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둘러싼 보편적 질서 마주하기"…이강욱 '가장 고요하게 빛나는'전

김정한 기자 2026. 4.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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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토갤러리는 15일부터 5월 9일까지 한국 신추상주의 회화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이강욱 작가의 개인전 '가장 고요하게 빛나는 / 글리밍 인 시레니티(Gleaming in Serenity)'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이강욱의 30년 화업을 관통하는 '역설적 공간'의 변주를 조명하는 자리다.

즉 눈에 보이는 표면 너머에서 전해지는 본질적인 여운이나 흔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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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토갤러리 15일~5월 9일
이강욱 '가장 고요하게 빛나는'전 포스터 (페이토갤러리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페이토갤러리는 15일부터 5월 9일까지 한국 신추상주의 회화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이강욱 작가의 개인전 '가장 고요하게 빛나는 / 글리밍 인 시레니티(Gleaming in Serenity)'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이강욱의 30년 화업을 관통하는 '역설적 공간'의 변주를 조명하는 자리다.

전시는 작가의 예술적 근원이 담긴 초기작 '인비저블 스페이스-라인'('Invisible Space-Line) 시리즈부터 최신 사유가 집약된 '화이트 제스처'(White Gesture) 시리즈까지 전 생애를 아우르며 존재의 근원을 향한 집요한 탐구 과정을 보여준다.

초기작이 치밀한 선적 질서를 통해 미세한 존재들이 맺는 찬란한 관계망을 드러낸다면, 최근작 '화이트 제스처'는 화려한 색의 층위 위에 다시 겹겹이 흰색을 올리는 '수렴’'의 미학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는 형상을 덮음으로써 오히려 본질적인 울림인 '배음'(倍音)에 귀 기울이게 하며, 생동하는 리듬과 시간성을 경험하게 한다.

이강욱 '가장 고요하게 빛나는'전 전시 전경 (페이토갤러리 제공)

작가의 조형 언어는 시기별로 정교하게 진화해 왔다. 초기 선적 질서는 이른바 '쌀알' 모티프를 활용한 '인비저블 스페이스' 연작으로 이어지며 미시 세계에 대한 탐구로 확장된다. 생명의 근적 개체들이 상호 공명하는 잠재적 공간을 시각화한 것이다.

이후 '제스처' 시리즈에서는 작가의 신체적 행위를 전면에 드러내며 세포의 분열과 발아 같은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불어넣는다. 정교한 톤과 레이어의 중첩이 만들어내는 파동은 거대한 네트워크 구조를 형성하며 최신작의 깊은 심연으로 나아가는 미학적 연결고리가 된다.

이강욱의 작업에서 무수한 레이어를 쌓고 다시 지워내는 느린 수행의 흔적은 속도와 완결성을 강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 존재를 둘러싼 보편적 질서와 마주하게 한다. 관람객은 미시적 구조와 거시적 우주가 하나로 만나는 이 회화적 장 안에서 보이지 않는 세계가 건네는 위로와 평온을 마주할 수 있다.

acenes@news1.kr

<용어설명>

■ 배음(倍音)
배음은 소리의 기본 진동 외에 겹쳐진 조화로운 울림을 뜻하며 철학자 메를로 퐁티(Merleau-Ponty)는 수영장의 푸른색이 물 자체의 색인지 아니면 바닥에 칠해진 색이 물을 통과하여 만들어내는 ‘색의 공명이자 세계의 울림’인지 묻기 위해 이 개념을 사용했다. 즉 눈에 보이는 표면 너머에서 전해지는 본질적인 여운이나 흔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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