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앞 사람이 가길래...” 외국인의 한마디가 남긴 질문

장아름 2026. 4. 15. 09:5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 어르신이 횡단 보도가 없는 길을 가로질러 건너온다. 그 뒤로 한명, 두명 연이어 여성 3명이 건너온다. 그들에게 말했다. "무단횡단 하셨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가장 먼저 건너온 어르신은 연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런데 뒤따르던 여성 3명은 눈만 껌뻑껌뻑이며 나를 쳐다본다. 신분증을 달라는 요청에 갑자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시작한다. 외국인이였다. 바로 휴대전화기의 번역 앱을 통해 들어보니 "앞에 사람이 가길래 되는 줄 알았다"는 뜻이었다.

영어와 손짓으로 상황을 설명해가며 계도했지만, 그들이 느꼈을 당혹감은 쉽게 가시지 않는 듯했다. 그 때의 내 당혹감도 마찬가지였다.

우리에게 간혹 생기는 일상이지만, 외국인의 시선에서는 전혀 다른 경험일 수 있다. 교통 신호와 같은 기초질서는 우리의 약속이며 특히 낯선 환경의 외국인들에게는 주변 사람들의 행동이 곧 기준이 된다. 결국 일부의 무단횡단이 또 다른 무단횡단을 낳고 이는 우리 사회의 질서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이 된다.

무단횡단은 단순 편의의 문제가 아니다. 보행자 본인 뿐 만 아니라, 운전자의 예측도 어렵게 만들어 사고를 유발하여 타인의 안전도 위협한다. 요즘은 어떻게 알았는지 동네 한적한 곳곳에 여행자들이 방문하여 온다. 초행 운전자들의 유입과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위험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의 외국인처럼, 누군가는 우리의 행동을 보고 우리 사회 기초질서의 기준을 배우고, 우리 사회를 판단하게된다. 내가 지키지 않는 질서를 남에게 요구할 수 없다.

기초질서는 거창한 것이 아니고, 나와 타인을 지키고자 약속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성숙한 시민의식은 단속이 아닌 자발적인 실천에서 완성된다. 우리 모두가 일상의 작은 약속을 지켜나갈 때, 우리 사회의 안전과 신뢰는 높아져 갈 것이다. / 서귀포경찰서 효돈파출소 경위 장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