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사용자성’ 확대 해석 지나쳐…원청 경영권까지 위협”

권제인 2026. 4. 1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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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대륙아주 ‘노동·안전법제포럼’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강연
“고용노동부 해석 지침 모호…상위 법령 위반”
“하청 노조 직고용 요구에 기업 리스크↑”
김희성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루비홀에서 열린 LSRF 노동·안전법제포럼 4월 초청강연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전문가들조차 누가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지, 어떤 사안이 교섭 의제가 되는지, 회사가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신기술을 도입하는 경우에도 파업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김희성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헤럴드경제·법무법인 대륙아주 공동주최 ‘중대재해예방 노동·안전법제포럼’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근거로 하청 업체 노조가 원청의 경영권까지 관여하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노란봉투법의 쟁점과 주요 내용’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 교수는 노동법, 노사관계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고용노사관계학회 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중앙노동위원회에 법률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며 중요 노사 사건에 대해 법리적 의견을 제공해 왔다. 현재는 한국사회법학회 학회장을 맡고 있다.

김 교수는 노란봉투법이 근로자 보호에만 매몰돼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와 노동쟁의의 범위를 확대하고, 불법 파업 시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거나 면제하고 있다. 그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도입에 반발한 사례를 소개하며 “하청 노조가 원청의 경영상 판단까지 개입하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 교수는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이 사용자성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청이 하청 근로자에 대해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준까지 ‘지배’에 해당한다고 해석하거나, ‘결정’을 법적 권한을 넘어 사실적 권한으로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은 상위 법령인 노랑봉투법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경우도 사용자라고 판단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해석지침을 통해 법 조문의 ‘지배’를 원청의 직접적인 지시 없이도 개입할 수 있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까지 포괄하고 있다. ‘결정’에 대해서도 법적인 권한뿐만 아니라 사실적 권한까지 가지고 있는 경우를 포함했다.

김희성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하청 업체 노조가 원청의 경영권까지 관여하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노란봉투법이 야기할 부작용을 우려했다. 임세준 기자

김 교수는 “고용노동부 해석지침이 판단원칙이라는 이름 아래 법문의 내용을 벗어난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며 “사용자성을 판단하는 핵심 근거로 ‘구조적 통제’를 들고 있지만, 상위 법령 어디에도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호한 기준을 대법원에서 인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법적 분쟁 과정에서 대법원이 사용자성에 대한 판단 기준을 새롭게 제시하는 등 고용노동부 해석 지침이 무력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청 노조들이 원청에 임금인상과 직접 고용까지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하청 노조는 안전 문제를 교섭 의제로 올린 뒤, 이를 지렛대로 삼아 임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며 “원청이 임금은 교섭 의제가 아니라고 거부하면 노조는 파업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불법 파업과 정당한 파업의 경계가 모호해진 상황에서 노란봉투법은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또한 제한하고 있다”며 “각종 리스크를 기업이 홀로 떠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임금, 성과급 등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하청 노조의 직접 고용 요구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제조업의 가장 중요한 도급 구조 생태계가 파괴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기업들이 ▷단체교섭 의무와 부당노동행위 증가 ▷교섭창구단일화 등 교섭 과정에서의 혼란 발생 ▷파견법상 사용자성 인정 위험 증가 ▷노동쟁의 개념 확대로 인한 하청업체의 경영권 개입 ▷손해배상책임 제한으로 쟁의 행위 확대 등의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점쳤다.

김 교수는 “원·하청 교섭은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특정 근로조건에 한정되지만, 하청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 등 하청업체의 권한 사항까지 포함해 교섭을 요구할 경우 교섭 의제를 둘러싼 분쟁이 예상된다”며 “수백, 수천 개의 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대기업은 공고 방법 등 교섭 요구 사실의 공고 이행을 두고도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기업들이 혼란을 줄이기 위해선 교섭 요구에 대해 의제별로 분리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법적 교섭 의무가 없는 의제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먼저 산별노조가 포괄적 교섭을 요구할 경우 교섭 및 협약체결 권한을 적법하게 위임했는지 확인하고, 사용자성 판단을 위해 하청업체 노조에 교섭 의제를 특정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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