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방산사업 인수전]⑨ LIG, 차입한도 8000억 ↑…조 단위 투자 '준비'

박민규 기자 2026. 4. 15. 09:2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천궁-Ⅱ' 발사 준비 모습. (제공=합참)
풍산 방산사업부의 몸값은 책정 기준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1조5000억원으로 회자된다. LIG D&A가 인수에 도전한다면, 현금 여력이 빠듯한 만큼 차입을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회사채 발행 한도를 총 2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대폭 증액하면서 대대적인 차입 확대를 예고했다.
사채 발행 한도 2000억→1조

LIG D&A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전년 말(5469억원)의 77.1%(4218억원)나 축소돼 1252억원에 불과하다. 유동성금융자산(755억원)을 합해도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2000억원 정도다.

이런 와중 최근 주주총회에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각각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리는 정관 일부 변경안을 통과시킨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회사의 성장에 발 맞춘 사채 발행규모 확대라는 설명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투자실탄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인수합병(M&A) 등 대형 투자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정관변경으로 LIG D&A는 CB와 BW 등 사채 발행한도가 8000억원 증가한 1조원까지 늘어났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2건의 투자를 충당하고도 크게 남는 수준이다. 총 1126억원 규모의 김천 2공장 투자는 올해 9월까지 잔여 786억원을 집행해야 한다. 구미 생산시설 투자는 작년 말 기준 4187억원을 추가 투입해야 하지만, 기한이 오는 2029년 6월까지로 3년 이상 남았다. 단순 계산해서 연간 1400억원 가량 들어간다.
현금 창출력·동원력 모두 갖췄다  

전세계적인 방산시장 호조 덕분에 LIG D&A는 실적 확대를 토대로 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또한 한번 투자를 결정하면 수천억 원을 단시간 내 집행하는 현금 동원력을 보여 주기도 했다. 시장에서 대규모 M&A를 소화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플레이어 중 하나로 꼽는 이유다.

2024년 4월 3000억원 규모 세종연구소 부지 매입은 이사회 의결이 이뤄진 지 23일 만에 잔금 지금까지 마쳤다. 1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 3000억을 마련, 지출한 것이다. LIG D&A의 자금 동원력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보여 주는 일례다. 통상 계약 후 잔금을 치르기까지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2024년에는 투자 규모가 비슷한 M&A도 소화했다. 자회사 LNGR LLC를 거쳐 미국 로봇 제조사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인수한 건이다. 2023년 12월 결정한 지 8개월 만인 2024년 7월 지분 인수를 마무리했다. 총 3328억원 규모 딜(Deal)로, 이 중 LIG넥스원은 1983억원을 출자했다. 나머지는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의 교환사채(EB) 인수(1331억원), 박정연 등 개인 투자자들의 지분 출자 금액(14억원)으로 조달했다. LIG D&A가 시차를 두고 고스트로보틱스 전환사채(CB) 인수에 쓴 175억원까지 더하면 해당 딜에 들인 돈은 총 2162억원에 달한다.

한 해 동안 무려 5000억원 이상을 쓴 것이다. 이 때문에 작년 초 현금및현금성자산이 125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9%로 큰 폭 줄어들었지만, LIG D&A는 이미 영업활동으로 창출할 수 있는 현금흐름만으로 수천 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상태다. 2년이 지난 현재 현금 창출력은 더욱 좋아졌다.

최근 3년간(2023~2025년)의 실적을 살피면 매출은 2조3086억원에서 3조2763억원, 4조3069억원으로 매해 1조원 정도 증가하며 앞자리가 바뀌고 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1864억원, 2234억원, 3184억원으로 늘어났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3년 4673억원, 2024년 9519억원, 2025년 마이너스(-) 5843억원이다. 다만 작년 음수로 전환한 것은 영업활동에 따른 자산 부채의 변동이 -1조1054억원으로 산출됐기 때문이다. 2023년 2134억원, 2024년 6054억원과 비교하면 변동폭이 제법 크다. 

이는 현금 창출력이 떨어진 게 아니라 방산업 활황으로 생산능력(CAPA)을 증가시키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유동재고자산과 유동계약자산, 매출채권만 2년간 총 1조2601억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아직 회수하지 않거나 못한 외상값을 의미하는 유동계약자산(2023년 말 4093억원→2025년 말 1조707억원)과 매출채권(2023년 말 2761억원→2025년 말 5106억원)이 실제 급증했다. '천궁-Ⅱ' 수출이 견인한 수십 조원 규모의 수주고를 소화하기 위해 생산을 늘리면서 유동재고자산(2023년 말 2289억원→2025년 말 5931억원)도 늘어났다.

장기 밑천이 되는 유형자산 등 안전 자산이 하방을 지탱하는 만큼, 차입 확대를 타진할 만한 상황이기도 하다. 2023년 말 8937억원이었던 유형자산은 성남 세종연구소 부지 매입 등으로 2024년 말 1조3714억원, 2025년 말 1조5329억원으로 늘며 같은 기간 비유동자산 증가(1조2799억원→2조2973억원→2025년 말 2조4426억원)를 이끌었다.

유형자산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4%→22.1%→19%로 하락했지만, 이는 회사의 활발한 영업활동으로 주로 유동계약자산과 유동재고자산이 크게 늘어 자산총계가 급증(2023년 말 3조8158억원→2024년 말 6조1919억원→2025년 말 8조648억원)했기 때문이다.

LIG D&A로선 기본적인 영업활동 현금 창출 능력이 받쳐주는 가운데, 회사채 발행 한도를 늘려 기존 대비 8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조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M&A나 신사업에 대한 조 단위 투자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 것으로 해석된다. 범LG가인 만큼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지니고 있지만, 적당한 매물이 있다면 언제든 인수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춰놓은 것이다. 다만 인수 대상이 풍산이 될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될진 미지수다.
재무 안정성, 높은 신용도로 충격 완화 

LIG D&A 경우 차입을 늘린다 해도 부담이 크게 가중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재무건전성이 양호하고 우호적 조달 환경으로 충격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채는 작년 말 기준 6조5887억원, 부채비율은 446.4%에 달한다. 하지만 방산은 장기·대규모 수주에 기반한 특성상 수주고를 계약부채로 인식하기 때문에 부채비율보단 차입금 의존도를 따지는 게 타당하다.

외부에서 빌린 자금을 통틀어 총차입금은 8588억원으로, 부채총계의 13%에 그친다. 이 가운데 현금및현금성자산을 차감한 '실질적 부채' 순차입금은 7336억원이다. 차입금의존도는 11.7%로 우수한 수준이다. 한화에어로 23.8%와 KAI 21.1% 등 피어그룹과 비교하면 더욱 양호하다. 통상 30% 이하를 안정적이라고 본다.

상환 능력도 양호하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순차입금은 이자·세금·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의 1.8배였다.

여기에 LIG D&A의 기업 신용등급은 'AA/안정적', 기업어음(CP) 등급은 'A1'으로 최상위 수준이다. 연 이자비용은 100억 초반대에 그치고 있다.

Copyright © 넘버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