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광역 통합정부 출범···성공 여부 ‘초대 시장’에 달렸다

이정민 2026. 4. 1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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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전남광주통합시장이 풀어가야할 과제는
20조원 지원·청사 입지·의대 설립 등 ‘복합 난제’ 산적
인구소멸·군공항 이전…지역 갈등 조정 리더십 시험대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결선 투표 결과가 발표된 14일 7월 출범하는 통합특별시장 초대 수장 후보가 된 민형배 후보가 마륵동 선거캠프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전국 최초 광역 지방정부 통합이라는 전례 없는 실험이 본격 출발선에 섰다.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결선투표에서 민형배 후보가 승리하며 초대 통합시장 윤곽이 드러나면서다. 하지만 행정 통합의 성공 여부는 이제부터가 관건이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원 이행부터 청사 입지, 전남 국립의과대학 설립, 광주군공항 이전 등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통합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14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이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로 민형배 의원을 확정했다. 이번 경선은 민형배·김영록 후보 간 초박빙 승부로 치러지며 지역 정치 지형 재편의 분수령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다.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전남광주특별시는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을 넘어, 대한민국 최초의 광역 통합정부라는 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행정 통합에 따른 ‘기초 비용’ 문제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정상적으로 출범하기 위해서는 광주시와 전남도의 전산망을 하나로 묶는 정보시스템 통합을 비롯해 도로 안내 표지판 교체, 공공시설물 정비 등 상당한 초기 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위해 양 시·도는 행정 통합 비용 576억원을 정부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해당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통합 준비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대규모 지원 약속과 달리 정작 출범에 필요한 최소 비용조차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반쪽 지원’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주청사 위치 문제는 이미 지역 내 최대 갈등 요인으로 부상했다. 최근 무등일보 여론조사에서는 광주청사 선호가 우세하지만, 전남 지역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단순한 행정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균형발전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자칫 ‘광주 중심 통합’이라는 불신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상징성과 효율성, 균형발전이라는 세 요소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해법이 요구된다.

특히 민 후보가 광주를 기반으로 한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전남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와 대응력이 충분하냐는 우려도 지역 일각에서 제기된다. 광주 중심 정책으로 기울 경우 통합 취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초대 시장은 전남 전역을 아우르는 균형감 있는 정책 설계와 현장 중심 행보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아울러 행정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된 2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이 실제로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집행되느냐가 통합 성공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재정 투입이 지연되거나 축소될 경우 통합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고, 반대로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이어질 경우 ‘제2의 수도권’급 성장 기반 마련도 가능하다. 초대 시장은 유례없는 재정 인센티브를 어떻게 활용해 지역 발전으로 연결할지가 관건이다.

전남 국립의과대학 설립 역시 핵심 현안이다. 그동안 목포대와 순천대의 대학 통합으로 사업이 급물살을 탔지만 의대 캠퍼스 위치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의대 신설은 지역 의료격차 해소와 직결된 사안이지만, 동시에 지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대표적 이슈다. 초대 시장은 단순한 ‘입지 선정’을 넘어 통합형 의료교육 모델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남지역은 전국에서도 인구 감소가 가장 빠른 곳 중 하나다. 통합의 가장 큰 명분 역시 ‘소멸 위기 대응’에 있다. 하지만 행정 통합만으로 인구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일자리 창출, 산업 재편, 정주 여건 개선 등 종합적 정책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통합은 ‘형식적 결합’에 그칠 수 있다. 특히 광주와 전남 간 인구·경제 격차를 어떻게 완화할지에 따라 통합의 성공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난제다. 최근 무안이 이전 예비 후보지로 선정됐지만 여전히 주민 반발, 보상 문제까지 얽혀 있는 복합 갈등 사안이다. 통합특별시 출범은 협상 구조를 단일화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동시에 갈등이 한층 증폭될 가능성도 있다. 초대 시장의 정치력과 조정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여수·광양의 산업 침체, 나주 혁신도시 활성화, 동부권·서부권 격차 해소 등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동부권 표심’이 승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오를 만큼 지역 간 균형 문제는 통합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됐다.

결국 통합특별시의 성패는 ‘행정 통합’이 아닌 ‘실질적 통합’을 얼마나 이뤄내느냐에 달려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전남광주 통합은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 국가 실험이다. 초대 시장은 단순한 행정 책임자를 넘어 갈등 조정자이자 미래 설계자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통합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지, 새로운 성장 모델로 자리 잡을지는 이제 민 후보의 선택과 실행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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