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우주 발사장 고흥, ‘한국판 아르테미스’ 쏠 수 있을까
2032년 달 착륙…핵심 거점 나로우주센터
지리적 한계 극복·산업 생태계 조성이 관건

지난 11일 미국 유인 달 궤도선 '아르테미스 2호'가 지구로 무사 귀환하면서 글로벌 심우주 탐사 경쟁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유일 우주 발사기지를 보유한 전남 고흥에서 '한국판 아르테미스'를 쏘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전남도·우주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32년 무인 달 착륙, 2045년 화성 탐사를 목표로 우주개발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흥 나로우주센터가 한국형 달 탐사의 출발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누리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고흥은 단순한 국가 발사장을 넘어 우주산업 거점으로의 전환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고흥을 우주발사체산업 클러스터 특화지구로 지정하고 민간 참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7년까지 민간 기업 전용 발사장과 고체 발사체 지원시설을 구축하고, 2032년 달 착륙선 탑재를 목표로 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도 병행할 계획이다.
다만 발사장만으로 달 탐사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고흥은 국내 유일 발사기지라는 상징성과 함께 구조적인 한계도 안고 있다.
대표적으로 발사 방향 문제가 꼽힌다. 우주발사체는 지구 자전 방향인 동쪽으로 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만, 나로우주센터에서 동쪽으로 발사할 경우 낙하물 등이 일본 영토·영공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어 사실상 어렵다. 이에 발사 방향이 남쪽으로 제한되고, 우회 비행에 따른 연료 소모 증가로 탑재체 중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복 발사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우주개발은 한 번의 성공보다 안정적인 반복 발사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고흥 역시 발사장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반복 발사와 시험·인증 기능을 갖춘 거점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 기반 확대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발사체 산업은 △부품 제조와 조립 △시험평가 △인증 △물류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여서 민간 발사장 조성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발사 성공의 상징성에 비해 지역 체감 효과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공영민 고흥군수는 지난달 고흥문화회관에서 열린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결의대회 및 정책포럼'에서 "현재 국가 우주산업 구조에서 고흥은 발사 장소 역할에 머물러 있다"며 "발사 현장에 산업 육성 기능까지 결합해야 기업이 모이고 자생적인 우주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다. 연구와 생산, 정주 기능이 결합된 우주항공복합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민간 중심의 산업 기반 구축 필요성도 강조된다. 정훈 이노스페이스 전무는 "국가산단 조성과 같은 하드웨어 구축과 함께 민간 기업들이 실제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제2우주센터 구축 등 추가 인프라를 통해 고흥 우주산업 기반을 완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성임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기업 수요에 맞는 우주 인재 양성과 산학연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대기업과 지역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하는 협력 모델 구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제시한 2032년 달 착륙 목표는 장기적인 예산과 정책 일관성이 필요한 국가 프로젝트다. 고흥이 출발점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 거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발사 인프라와 산업 생태계, 정주 기반을 얼마나 갖추느냐가 관건이다.
