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앞둔 어미 고양이, 집에서 어떻게 돌봐주죠?" 출산 직전부터 출산 후까지, 집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안녕하세요. '24시 센트럴 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자 '24시간 고양이 육아대백과'의 저자 김효진 수의사입니다. 귀농하셔서 홀로 지내시는 생활 속에서 길 위의 작은 생명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어주신 사연을 읽으며 마음이 참 훈훈해졌습니다. 낯선 곳에서 경계심이 많았을 고양이가 매일같이 집을 찾아오고, 이제는 출산이라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위해 마당 구석구석을 탐색하며 도움을 청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묘연(猫緣)이라는 말이 있듯, 이 고양이는 질문자님의 따뜻한 진심을 알아보고 안전한 보금자리를 선택한 것 같습니다. 고양이와 사연자님을 위해 오늘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 고양이와 곧 태어날 아기 고양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조언들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출산 전
예비 엄마 고양이를 위한 준비 사항
고양이가 평소보다 몸이 둔해지고 배가 볼록하게 나오며, 젖이 불어난 상태에서 마당을 탐색하고 있다면 출산이 임박했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첫 번째로 출산 전 예비 엄마 고양이를 위한 준비 사항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식단을 고열량으로 교체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임신 및 출산 후 수유를 하는 엄마 고양이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임신 초기부터 굳이 고열량 사료를 급여할 필요는 없지만, 지금부터는 자묘용 혹은 아기 고양이와 엄마를 위해 고안된 사료를 급여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묘용 사료는 열량이 높고 칼슘, 인, 단백질이 풍부하여 태아의 성장을 돕고, 출산 후 어미의 젖분비를 원활하게 합니다.

다음으로는 안전하고 아늑한 '산실'을 준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고양이는 어둡고, 조용하며, 구석진 곳을 출산 장소로 선호합니다. 고양이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꺼려 한다면 마당 구석 중 비바람이 치지 않고 사람의 왕래가 적은 곳에 커다란 상자를 놓아주세요. 상자 바닥에는 깨끗하고 부드러운 담요나 수건, 혹은 신문지를 두껍게 깔아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고양이는 경계심이 높기 때문에 사람이 제공한 산실을 초기에는 경계할 수 있기 때문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1,2주 정도 경과를 지켜봐야 할 수 있습니다. 어미 고양이가 그 장소를 자신의 안전한 요새라고 느낄 수 있도록 너무 자주 들여다보거나, 만지는 것은 자제하는 편이 좋습니다. 또한 고양이 입장에서 더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장소에 산실을 마련할 가능성도 높은데, 이 경우에는 그 위치에 담요를 깔아주거나 주변을 살짝 가려주는 것이 적당합니다.

출산 당일
출산 중인 고양이를 한걸음 떨어져 지켜봐 주세요.
출산일이 되면 고양이는 산실에 있지만 안절부절못하거나, 출산 전 12-24시간 전부터는 밥을 잘 먹지 않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출산이 임박해지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생식기 부위를 자주 핥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고양이는 출산 당일 평소에 비해 체온이 1 ° C 정도 내려가기 때문에 평소에 비해 고양이가 좀 더 차갑게 느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길고양이라면 너무 무리해서 체온을 재는 것은 추천되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스스로 출산하는 능력이 탁월한 편이기 때문에 고양이가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멀리서 조용히 지켜봐 주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사연자님께서 너무 가까이서 지켜보시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출혈이 너무 심한 경우, 혹은 새끼가 반쯤 나오다 걸려있는 상태가 10분 이상 지속된다면 즉시 인근 동물 병원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눈에 보일 정도로 복근에 힘을 주고 있는 상태가 1시간 이상 지속되나 출산을 하지 못하는 경우, 새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녹색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 새끼 사이의 간격이 2시간을 초과하거나 엄마 고양이가 허탈 상태(축 늘어지거나, 입을 벌리고 심한 개구 호흡을 하는 경우)인 경우에도 병원을 찾는 것이 권장됩니다.

