과대로 구성할 수 있다.
이번 방안의 가장 큰 특징은 우수 교원 확보를 위해 기존의 채용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다. 기업 연구원이 교원으로 겸직하며 강의를 운영하거나 현장실습을 운영할 수 있고 별도의 성과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교수에게 파격적인 처우, 연구비, 장비 등을 패키지로 지원할 수 있다. 기존에 채용된 교수도 브랜드 단과대에 참여하면 연구 경쟁을 통해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지거국 교수는 공무원 신분이라 연구를 열심히 해도 성과를 보상받기 어려운 호봉제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우수 학생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등록금·생활비 등을 포괄 지원하는 특별 장학 프로그램 △학부생 연구 참여 프로그램 △대학원생 연구장학금 등 각종 혜택을 정할 수 있다.
지역 AI 거점대가 되기 위해서는 AI 개발자를 위한 전문 교육과정을 재설계해야 한다. 비전공자도 전공지식과 AI를 융합할 수 있도록 교과를 개발한다.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 실습실 등 AI 인프라를 확충하고 AI 교육에 기여한 교원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해당 대학 뿐 아니라 지역 AI 인재를 키우기 위해 기업, 과학기술원 등과도 협업해 연구 및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대신 교원 승진·정년 보장 심사 기준은 브랜드 단과대학부터 수도권 주요 사립대 수준으로 강화한다. 현재 서울대·수도권 사립대는 논문 실적 인정 기본인정요건을 'SCI(과학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로 규정하고 있는 데 지거국은 'KCI(한국학술지인용색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대학·지방정부·민간(기업) 공동으로 권역별 특성에 맞는 핵심성과지표(KPI)를 수립해 관리한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최교진(왼쪽 네번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 호텔 서울에서 열린 부총리-한국대학교욱협의회(대교협) 회장단 간담회에 참석해 양오봉(왼쪽 세번째) 한국대학교욱협의회 회장 및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9.30. /사진=김명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5/moneytoday/20260415110155656axni.jpg)
먼저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2030년까지 수도권 대학(평균 86명) 수준으로 확대한다. 현재 거점국립대 평균은 42명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등을 개정해 기업·대학이 공동 R&D(연구개발) 프로젝트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함께 운영하고 박사학위를 수여하는 '산업학위(가칭)' 도입을 추진한다. 예를 들어 영국 가전회사 다이슨은 대학을 설립해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학생은 입학과 동시에 직원으로 채용된다. 주 3일은 다이슨 엔지니어들과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2일은 전공 수업을 듣는다.
해외대학 학점교류, 공동·복수학위제 등 글로벌 프로그램 참여율도 현재 2%에서 2030년 10% 이상을 목표로 한다. 창업을 독려할 수 있도록 학사 제도를 유연화하고 창업 교과도 개발해야 한다. 특히 지거국은 지원을 받는 대신 자원과 인프라를 타 국립대, 사립대, 전문대 등과 공유·협력해야 한다.
교육부는 대학별 성과에 따라 재정지원을 단계적 확대해 올해 4600억원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년간 누적 4조원을 추가·투자한다. 이를 기반으로 외부 투자, 자체수익을 확충하면 지거국 평균 학생 1인당 교육비는 2030년에 서울대의 약 70% 수준(2024년 기준)인 약 4400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구조상 정부 지원이 브랜드·AI 패키지 사업 지원을 받는 3곳에 쏠리면서 선정 대학과 탈락한 대학의 격차는 커질 우려가 있다. 또 균형성장이라는 취지에 따라 △중부권(강원대·충남대·충북대) △영남권(경북대·경상국립대·부산대) △호남·제주권(전남대·전북대·제주대)에서 각각 한곳씩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거국 중에서도 영국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 세계대학 순위가 높은 영남권은 경쟁이 치열해진다.
부산대는 400위대, 경북대는 500위대로 지거국 중 1,2위다. 전북대는 600위대, 전남대와 충남대는 800위대, 충북대, 강원대는 1000위권 밖이다. 반면 호남·제주권은 전북대가 최근 현대차의 새만금투자로 협력이 기대돼 행정통합 성공지역이기도 한 전남대가 정부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영남권 지거국 교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더니 이렇게 차등을 둘 줄은 몰랐다"며 "10여년간 근무하면서 지역소멸을 봐 왔는데 이번 기회를 놓치면 큰일 나겠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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