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람없이 로봇으로 용접·생산 '척척'…테슬라 상하이 공장

정성조 2026. 4. 1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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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기차·배터리 글로벌 생산기지…"한국서 모델YL 인기" 언급도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 (상하이=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14일 오후 상하이 푸둥신구에 있는 테슬라 공장의 모습. 2026.4.15 xing@yna.co.kr

(상하이=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지금 보시는 이 작업장에는 500여대의 로봇이 있습니다. 1∼2초면 매우 우수한 용접을 할 수 있습니다. 한 단계가 끝나면 로봇끼리 다음 단계로 넘깁니다."

14일 오후 중국 상하이 남서부 해안 테슬라 기가팩토리.

테슬라 로고가 새겨진 야구모자 모양의 짙은 감색 안전모를 쓰고 '10BIW1'이라 쓰인 문을 통과하자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거대한 붉은색·노란색 로봇팔 수백개가 양쪽으로 도열한 채 쉴 새 없이 움직였고, 곳곳에서 용접 불꽃이 튀어 올랐다.

집게발처럼 생긴 로봇팔들은 조립 중인 부품을 들어 올렸고, 여러 가닥 거대한 손가락 모양의 로봇팔들은 부품을 이어 붙이거나 위치를 조정하는 등 세밀한 동작을 해냈다.

이곳은 테슬라의 중형 전기차 '모델3' 프레임이 만들어지는 'BIW(Body In White)' 작업장이다. 성형·용접·도장·조립의 4대 공정 중 두 번째 단계가 여기서 이뤄진다.

모델3 차체는 강철과 알루미늄이 혼합된 구조다. 이 작업장에선 300여개의 부품을 가지고 모두 아홉 가지 공정을 거쳐 고강도 프레임을 만든다.

이 작업장의 '인간' 작업자는 180여명이었다. 로봇 수의 3분의 1 정도였고, 그나마도 차체 제작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로봇의 작업을 '보조'하는 역할에 가까웠다.

용접은 물론 부품 운반이나 강철과 알루미늄판을 리벳으로 고정하는 것까지 기본적으로 모두 로봇의 일이었다. 완성된 프레임은 로봇 4대가 각자의 방향에서 동시에 검수해 '합격' 판정을 내려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테슬라 관계자는 "로봇팔 하나가 평균 52초에 용접을 마치고 다음 로봇팔과 통신해 부품을 넘기는데, 이런 식으로 로봇끼리 이어받으며 차체를 완성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로봇 릴레이가 6시간 이어지면 프레임 하나가 완성된다고 한다.

중국 상하이에서 생산 중인 테슬라 모델YL (상하이=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15일 오후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신형 모델YL이 최종 조립 단계를 거치고 있다. 2026.4.15 xing@yna.co.kr

테슬라는 2013년 중국에 진출했다.

테슬라의 첫 해외 공장인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2019년 1월 착공해 그해 12월 첫 '중국 생산' 모델3를 소비자에 인도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테슬라가 1년 안에 공장 건설부터 자동차 생산까지 모두 해낼 수 있음을 입증해낸 사례가 됐고, 중국 중앙정부와 상하이 당국은 외국 자동차 기업으로는 유례없는 독자(獨資) 경영 권한을 부여하며 지원했다.

지난해 기준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연간 85만1천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테슬라 세계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현재는 모델3·모델Y·모델YL(6인승)을 유럽과 아시아 등에 수출하는 전진 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선 대용량 배터리장치인 '메가팩' 작업장도 둘러볼 수 있었다.

소음과 불꽃이 있던 자동차 현장에 비해 크게 조용했지만, 이곳에서도 레일을 따라 로봇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앞선 단계에서 제작된 배터리 부품들이 최종 조립되면 맨 위에 '지구에서 인간들이 생산함'(Made on Earth by humans)이라는 표식이 각인되고, 완성품은 캐비닛처럼 쌓여 세트를 구성한다.

다시 버스로 이동해 도착한 'GA(General Assembly)' 작업장에선 막 완성된 모델YL이 나란히 줄지어 나오고 있었다.

컴퓨터 장치와 로봇의 점검을 받은 뒤 차단기가 올라가면 인간 작업자들이 하나씩 신차를 운전해 최종 단계로 몰고 갔다. 운전석 위치가 왼쪽인 차와 오른쪽인 차가 모두 있어 수출용 차임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 책임자인 왕하오 테슬라 부사장(테슬라 중국 지역 대표)은 "지나간 3월, 우리 상하이 공장은 3만대 가까이 프랑스·이탈리아·독일·스위스 등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각국에 판매했다"며 "새로운 모델YL은 중국 본토에서 매우 큰 성공을 거뒀고, 얼마 전 한국에 출시했을 때는 매장 앞에 줄을 서서 구매 예약을 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테슬라에 중국 시장은 기회이자 고민거리다. 테슬라가 주력하는 전기차와 인공지능(AI), 에너지, 로봇 등은 모두 중국이 국가적으로 전략 육성하면서 세계 시장에 '물량 공세'에 나선 분야기도 하다.

특히 전기차는 수십 개의 중국 브랜드가 자국 시장을 놓고 저가 출혈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중국 당국이 그간 여러 차례 칼을 빼 들었지만 출혈 경쟁은 번번이 재발했고, 테슬라까지 가격 인하 레이스에 뛰어든 적도 있었다.

왕하오 테슬라 부사장 (상하이=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15일 오후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왕하오 테슬라 부사장(테슬라 중국 지역 대표)이 생산 상황과 전망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26.4.15 xing@yna.co.kr

왕하오 부사장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격렬한 전기차 시장이다. 우리는 사실 질서 있는 양성 경쟁을 매우 환영한다. 그런 경쟁은 기술 진보의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라며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경쟁은 제품과 기술 그 자체, 그리고 장기적 가치에 대한 경쟁으로 귀결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가 글로벌 생산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중국 현지 업체들의 공급망 참여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현재 상하이 공장에는 400개 이상의 중국 공급업체가 있고, 이 가운데 60곳 정도는 테슬라의 글로벌 공급망 시스템에 편입된 상황이라고 한다.

왕 부사장은 "주목할 만한 점은 2019년 처음 생산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중국 공급업체들은 규모가 작았고, 지금 같은 성숙한 생산·공급망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공급망 협력 파트너들이 기술을 개선하고 품질과 생산능력을 늘리도록 도왔다. 상하이 공장이 뿌리를 내리면서 중국의 공급망 발전과 더 큰 발전 기회를 뒷받침해줬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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