출산 직후
적절한 개입으로 새끼 고양이를 보살펴요.
출산을 무사히 완료한 경우 보통 어미가 직접 태막(주머니)을 찢고 새끼를 핥아 숨을 쉬게 하며 탯줄을 끊습니다. 이 과정을 스스로 하는 과정에서 새끼와 엄마 고양이 간에 유대감 형성이 유발됩니다. 다만 너무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에는 아기 고양이가 질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보호자가 직접 아기 고양이를 꺼내 줄 수 있습니다. 세탁한 수건 혹은 거즈 등으로 코와 입 주변의 점액을 닦아내서 아기가 첫 숨을 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아기 고양이가 소리를 내거나 숨을 쉴 때까지 수건으로 구석구석 아기를 닦아주는 것은 어미가 핥아주는 것과 비슷한 자극을 주어 폐호흡을 촉진합니다.
이때 태반은 탯줄에 매달린 상태인데요, 아기의 호흡이 돌아왔다면 배꼽에서 1-2cm 지점을 소독된 실로 단단히 묶고, 묶은 부위에서 태반 쪽으로 대략 0.5-1.0cm 이동한 지점을 소독한 가위로 잘라줍니다. 자른 단면은 포비돈 소독액으로 가볍게 소독해 주셔도 좋습니다. 길게 남은 탯줄은 며칠 뒤면 자연스럽게 말라서 떨어지기 때문에 그대로 두시면 됩니다.

처치 후에는 엄마 고양이가 아기 고양이에게 적절한 유대를 가질 수 있도록 엄마 품으로 넣어주고, 젖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또 이런 비상사태를 대비해서 소독된 가위, 실, 거즈 및 포비돈 소독약을 준비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분리된 태막은 대개 엄마 고양이가 먹어 치우는데요, 이는 야생에서 흔적을 지우고 영양을 보충하기 위한 본능입니다. 한두 개 정도 먹는 것은 괜찮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나중에 설사를 할 수 있으니 서너 개 이후에는 조용히 치워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육아 시작
이제부터 집사는 새끼 고양이들의 보모
새끼들이 태어난 후 약 2~3주 동안은 어미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사연자님은 이 기간 동안 어미가 육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조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양 보충입니다. 수유는 출산보다도 엄마의 체력을 급격히 소모시킵니다. 심지어 그간 체내에 비축해 두었던 비축분들도 출산과 초기 수유 기간 동안 대부분 소모되기 때문에, 어미가 영양적 문제를 보이는 경우는 대략 출산 후 3-4주 이후가 됩니다. 따라서 새끼 고양이들이 젖을 떼는 시점 혹은 6-8주까지는 고열량식을 급여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사료는 칼슘, 인, 단백질 등이 풍부한 자묘용 사료를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갓 태어난 새끼들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지 못합니다. 산실의 온도가 너무 낮지 않게 유지해 주시고, 어미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새끼들이 너무 차가워지지 않는지 확인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새끼들이 귀엽다고 해서 너무 일찍, 자주 만지면 어미 고양이가 위협을 느끼고 새끼를 물어 옮기거나 육아를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눈을 뜨고 스스로 걷기 시작할 때까지는 꼭 필요한 개입만을 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입양, 중성화 계획
입양은 사회화 후, 중성화는 늦지 않게!
엄마와 아기 고양이들을 가족으로 맞이하시겠다는 계획은 정말 현명하고 따뜻한 결정인데요,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입양과 중성화 계획을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사회화 시기를 잘 활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새끼 고양이들이 생후 2주에서 9주 사이가 되면 사람과의 교감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이때 적절히 사람의 손길을 접하게 해주면 입양 간 가정에서도 사랑받는 반려묘로 잘 적응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사회화와 새끼들이 어미의 젖을 떼고 사료를 스스로 먹을 수 있는 생후 2개월 이후에 입양을 보내는 것이 정서적, 신체적으로 가장 건강합니다.
엄마 고양이 중성화 시점은 수유가 끝나고 새끼들이 독립할 즈음(보통 출산 후 대략 2개월 뒤)으로 잡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고양이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빨리, 심지어는 육아 중에도 임신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마당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라면 너무 늦지 않게 중성화를 하는 것이 반복되는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고, 질문자님과 오래도록 건강하게 지내는 것에 도움이 됩니다.
혼자 계신 공간에 찾아온 이 작은 생명이 질문자님께 큰 기쁨과 위안이 되길 바랍니다. 고양이가 무사히 순산하고, 예쁜 아기 고양이들이 좋은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저도 멀리서 응원하겠습니다. 준비하시면서 또 궁금한 점이 생기면 언제든 편하게 물어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김효진 24시 센트럴 동물메디컬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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